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사진제공=뉴시스 |
KT (30,400원 ▼250 -0.82%)가 4일 차기 대표이사(CEO) 최종 후보를 공개한다. CEO 선임 노력이 연거푸 좌절되면서 수개월 간 리더십 공백이 이어졌던 KT의 ‘해결사’로 등장할 최종 1인이다.
KT에 따르면,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 최종후보자명단에 오른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 3인의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이날 오후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40명에 가까운 외부공모 인사, 주주 및 전문기관 추천 인사, 내부 후보군을 대상으로 서류 심사와 온라인 면접 등을 거쳐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했다.
국회의원 또는 고위 관료나 대선캠프 출신 인사들이 대거 도전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적어도 정치적 외풍(外風) 논란과 선을 긋겠다는 KT 이사회의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사회 한 관계자는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원칙론을 강조했다.
3인은 저마다 장단점이 뚜렷하다. 김 전 사장은 LG그룹에서 ‘재무통’으로 역량을 과시했고 LG유플러스와 LG CNS를 거치면서 ICT(정보통신기술) 전문성도 갖췄다. 다만 불과 7개월 전까지 경쟁사의 수장이었던 점은 ‘순혈주의’가 강한 KT를 장악하는데 불안 요소다.
박윤영 전 사장은 이미 2019년 말 KT CEO 자리를 두고 구현모 전 대표와 마지막까지 경합했던 인물이다. KT 내부에서 가장 원한 후보다. KT 내부의 ‘이권 카르텔’에 대한 여권의 반감은 약점이지만, 오히려 ‘구현모 체제’ 1년 만에 회사를 떠나 자유롭다는 시각도 있다.
빅데이터 분야 석학인 차상균 교수는 2012~2019년 KT 사외이사를 지내 조직 이해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과거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뒤 회사를 글로벌 기업에 매각한 경험이 있지만, 매출 25조원의 KT를 경영하기에는 ‘검증이 덜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함께 경북사대부고 동문인 김 전 사장과 차 교수를 두고 KT새노조는 ‘정권 고위층과 연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3인 모두 여권이 점찍은 인물은 아니라거나, 이에 따라 또 한 번 KT의 대표이사 선임이 무산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반면 구 전 대표의 연임 포기, 윤경림 전 사장의 낙마 때처럼 정부·여당의 개입이 표면화하지 않았고, 여권이 ‘이권 카르텔’로 낙인찍었던 전·현직 KT 경영진이 대거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만큼 새로운 CEO 선임은 무난하게 흘러가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권의 의지를 반영해 주총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민연금과 주요 주주도 또다시 KT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는 부담을 느낄 것이란 평가다.
이에 따라 KT는 8월 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최종 1인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을 확정할 계획이다. 주총 의결 기준은 참여주식의 60% 이상 찬성이다.
한편 새로운 CEO가 선임되면 KT가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그룹의 새로운 성장 전략과 비전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고, 나빠진 실적과 주가 회복을 위한 전략도 필요하다. 더욱이 검찰의 ‘일감 몰아주기’ 수사가 본격화된 만큼, 그룹의 인적 쇄신을 위한 인사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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