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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이 넘치는 사람들과 떠난 서울-제주 ‘미니런’ 동행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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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코리아 동호회의 연중 최대행사 ‘미니런’을 동행 취재했다. 서울을 출발 목포항에서 차를 배에 싣고 제주에 도착해 제주 일대를 함께 운전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행사다.

‘2023년 미니런’은 73대의 미니 차량과 140명의 동호인이 참석했다. 이들은 ‘미니’ 자동차를 탄다는 공통점 이외에는 ▲성별 ▲나이 ▲직업 등 공통분모가 없다. 그저 미니가 좋고, 미니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서울·경기권에서 출발했지만 일부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팔도 각지에서 자신의 미니를 타고 목포항으로 모여들었다. 행사는 주말 포함 4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6월 초 연휴를 끼고 진행됐다.

첫째 날 목포항에서 차를 배에 싣는 것부터가 이색적이었으며 배의 적재 칸이 미니들로만 꽉 채워진 것도 장관을 이뤘다. 목포에서 제주까지 가는 4시간 뱃길 동안 동호인들은 대화하며 친밀도를 쌓았다.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계획된 팀별로 떼를 지어 달리는 일명 ‘떼빙’이 시작됐다. 제주항을 출발해 숙소가 있는 서귀포까지 1시간가량을 질서정연하게 움직였다. 미니 7~9대가 한팀을 이뤄 각자 무전기로 도로 상황을 공유하면서 안전하게 운전했다. 놀라웠던 점은 다른 운전자들에게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또 자동차 기자를 10년 가까이 하면서 다양한 운전 기술을 가진 드라이버들을 많이 봐왔는데, 미니 코리아 동호인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문가 수준의 운전실력을 갖춰 상당히 놀라웠다. ‘작지만 운전이 재미있는 차’로 평가되는 미니에 걸맞은 차주들의 운전실력이라고 볼 수 있다.

첫날은 숙소에 도착한 후 휴식을 취했고 둘째 날은 아침 일찍부터 팀원들과 함께 제주를 그룹 주행하며 다양한 미션을 수행했다. 제주의 산, 바다, 오름 등 풍광이 좋은 곳들을 함께 이동했고 과정에서 친밀감을 쌓았다. 미니런 행사는 2006년부터 시작됐고, 매년 참가하는 동호인과 신규로 참가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4:6 정도라고 한다. 서로 알고 지낸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신규 참가자들이 빠르게 스며들어 즐거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셋째 날은 미니런의 본질이라고 볼 수 있는 ‘떼빙’을 온종일 하는 날로 아침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제주도를 누볐는데, 섬의 한 바퀴를 거의 다 돌았다. 중간중간 휴식하면서 산굼부리 등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기도 했다. 이날 저녁에는 ‘미니런’ 행사를 마무리하는 동호인들의 파티가 개최됐다. 행사 간 찍은 다양한 사진, 영상들을 함께 보면서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행사를 주관한 것은 미니 동호회였지만, 미니코리아 본사도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다수의 직원들이 참석해 행사에 녹아들었고, 실제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 역시도 기자 생활을 하면서 처음 보는 모습인데, 제조사와 소비자가 허물없이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행사에 미니코리아는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직군의 직원들이 참석했으며, 미니런에서 나온 소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향후 차량 출시, 서비스 개선 등에 적용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마지막 날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날로 서귀포 숙소를 떠나 제주항에서 진도까지 다시 배에 차를 싣고 떠나는 여정이다. 미니 동호인들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질서정연하게 제주항까지 이동했다. 길게 이어진 미니 차량의 행렬은 장관을 이뤘고, 일반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배를 타고 진도항에 도착한 뒤 목포항까지 마지막 ‘떼빙’이 이어진 후 공식적인 미니런 행사는 종료됐다. 73대의 많은 차가 참석했음에도 사고 없이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행사가 끝났다. 기자가 3박 4일간 만난 미니 동호인들은 유별나게 신난 사람들처럼 보였다. 흥이 많으면서도 질서 있고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사람들. 그들은 ‘신나고 재미있는 차’ 미니를 많이 닮아있었다.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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