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 8월 초 여름휴가가 끝나면서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위해 다시 테이블에 앉는다. 부품 공급망 등 대내외 위기에 공감대로 8월 전후로 협상을 마무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정년 연장’ ‘성과급’ 등을 두고 노사 간 입장차가 크다. 노조가 교섭 불발로 파업을 강행할 경우 하반기 실적에 큰 악재가 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KG모빌리티를 제외한 현대차, 기아, GM 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차 등 완성차 4사가 여름휴가 이후 본격 교섭에 나선다.
현대차는 지난 8일 휴가 이후 처음 교섭을 재개했다.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했으나 이견을 줄이지 못했다. 노조는 정년 연장과 성과급 지급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요구안에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과 현실화 등을 담았다. 또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최장 64세)와 연동, 주거지원금 재원 증액, 직원 할인 차종 확대, 명절 귀향비 및 휴가비·유류비 인상, 식사 시간 10분 유급화 등도 요구했다.
기아 역시 현대차와 같이 정년 연장을 비롯해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과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차는 최근 4년간, 기아는 2년 연속으로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했다.
GM 한국사업장은 이달 중 올해 임단협 교섭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9년 만의 흑자 전환을 근거로 성과급 1800만원 지급,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등을 포함한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달 GM 한국사업장을 이끌 헥터 비자레알 사장의 부임으로 노사 간 기 싸움이 벌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근 내수 판매가 급감한 르노코리아차도 쉽지 않은 교섭이 예상된다. 지난달 18일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47.7%로 부결되며 다시 협상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액(10만원)이 너무 적고, 계약직 성과급 차별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노조 집행부가 쟁점을 두고 파업을 강행해서라도 쟁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올해는 파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노사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간다면 업계가 목표로 한 추석 전 타결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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