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와 BJ, 유튜버, 스트리머 등으로 불리는 영상 콘텐츠 제작자(크리에이터)는 긴시간 긴밀한 교류를 이어왔습니다. 크리에이터가 각광받게 된 계기 중 하나가 게임 방송이었고, 이러한 게임 방송의 큰 파급력을 인지한 게임사들이 하나둘씩 크리에이터에 손을 내밀었죠. 처음에는 단순 광고가 주를 이뤘지만, 보다 장기적이고 긴밀한 협업 방식을 개발 및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넷마블 파트너 크리에이터는 앞서 언급한 장기적이고 긴밀한 협업의 대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넷마블은 자신들의 메시지를 파트너 크리에이터에게 강제하지 않고, 광고비용 지불 대신 개발 중인 신작의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 또는 사전 플레이 기회를 제공하거나 온·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고 있죠. 크리에이터들이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제반 환경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나아가 최근에는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까지 함께하는 새로운 파트너십의 형태가 다수의 인원이 협력, 경쟁하는 MMORPG 장르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죠. 게임사가 게임 이용자들에게 크리에이터들을 소개하면 게임 이용자들은 마음에 드는 크리에이터를 선택해 후원하고, 후원한 크리에이터의 활동에 따라 리워드를 얻는 방식인데요.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실제 사례에 대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히트2’로 시작해 ‘메이플스토리’까지,
넥슨 크리에이터즈
작년 8월, 넥슨은 MMORPG ‘히트2’에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유튜브에 구독자 100명 이상의 채널을 보유한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했고, 간단한 심사를 거쳐 정식 선정되면 전용 코드를 발급 받았습니다. 이용자가 자신이 응원하고픈 크리에이터의 전용 코드를 등록하면, 결제 금액의 일부가 크리에이터에게 포인트 형태로 지급됐죠. 크리에이터는 주어진 미션 수행을 통해 얻은 쿠폰을 후원한 이용자에게 제공했습니다.
‘히트2’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이 약 7개월간 거둔 주요 성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등록 크리에이터 수 253명, 이 중 최소 5,000만 원 이상의 후원금을 받은 크리에이터는 총 17명이었죠. 그리고 253명의 크리에이터들은 약 7,500여 개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발행해 이용자와 소통했습니다. 넥슨은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올해 3월에 넥슨 크리에이터즈를 정식 출범시켰습니다. 이어 3월말 ‘프라시아 전기’, 6월말 ‘메이플스토리M’을 거쳐 13일 ‘메이플스토리’까지 점차 확대 적용하고 있죠.
▲ ‘메이플스토리’까지 확대된 넥슨 크리에이터즈 (영상 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채널)
넥슨 크리에이터즈는 비슷한 형태의 다른 프로그램들보다 많은 수의 게임에서 적용 중입니다. 아울러 게임별로 상세 운영 방식도 조금씩 차이가 있죠. 예컨대 활동 실적에 따라 크리에이터에게 부여되는 등급의 경우 ‘메이플스토리M’은 비기너-노비스-베테랑-마스터-그랜드 마스터로 구분되는 반면, ‘히트2’는 옐로우-그린-블루-블랙으로 나뉩니다. 최소 자격 요건도 상이한데, ‘메이플스토리M’의 경우 채널 구독자 100명 미만의 크리에이터도 정식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죠.
덧붙여 한 명의 크리에이터가 동시에 여러 게임의 정식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수 있는데요. 넥슨이 넥슨 크리에이터즈 적용 게임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기회의 폭은 점점 더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용자가 쌓아올리는 펀드,
’나이트 크로우’의 SSS
위메이드는 지난 4월 27일, MMORPG ‘나이트 크로우’ 출시를 기해 스트리머 후원 시스템 ‘SSS’를 선보였습니다. 이용자가 인게임 구매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리머를 후원하고, 스트리머는 콘텐츠 제작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받은 쿠폰을 후원자들에게 제공한다는 큰 틀은 넥슨 크리에이터즈와 같습니다. 다만, ‘펀드’라는 시스템을 통해 다른 방향성을 모색했다는 부분이 특징이죠.
SSS의 특징인 후원 펀드의 운영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이트 크로우’ 서비스 성과에 따라 사전에 정해진 규칙을 바탕으로 위메이드가 마련한 후원 펀드에 실시간·자동적으로 기금이 쌓이죠. 펀드에 조성된 후원 기금은 1시간마다 갱신되며, 모든 이들이 SSS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죠.
그럼 펀드 기금은 어떻게 분배될까요? 인게임 구매를 한 이용자는 ‘씨드’라는 것을 받게 되는데요. 씨드는 일종의 후원 증서로, 이용자는 자신이 보유한 씨드를 SSS에 등록된 스트리머 중 원하는 이들에게 전달하면 되지요. SSS는 시즌제로 운영되는데, 시즌 중 2회에 걸쳐 이용자가 후원한 총 씨드 수에 각 스트리머들이 후원을 받아 보유하게 된 씨드 비율에 따라 펀드 기금이 차등적으로 정산·지급되지요.
‘나이트 크로우’ SSS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는 이용자가 꼭 한 명의 스트리머를 지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매 후원시마다 다른 이에게 씨드를 전달할 수 있죠. 아울러 한 명의 스트리머가 1회차(1개월) 당 1명의 스트리머에게 후원 가능한 씨드 한도가 5만개(시즌 1 당시에는 3만개)로 정해져 있어, 특정 스트리머에게 펀드 기금이 몰리는 것을 예방하고 있기도 합니다.
앞서 ‘나이트 크로우’의 SSS는 시즌제로 운영된다고 했는데, 지난 6월 31일부로 첫번째 시즌이 마무리됐습니다. 시즌 2는 7월 1일부터 3개월간의 진행되지요. SSS 시즌 2에는 시즌 1 대비 많은 변경점이 발표됐죠. 이용자는 자신이 보유한 씨드를 ‘나이트 크로우’ 공식 사이트를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으며, 후원 과정 역시 공식 사이트 내 스트리머 캠프 공식 스트리머 목록에서 ‘후원하기’ 버튼만 누르면 후원 화면으로 넘어가는 형태로 대폭 간소화됐습니다.
또, 이용자가 후원 메시지를 직접 입력할 수 있게 됐으며, 1,000 씨드 이상 후원시 사용 가능한, 입력한 후원 메시지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TTS 후원 시스템’도 추가됐습니다. 스트리머들은 아프리카TV를 대표 채널로 설정할 수 있게 됐는데요. 신규 가입 스트리머는 물론, 기존 활동 스트리머도 고객센터 문의를 거쳐 이미 등록한 채널 대신 아프리카TV를 대표 채널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채널을 홍보할 수 있는 ‘스트리머 홍보 게시판’이 공식 사이트에 신설됐죠.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를 통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SSS를 다른 게임으로도 확장시켜 나간다는 방침인데요. 앞으로 어떤 게임에 SSS가 적용될지 눈 여겨 봐야할 부분일것 같습니다.
하이브리드?
’인큐베이팅’ 내세운 크리에이터Z
가장 최근 사례는 컴투스가 MMORPG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 정식 서비스와 함께 프리 시즌을 개시한 ‘크리에이터Z’입니다. 프렌Z라 명명된 이용자가 게임 내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면, 사전에 지정한 크리에이터에게 결제 금액의 일부가 Z포인트로 자동 적립되고, 5만 Z포인트 이상 모은 크리에이터는 지정된 정산 신청 기간에 Z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죠.
후원할 크리에이터를 사전에 선정해야 한다는 점, 등급에 따라 달라지는 Z포인트 적립 비율을 비롯한 크리에이터 혜택 등. 전반적으로 넥슨 크리에이터즈와 유사해 보이는데요. ‘인큐베이팅’이라는 이름의 별도 후원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특징점을 지니고 있죠.
후원 기금이라는 점에서 위메이드의 SSS와 유사해 보이기도 하지만, 인큐베이팅 기금은 이용자들의 직접 후원을 통해 마련된다는 점에서 SSS와 구분되지요. Z포인트는 계속 쌓이는데 특별히 후원하고픈 크리에이터가 없을 때, 또는 후원하고 있는 크리에이터가 있더라도 더 다양한 크리에이터를 후원하고픈 마음이 생길 경우엔 인큐베이팅에 후원하면 되지요.
인큐베이팅 후원 기금의 활용 방법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향후 공모전 개최에 활용될 예정이라는 정보와 함께, 후원자와 크리에이터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을 통해 대략적인 모습 정도는 상상해볼 수 있죠. 크리에이터Z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라면, 인큐베이팅에 가장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새로운 패러다임,
갓 입문한 크리에이터에겐 기회?
개인 방송 분야가 레드오션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지 이미 수년이 지났습니다. 크리에이터를 지망하는 이들은 여전히 넘쳐나지만 대형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는 문은 이미 협소해진 상태고, 앞으로도 작아질 가능성이 크죠.
게임사와 크리에이터와의 관계가 과거처럼 광고 위주였다면 이미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둔 크리에이터는 더욱 더 성장했겠지만, 갓 입문한 초보 크리에이터들은 성장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수의 크리에이터와 단발성의 관계를 갖는 대신, 이용자의 직접 참여까지 유도하는 방식의 창안을 통해 입문자에게도 자신의 재능을 뽐낼 무대가 마련된 셈이지요. 게임을 주된 콘텐츠로 다루고자 하는 크리에이터라면 앞서 언급한 게임사들의 다양한 파트너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보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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