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전경. 이곳에서 오염수는 태평양 바다로 하루 최대 500톤(t)을 배출된다. / 사진=뉴스1 |
국내 연구진이 바닷물 속 방사성 물질을 ‘초고속 측정’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3주에서 1~2일 만에 방사능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속 스트론튬(Sr)을 ALPS(알프스·다핵종제거설비)로 제거했다는 주장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 주목된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김현철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최근 자체 개발한 ‘스트론튬-90’ 분석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 한국수력원자력 한빛본부, 경북대 등에 이전돼 내달부터 국내 해역 방사능 측정에 활용될 예정이다.
바닷물에는 스트론튬-90 외에도 칼슘, 마그네슘 등 화학적 거동이 유사한 물질이 많다. 그중에서도 극미량인 스트론튬-90만을 정밀 분리·측정기술은 구현이 쉽지 않다. 유해한 화학약품을 쓰거나 고숙련 분석자에 의존하기 때문에 분석까지 최소 3주 이상 소요되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연구팀은 이트륨(Y)-90을 측정하는 간접확인법을 고안했다. 스트론튬-90은 시간이 지나면 이트륨-90으로 변하는데, 14일이 지나면 방사능 수치가 같아진다. 이 특성을 착안해 이트륨-90을 흡착하는 합성수지와 자동핵종분리장치(KXT-H)로 스트론튬-90 방사능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 분석기술을 활용하면 이트륨-90 분석 소요시간은 3주에서 1~2일로 줄어든다. 기존 대비 시료 처리능력을 2배 향상시켰고, 전처리 소요시간도 6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했다. 바닷물 시료량이 증가할수록 정밀 측정할 수 있어 기존 분석법보다 신속·정확·정밀도가 향상됐다.
김현철 박사는 “해수에서 스트론튬-90 분리는 까다롭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그 자손 핵종(daughter nuclide)인 이트륨-90을 신속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며 “국가적으로 해양 방사능 감시 강화에 따른 분석물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과 분석장비가 국내 방사능 분석역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팀은 관련 기술을 국내 기업 위드텍에 이전했고, 회사는 이를 ‘SALT-100’이라는 장비로 상용화했다. 연구팀은 이 장비를 해양 방사능 측정이 필요한 국가에 수출하는 방안을 산업체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스트론튬-90 신속분석법 기술 개요.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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