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배한님 기자 |
카카오가 3분기 중으로 카카오톡 첫번째 탭인 ‘친구탭’에 ‘로컬 서비스’를 도입한다. 톡채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을 동네별로 모아 이용자 주변의 가게 소식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 친구목록만 나열했던 첫번째 탭을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만들어 추가 광고·B2B(기업 간 거래) 수입을 창출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퍼스널 커뮤니케이션(지인 간 소통) △소셜 커뮤니케이션(관심사 기반의 소통)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3대 축으로 하는 종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네이버지도 + 당근마켓 기능 카톡에서 한 번에
톡채널에 추가된 예약·결제 기능. /사진=카카오 |
로컬 서비스는 네이버(NAVER (222,000원 ▼3,000 -1.33%))의 ‘네이버플레이스’와 당근마켓의 ‘동네생활’을 합친 형태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플레이스처럼 톡채널로 각 가게의 주문·예약·결제부터 상담·리뷰 기능을 제공하고, ‘동네생활’처럼 오픈카톡에서 만들어진 지역 커뮤니티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 최근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톡채널에 예약·결제 기능을 추가한 것도 로컬 서비스의 준비 과정으로 풀이된다. △톡채널 △카카오톡 예약하기 △카카오맵(리뷰 기능 포함) △오픈카톡을 ‘지역’을 중심으로 한 번에 연결하는 것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3일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첫번째 탭인)친구탭의 DAU(일간 활성 사용자)가 3000만이 넘는데 인명록은 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용자 지역을 세분화해 날씨 등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동네마트·단골가게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고 설명했다.
‘슬세권’도 중요한 관심사…비지인·관심사 기반 카톡 확장 일환
카카오가 ‘로컬’에 집중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이어지고 있는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나가 활동할 수 있을 만큼의 근거리)’, 즉 하이퍼로컬 중심의 소비 강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이동 반경이 제한되면서 떠오른 ‘슬세권’ 중심 소비 습관은 엔데믹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자영업자들의 로컬 마케팅 채널 ‘비즈프로필’ 가입 수는 지난해 말 대비 15% 증가한 70만개를 기록했다. 로컬 마케팅 채널 사용 횟수도 20% 늘어난 8억5000여건에 달했다. 해외에서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하이퍼로컬 시장은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하이퍼로컬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16% 증가한 2조5000억 달러(한화 약 3400억원)가 될 전망이다.
오픈카톡을 중심으로 관심사 기반의 비지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카카오 입장에서는 하이퍼로컬이라는 좋은 소재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카카오는 오픈채팅을 세번째 탭으로 전환하고 DAU를 1000만명 이상까지(지난 2분기 기준) 끌어올리며 관심사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B2B 매출 확대·광고 모델 다양화…새로운 매출원으로
로컬 서비스가 들어올 카카오톡 첫번째탭 ‘친구탭’. /사진=카카오 |
‘로컬 서비스’가 성공하면 소상공인을 파트너로 한 B2B 매출도 확대할 수 있다. 경기 둔화로 정체된 성장의 돌파구로 ‘톡채널’을 점찍은 것이다. 톡채널에서 고객과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일반 상품’은 무료지만, 채널 가입자에게 광고나 이벤트 알림 메시지를 일괄적으로 보내는 ‘이벤트 API’ 서비스는 유료로 운영된다. 톡채널에 결제 기능을 연동하면 결제 수수료도 받을 수 있다.
로컬 서비스로 첫번째 탭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활용도가 높아지면 광고 수익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광고 개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맞는 타깃형 광고,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지면(광고 개수)에 의존하는 광고 성장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로컬 서비스가 진화하면서 다양한 광고 모델이 나오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에 남은 과제는 로컬 서비스를 추가하는 더 무거워질 카카오톡 앱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다. 메신저앱으로 시작한 카카오톡 앱에 쇼핑·콘텐츠·페이 등 수십 가지 기능이 추가되면서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럴 거면 라이트 버전을 따로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핵심 목적은 메신저 기능에 있는데 여러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알림만 늘어 이용자 피로도가 늘고 있다”며 “이 피로도가 극에 달하면 결국 페이스북 메신저나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사용하는 10대들처럼 새로운 서비스를 찾아 떠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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