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그넷이 미국 내 4위 급속 충전기 운영사업자 ‘프란시스에너지(Francis Energy)’로부터 초급속충전기 1000기 이상 규모 공급계약을 수주했다고 17일 밝혔다.
프란시스에너지는 지난 1934년 ‘프란시스오일&가스(Francis Oil & Gas)’로 창업된 업체다. 전기차 충전사업은 지난 2015년부터 본격화했다. 미국 내 고속도로에 급속충전소를 구축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8개 주에서 550기 넘는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향후 25개 주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내 전기차 초급속충전기 시장점유율 1위인 SK시그넷은 작년부터 프란시스에너지와 협상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번 계약에 따라 SK시그넷은 프란시스에너지에 이달부터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400kW급 초급속충전기 1000기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계약은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특별법(NEVI, National Electric Vehicle Infrastructure Formula Program)’에 따라 SK시그넷이 처음으로 보조금을 받는 프로젝트라고 한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NEVI를 제정했다. 고속도로 50마일(약 80.5km)마다 급속 혹은 초급속충전기를 설치해 미국 전역에 총 50만기 이상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관련 보조금 예산만 오는 2030년까지 약 50만 달러(약 6조3325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처럼 미국 내 생산 제품(부품 50% 미국산 기준)에 대해 보조금이 지급되는 개념이다.
SK시그넷은 지난달 400kW급 초급속충전기(V2)가 생산되는 텍사스 신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연간 1만기 규모 초급속충전기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체계에 돌입한 상태다. NEVI 보조금 수혜 요건을 충족한 것이다. 여기에 SK시그넷과 프란시스에너지는 오하이오주에서 NEVI 프로젝트 참여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계약과 함께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데이비드 얀코스키(David Jankowski) 프란시스에너지 회장 겸 CEO는 “SK시그넷은 미국 내 충전소 구축 분야에서 오랜 노하우와 경험을 갖췄고 올해 내 북미 충전 표준(NACS)을 적용하는 등 빠르게 진화하는 기업”이라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SK시그넷 ‘V2(400kW급)’는 NEVI 기준에 부합하는 가장 효율적인 초급속충전기 제품”이라며 “미국 시장에 맞춰 NACS가 적용된 제품을 빠르게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초급속충전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충전기는 물론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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