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알뜰폰 가입자가 14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1월 1300만을 넘어선 지 5개월 만에 100만명이 더 늘어난 셈이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5월 기준 알뜰폰(MVNO) 가입자 수는 1413만480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7%(약 24만2631명), 전년 동기 대비 24%(약 274만명) 늘었다. 매달 20만~30만명이 알뜰폰에 가입하고 있다. 전체 가입자 중 알뜰폰 점유율도 17.8%에 이른다.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겨가는 이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알뜰폰으로 번호이동건수는 26만5985건이었다.
이중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건수는 11만5395건으로, 전체 번호이동건수의 43%에 달했다. SK텔레콤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건수가 4만8012건으로 가장 많았고, KT(3만6591건), LG유플러스(3만792건)가 뒤를 이었다.
다만, 이동 폭은 전월 대비 8.8%(2만5781건) 줄었다. 통신 3사가 지난 6월 신규 출시한 5G 중간요금제, 청년요금제 및 시니어요금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알뜰폰은 기존 통신사의 통신망을 빌려 이용자에게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 품질면에선 통신 3사와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지만, 가격도 저렴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아이폰 사용 비중이 높은 20~30대 사이에선 알뜰폰이 각광받고 있다. 아이폰을 이커머스 등의 혜택을 받고 자급제로 구매한 뒤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면 기존 통신 3사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기존 통신 3사의 5G 요금제와 LTE 요금제 차이가 크지 않자 저렴한 알뜰폰으로 넘어간 이들도 다수다.
알뜰폰 성장에 LTE(4G) 가입자도 3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인다. 5월 말 기준 전체 LTE 가입자는 4637만6749명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약 7만명 증가했다. 전체 가입자 중 LTE 가입자 비중은 58.5%에 달하며, 알뜰폰 전체 가입자 중 LTE 요금제를 이용하는 가입자는 91.5%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알뜰폰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수요도 늘자 알뜰폰 사업자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해 0원 요금제 등을 내놓으며 출혈 마케팅을 펼쳤다.
알뜰폰 정보 사이트 ‘알뜰폰 허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알뜰폰 0원 요금제는 60여 종에 달했다. 이 중 일부 0원 요금제는 별도의 약정 기간 없이 즉시 해지가 가능해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다만, 통신 3사가 보조금을 대폭 줄이면서 현재 알뜰폰 0원 요금제는 30여 종으로 줄었다.
알뜰폰 사업자 간 경쟁이 펼쳐지자 알뜰폰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가입자도 늘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 간 번호이동건수는 15만59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109.2% 늘어난 것이다.
이에 사업자들은 기존 가입자를 유지하고 신규 가입자도 확보하기 위해 음악 스트리밍, OTT, 배달 플랫폼 등 부가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들의 수요에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와 제휴·협업한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또 단말기 보상금 지급, 결합 할인 등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향후 알뜰폰 성장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도 지난 6일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통해 하고 알뜰폰 사업자 성장에 힘을 싣는 지원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발표한 방안으로는 ▲도매제공 의무제도 상설화 ▲도매대가 산정방식 다양화 ▲데이터 대량 선구매 시 할인 확대 ▲통신 3사 자회사 점유율 규제 강화 ▲알뜰폰 이미지 개선 등이 있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비를 합리적으로 소비하기 위해 젊은 2030세대 중심으로 알뜰폰 요금제 정보들이 공유되면서 시장 초기보다 가입자 연령대가 낮아졌고, 시장 크기도 커졌다”라며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발표한 만큼 알뜰폰이 마냥 저렴한 요금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가입자들이 더 나은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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