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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느낌 그대로, 지프 랭글러 4xe 루비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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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은 이미 걸출한 4×4 성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지만, 단점도 있다

지프 랭글러는 흔히 ‘근사한 취미용 자동차’로 불린다. 말 그대로 자연 속을 여유롭게 헤집고 다니거나 오프로드를 즐기기에 이상적인 자동차다. 이번에 4x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이 등장했는데, 내 생각에 이보다 더 좋은 랭글러의 가지치기 모델은 없을 것 같다.

단순히 2.0L 엔진으로 전력 소모량을 줄이고 주말여행을 더 길게 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차에는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바로 전력만으로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도어와 루프는 랭글러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떼어낼 수 있다. 해가 저물고 부드럽게 윙윙 돌아가는 모터 소리와 자갈 위를 바삭거리며 굴러가는 타이어 소리만 들리는 때가 바로 놀라울 만큼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순간이다.

인기도 대단하다. 4xe는 이미 미국 내 랭글러 판매량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프는 연말까지 그 비중이 50% 이상으로 올라갈 걸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4xe에 들어앉은 파워트레인은 복잡한 시스템이다. 앞쪽에 최고출력 270마력을 내는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있고, 여기에 두 개의 전기 모터로 힘을 더 키운다. 하나는 엔진 전면부에 달린 통합 스타터-제너레이터인데 39마력과 6.1kg·m의 힘을 보탠다. 다른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마찬가지로 저속에서의 토크를 높인다. 8단 자동변속기 안에는 134마력을 내는 모터도 있다. 클러치 플레이트와 기어 사이에 자리 잡은 이 모터는 EV 모드일 때 구동력을 전달한다.

그렇다면 왜 더 작은 모터가 필요할까? ZF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가 아닌 멀티 플레이트 클러치를 사용하며, 빅 드라이브 모터는 항상 휠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더 작은 모터는 차가 정지해 있을 때 엔진을 시동하고 배터리를 충전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기어가 중립에 있지 않으면 큰 모터가 작동하지 않는다.

이는 구동 모터가 엔진과 마찬가지로 변속기 전체에 걸쳐 작동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프가 오랫동안 개발한 네바퀴굴림 시스템과 낮은 비율의 트랜스퍼 케이스, 8단 변속기 및 록킹 디퍼렌셜을 갖춘 솔리드 액슬이 엔진과 함께 작동한다.

다른 점은 저속주행 때 클러치가 미끄러져 맞물리거나 떨어지는 대신 전기 모터가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끊김 없이 계속 작동함으로써 정지상태일 때부터 25.0kg·m의 토크를 뽑아낸다는 것이다.

모터와 11.7kWh 용량의 배터리로 인해 랭글러 4xe의 차체 무게는 2369kg으로 동급 2.0L 가솔린 모델보다 약 360kg 더 무겁다. 무게 탓에 진창길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지프는 4xe가 가장 유능한 차라고 믿는다.

내 생각에 이 차는 정말 재미있다. 우리가 달린 거리는 짧았고 코스는 특히 거친 오프로드에 집중돼 있었다. 빠져나갈 방법조차 없는 오프로드였다. 거기서 모터만으로 약 33.8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구동 모드나 배터리를 점진적으로 소모하는 하이브리드 모드, 혹은 도심이나 매끄러운 노면에 도달할 때까지 배터리 잔량을 아낄 수 있는 세이브 모드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

나머지 부분은 일반적인 랭글러와 완전히 똑같다. 승차감은 약간 흔들리며 인테리어는 ‘프리미엄 급’에 비해 단순하지만, 인체공학적으로 보면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한마디로 놀랍도록 정직한, 조금은 전통적인 느낌의 자동차다. 그리고 이 차는 정말 잘 작동한다.

물론, 모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대해 똑같은 얘기는 아니다. 사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타협이 될 수도 있고, 감세 수단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랭글러 4xe는 이 기술을 올바른 방식으로 사용해 실제로 자동차의 성능을 높여준다. 그리고 그 시스템이 작동하는 동안 정말 특별하게 느껴진다.

단 한 가지: 이 차는 영국 시장에 출시되지 않는다. 스티어링 칼럼을 오른쪽에 배치할 경우 모터가 이를 방해하기 때문에, 기술적 이유로 이 차는 왼쪽 운전석 모델만 가능하다. 지프는 영국과 일본, 호주 수입업체들에게 어떻게든 해보라고 설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이 차를 시승해본 결과, 반대편 운전석에 앉았다고 해서 불편할 일은 없으리라는 점은 분명히 확인했다. 아무튼, 이 차가 영국 땅을 밟을 때까지 가장 성능 좋은 4×4 버전은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상태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Fact file | JEEP WRANGLER 4xe RUBICON
가격 48,000파운드(약 7989만 원, 미국시장 기준) 
엔진 4기통 1995cc 가솔린 터보+전기 모터, 스톱앤고 시스템 

최고출력 375마력/5250rpm 최대토크 64.9kg·m/3000rpm 변속기 8단 자동, 4WD 
공차중량 2369kg 0→시속 100km 가속 6.0초 최고시속 199.5km 배터리 11.7kWh (총량) 
연비 20.8km/ℓ (미국 기준) 전기 주행 거리 33.8km 탄소세 구간 N/A 
라이벌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랜드로버 디펜더 PHEV

글·맷 프라이어(Matt Prior)

오토카코리아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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