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가 GM(제너럴모터스)의 인도 공장을 인수한 것은 현지 생산 능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3위 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는 최근 글로벌 주요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량이 급증한 곳으로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테슬라 등 전 세계 완성차 업체가 집결하고 있다. 현대차는 GM 공장 인수로 인도서 생산 능력을 약 140만대(기아 포함)까지 확대하고 동시에 전기차 현지 생산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현대차, GM 공장 인수로 인도 생산 능력 100만대…“현지 생산 필수”
16일 현대차그룹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인도 하리아나주(州) 구루그람(Gurugram) 현대차인도법인(HMI)에서 GM인도법인(GMI)과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인도 정부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연내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완료하고,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GM 공장 인수 배경에는 현지 생산 능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2020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지난해 55만대 이상을 판매한 현대차는 시장 점유율 14.5%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다. 현대차는 올해 현지 전략 차종 ‘엑스터’ 출시 등으로 지난달까지 34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30년 인도의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전기차 시장의 선제 대응을 위해서는 시장 수요에 부합하는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현지 생산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GM 공장 인수로 인도 생산 규모를 100만대 수준으로 키운다. 첸나이 공장은 올해 상반기 라인 개선으로 생산 능력을 기존 75만대에서 82만대로 확대했다. 이번에 인수하는 탈레가온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약 13만대 수준이다. 형제 브랜드 기아의 현지 공장까지 고려하면 현대차그룹의 인도 생산 능력은 140만대 수준이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탈레가온 공장 인수로 주력 제품군인 내연기관 모델의 생산 능력이 추가로 확보된다”면서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등도 인도 공략 본격화…전기차 대결 전운
현대차뿐 아니라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도 인도로 향한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인도 공장 설립 계획을 직접 브리핑했다. 테슬라는 인도에 연간 50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는 머스크와 모디 총리의 만남으로 인도에 차기 기가팩토리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기가팩토리는 테슬라 전기차 생산을 위한 시설로 미국 네바다를 시작으로 독일 브란덴부르크, 중국 상하이 등에 세워졌으며 최근 신규 후보지를 물색 중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도 인도 현지 공장에 790억엔(약 71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를 공동개발할 계획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인도로 모이는 까닭은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급부상해서다. 인도는 올해 4월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국가로 공식 인정됐다. 경제 규모도 2027년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시장은 이미 3위로 올라섰다.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를 판매하며 중국(2320만대), 미국(1420만대)에 이어 3위 시장으로 성장했다. 승용차 시장은 지난해 380만대에서 2030년 500만대 이상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 규모가 줄어든 것과 달리 인도 시장은 2017년보다 18.5% 증가하는 등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인도 정부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캠페인을 통해 전기차 보급과 자국 자동차 산업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3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 규모는 약 4만8000대로 전체의 1.2%에 불과하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커진 규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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