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4세대 쏘렌토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기아는 17일 서울 광진구 소재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서 진행한 언론공개행사를 통해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한 쏘렌토는 지난 2020년 출시된 4세대 쏘렌토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4세대 쏘렌토는 국내 시장에서 매년 6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3년 연속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1위를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3만6000대 이상 팔리면서 꾸준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싼타페를 압도하는 판매량을 거두면서 가장 성공적인 쏘렌토로 평가받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각진 디자인으로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신형 싼타페를 최근 선보였고 쏘렌토 역시 이번에 부분변경을 통해 시장 대응에 나선다.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줄곧 최강자 자리를 유지했던 싼타페가 4세대 쏘렌토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비슷한 시기에 각자 새 모델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자웅을 겨루는 모습이다. 디펜딩 챔피언인 쏘렌토는 비록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최신 디자인과 사양을 적용해 상품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연간 판매목표를 통해 자신감도 내비췄다. 신형 싼타페 신차효과가 예상되고 경기침체로 신차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도 판매목표를 작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외관은 브랜드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을 기반으로 세부 디자인을 다듬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는 세부적으로 5가지 방향성으로 구성됐는데 이중 이번 쏘렌토에 적용된 테마는 ‘볼드 포 네이처(Bold for Nature)’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대담함’을 강조한다.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인 EV9과 동일한 디자인 개념이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변경됐고 EV9처럼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 주간주행등이 더해졌다. 얇고 가는 LED가 전면 상단에 배치된 디자인이다. EV9 콘셉트를 시작으로 셀토스 부분변경 모델, EV9, 모닝 2번째 부분분경 모델 등과 패밀리룩을 이루는 요소다.
기아 측은 내연기관 모델과 전기차 디자인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한다. 현행 내연기관 모델을 통해서도 전기차 디자인 특징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킨다는 의도다. 전체적으로 디자인 변화는 전면부가 가장 두드러진다. 뾰족한 LED 주간주행등이 적용되면서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 대형 SUV 모델인 XT6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측면과 후면은 휠과 후면 스키드플레이트, 후면 디퓨저, 테일램프 등 세부 디자인을 변경했지만 체감 변화는 크지 않다. 기존 디자인 완성도가 우수했기 때문에 큰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모습이다.
실내도 전체적인 구성은 유지한 가운데 사양 보강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다만 새로운 디스플레이 구성과 공조기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조작부를 최신 사양으로 교체하면서 센터페시아 부분이 깔끔하게 정리됐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실내가 조금 더 넓어보인다. 화면 구성은 12.3인치 디스플레이 2개가 연결돼 커브드 와이드 스크린을 이룬다. 현대차와 기아 최신 모델에 적용되는 구성이다. 공조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조작부는 디지털 전환 방식으로 변경됐다. 한 화면에서 공조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 역시 기아 최신 모델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개선도 이뤄졌다. 기아는 쏘렌토에 기존에 없었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OTA)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전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연동시키는 작업 난이도가 높았다고 한다. OTA 기능을 활용해 차량 내 일부 기능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편리하게 최신 버전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아 커넥트스토어에서 쏘렌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5년간 무료로 지원한다고 한다. ccNC는 실물카드 없이 하이패스 이용이 가능한 e하이패스와 빌트인 캠2, 디지털 키2, 스트리밍 플러스 등을 포함한다. 스트리밍 플러스 기능을 통해서는 멜론과 지니 등 음원 서비스와 왓차, 웨이브 등 영상 스트리밍 콘텐츠를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다.
이밖에 최신 전방충돌방지보조, 고속도로주행보조, 10 에어백 시스템, 프로젝션 타입 후진 가이드 램프, 디지털 센터미러, 운전석 에르고모션시트, 1열 릴렉션 컴포트 시트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한다. 2.5 가솔린 터보와 2.2 디젤,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등 3종으로 구성됐다. 이전 모델을 기준으로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대기기간이 1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전히 인기가 많아 지금 계약해도 출고는 내년 또는 내후년에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리드 선태 비중은 85% 수준이라고 한다. 하이브리드 인기 현상은 신형 싼타페에도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 배터리는 이전과 동일하게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한 제품을 사용한다. 자체 개발한 배터리를 탑재한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다른 점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차세대 모델에는 자체 개발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반적인 사양 보강으로 차체 무게가 50kg가량 늘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 연비는 이전(리터당 15.3km)보다 개선한 리터당 15.7km를 구현했다고 한다. 열 관리와 변속기 효율 등을 개선해 연비를 높일 수 있었다고 기아 측은 설명했다. 다른 엔진 모델은 연비가 소폭 줄었다.
트림 구성은 기존 엔트리 트림인 트렌디를 삭제하고 프레스티지와 노블레스, 시그니처, 그래비티(디자인 특화 트림) 등 4종으로 선보였다. 트렌디 트림을 삭제한 이유는 소비자 선택 비중이 1% 수준으로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격은 트림별로 각각 200만 원가량 올랐다. 다만 기본 탑재되는 최신 사양이 추가됐기 때문으로 가격 상승폭을 최대한 억제했다고 기아 측은 설명했다.
파워트레인별 판매 시작가격은 2.5 가솔린 터보가 3506만~4193만 원, 2.2 디젤 3679만~4366만 원,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4WD 4161만~4831만 원, 하이브리드 2WD는 세제혜택 후 기준 3786만~4455만 원으로 책정됐다.
연간 판매목표는 이전과 비슷한 7만대 수준으로 잡았다. 3040대 비중이 60% 수준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어 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적극적인 판촉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사륜구동 모델 계약 비중은 약 20% 수준이라고 한다.
기아 관계자는 “국내 중형 SUV 시장 표준으로 자리매김한 쏘렌토가 보다 세련된 모습으로 상품성을 업그레이드했다”며 “중형 SUV가 나아가야 할 모습을 제시하면서 시장의 확실한 메인스트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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