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디젤(경유) 엔진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한국GM,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 등 완성차 업체들은 주요 라인업에서 디젤 엔진 탑재 차량을 단종시키는 상황이다.
디젤 엔진은 연료인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싸고, 연비와 힘이 좋아 고효율 엔진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디젤 엔진은 차체가 큰 SUV나 대형 화물차, 사륜 구동차에 주로 쓰였다.
그러나 질소산화물 등 공해 물질을 배출해 환경 오염 주범으로 몰리며, 전기차 출현에 맞춰 자연스레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모델의 엔진 라인업에서 ‘디젤’을 속속 빼고 있다. 올 3분기 출시가 예정된 5세대 싼타페가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싼타페 5세대에서 ▲가솔린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제네시스의 준대형 SUV GV80 디젤 모델도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제네시스 GV80 디젤 모델 생산 중단 작업에 착수했다. 구체적인 단종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부분 변경 모델 출시가 예정된 올 10월 이후에는 생산을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GV80 디젤 모델 생산이 멈추면 제네시스 라인업에서 디젤 차량은 GV70 디젤 모델만 남게 된다.
현대차는 일찌감치 2019년 준중형 세단 아반떼 디젤을 단종하면서 ‘탈(脫) 디젤’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아반떼를 끝으로 현대차 세단 라인업에서도 디젤은 사라졌다.
기아도 최근 소형 SUV 셀토스 부분 변경을 거치며 디젤을 없앴고, 올해 나오는 중형 SUV 쏘렌토 부분 변경 모델에서도 디젤은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견 자동차 3사에서도 픽업 트럭과 일부 상용차 모델을 제외하면 디젤 라인업을 찾기 힘들어졌다.
KG모빌리티는 주력 모델인 중형 SUV 토레스와 소형 SUV 티볼리는 가솔린 모델만 판매한다.
르노코리아는 상용차 마스터에서 디젤 엔진을 사용하지만 승용차 라인업에선 디젤 엔진이 없다. 한국GM은 국내 판매하는 차량 중 디젤 엔진을 쓰는 모델이 아예 없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이 트렌드가 되며 디젤 신차를 구입하기 꺼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차량 수요가 줄고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완성차 입장에선 디젤 대신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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