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임기를 2일 남기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을 해임했다. 해임된 남영진 전 KBS 이사장 자리로는 황근 선문대 교수를 추천했다.
방통위는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 회의를 열어 권 이사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해임 사유에 대해 “권 이사장은 과도한 MBC 임원 성과급 인상과 MBC 및 관계사의 경영 손실을 방치하는 등 MBC와 관계사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MBC의 부당노동행위를 방치했고, MBC 사장에 대한 부실한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해태했다”고 했다.
방통위는 남영진 이사장 해임으로 공석이 된 KBS 보궐이사에는 황근 선문대 교수를 추천했다. 황 교수는 한국방송학회 방송법제연구회장, 한국언론학회 정치커뮤니케이션 연구회장,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09~2012년에도 KBS 이사를 지냈다.
권 이사장 해임과 황 교수 추천으로 KBS와 MBC 경영·인사 결정권을 쥐는 KBS 이사회와 방문진 이사회 구도에도 변화가 따를 전망이다.
KBS 이사회 총원은 11명으로, 야권 추천 인사인 남 전 이사장 후임에 여권 인사인 황 교수가 추천돼 대통령 재가 시 여야 6대 5로 정치적 구도가 뒤집힌다.
방문진 총원은 9명으로, 야권 추천 인사인 권 이사장 해임에 이어 김기중 이사도 해임될 경우 이들의 자리를 여권 인사가 채우면 여 5대 야 4 구도로 바뀐다.
한편 이날 회의는 5기 방통위 사실상 마지막 회의다. 김 직무대행,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의 임기는 오는 23일까지다.
이날 회의에는 여권 추천 위원인 김 직무대행과 이상인 방통위 상임위원만 참석하고, 야권 추천인 김현 위원은 불참했다.
김 위원은 전체회의 전 기자회견을 열고 “방문진 이사장 해임은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행정절차법, 국가공무원법, 감사원 규정 위반이다”며 “법과 원칙, 절차를 무시한 공영방송 이사 해임은 무효”라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사실상 5기 방통위 마지막 회의인데 (김현 위원 불참이) 매우 유감”이라며 “절차에 따라 의사를 표명하고 의결로 행사해야 하는 방통위가 마지막에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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