샌드박스 게임 수요 여전히 높아
크래프톤 ‘미글루’, 엔씨 ‘미니버스’ 개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월드’ 개선 작업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메타버스 열기가 한풀 꺾였으나 국내 게임사들은 개발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마인크래프트’, ‘동물의 숲’, ‘포트나이트’ 등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어온 샌드박스 게임을 통해 실제로는 메타버스 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미글루(Migaloo)’ 개발 인력 채용을 늘리며 개발에 한창이다. 미글루는 웹3.0 기반 메타버스 프로젝트로, 이용자들은 그 안에서 다양한 저작물을 창작하고 NFT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를 판매·구입할 수 있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국내 대표 메타버스 ‘제페토’ 개발사 네이버제트와 공동 제작하고 있다.
현재 미글루 개발은 크래프톤 내부에서 진행 중이나 연내 합작회사로 독립해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합작회사에서 크래프톤은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해 크리에이터의 창작을 위한 샌드박스 툴(도구)과 블록체인 시스템 등 개발을 담당한다. 네이버제트는 서비스 기획과 파트너십 확보 등을 맡는다. 합작회사는 연내 북미에 설립되며, 사명은 설립 시점에 공개된다.
엔씨소프트는 ‘미니버스’를 개발 중이다. 미니버스는 이용자 창작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3D 공간과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으며 다양한 온라인 모임도 즐길 수 있다. 메타버스 직무설명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꾸준한 샌드박스 게임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샌드박스 장르는 모래상자 안에서 아이들이 특정 목적 없이 자유롭게 노는 것처럼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게임이다. 이용자가 공간이나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나의 게임 안에서 다른 이용자들이 만든 다양한 게임들을 즐길 수 있어 인기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자유도가 높아 샌드박스 게임의 대표격인 ‘마인크래프트’는 출시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인기가 높고, 슈팅 게임인 ‘포트나이트’에서는 올초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요소를 도입했는데, 5억명 이상 이용자들이 전체 플레이 시간의 40% 이상을 콘텐츠 제작에 사용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국내 게임사 데브시스터즈가 최근 출시한 ‘브릭시티’는 아시아와 북미 시장에서 인기 순위 최상위권에 오르며 샌드박스 게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여전히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국내 샌드박스 게임이 글로벌 진출한 사례가 아직 많지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샌드박스 게임은 서구권 시장에서 주류인 만큼 글로벌 출시를 했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 중 유일하게 샌드박스 게임에 도전한 넥슨은 국내에서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지만, 인사 개편으로 심기일전해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글로벌 버전을 내년 하반기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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