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민간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밝힌 상온 초전도체 모습. 자석 위에 몸체 일부가 떠 있다. / 사진제공=퀀텀에너지연구소 |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LK-99로 상온·상압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는 주장에 대해 “불과 2주 만에 온라인상 명성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네이처가 LK-99에 대한 과학계 회의론을 제기한 데 이어 사이언스까지 회의론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사이언스는 8일(현지시간) ‘상온 초전도체의 짧고 화려한 삶’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놨다. 논평은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한국 연구진이 초전도체 연구를 발표한 이래 2주간 온라인이 떠들썩했지만 회의론이 커지는 상황을 짚었다.
사이언스는 현재까지 ‘LK-99의 초전도성’을 보장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전문가 분석을 주로 다뤘다. 다만 사이언스는 “여전히 고온 초전도체 이론이 없기 때문에 이 물질이 초전도체가 될 수 없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앞서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김현탁 미국 윌리엄&메리대 교수 등 국내 연구팀은 아카이브에 황산납, 인화구리 등을 활용해 ‘LK-99’라는 새로운 결정구조를 만들고 400K(127℃) 임계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발표했다.
초전도 현상은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물질이다. 한 번 발생한 전류는 에너지 손실 없이 무한대로 흐른다. 특징적으로 외부 자기장(Magnetic Field)을 배척하는 ‘마이스너(반자성) 효과’가 나타난다. 초전도 현상이 구현된 물질은 공중에 뜨는 모습을 나타낸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LK-99에 대한 과학계 회의론을 중점적으로 다룬 논평. / 사진=사이언스(Science) |
하지만 국내외 과학계는 LK-99에 대한 회의론이 큰 상황이다.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리센터(CMTC)는 지난 7일 “슬프게도 우리는 이제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며 “LK-99는 실온은 물론 극저온에서도 초전도체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CMTC는 LK-99를 전세계에서 공식적으로 구현한 사례가 없고, 초전도 현상을 만드는 임계온도와 마이스너 효과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공중부양 현상은 초전도체가 아닌 ‘강자성체’에서도 나타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도 지난 5일 1차 브리핑 자료를 통해 “지금까지 공개된 논문과 동영상을 근거로 할 때 LK-99는 상온 대기압 하에서 초전도성을 유지하는 물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또 해외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LK-99가 초전도체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시뮬레이션 결과만으로는 검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퀀텀에너지연구소는 현재 LK-99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APL Materials’에 등재하기 위해 심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식 논문으로 등재된 이후 설명회를 열고 LK-99 관련 의구심을 모두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LK-99가 상온 초전도체라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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