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르포]핸들까지 장인 손바느질…전세계 부자들도 구경가는 벤틀리 공장

머니투데이 조회수  

벤틀리모터스 영국 크루 공장/사진제공=벤틀리모터스
벤틀리모터스 영국 크루 공장/사진제공=벤틀리모터스

전 세계의 모든 벤틀리 차량을 만드는 영국 크루 공장을 관람하는 건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다. 투어용 트럭을 탄다거나, 무거운 헬멧 등 각종 보호장구를 찰 필요가 없다. 편안한 복장으로 직접 두 발로 걸으면서 천천히 자신의 리듬에 맞춰 공장을 볼 수 있다. 벤틀리를 주문한 전 세계 부자들이 영국의 작은 도시 크루로 몰려드는 이유다.

21일 오전 11시쯤 영국 크루 벤틀리 공장을 방문했다. 공장 부지 이전 등 숱한 고초를 겪었던 다른 영국 자동차 브랜드와 달리 벤틀리 크루 공장은 1938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자리를 떠난 적이 없었다. 올해로 85년째 벤틀리 차량을 양산하고 있다.

크루 공장의 첫 양산품은 사실 자동차가 아닌 전투기 엔진이었다. 영국 정부는 세계 2차 대전 시기 전투기 엔진을 만들 부지를 롤스로이스-벤틀리와 물색하다 현 크루 공장을 건설했다.

[르포]핸들까지 장인 손바느질…전세계 부자들도 구경가는 벤틀리 공장
벤틀리모터스 영국 크루 공장 전경. 1940년대 모습(위), 2021년 모습(아래)/사진제공=벤틀리모터스
벤틀리모터스 영국 크루 공장 전경. 1940년대 모습(위), 2021년 모습(아래)/사진제공=벤틀리모터스

한국의 대전처럼 크루는 영국의 철도 물류의 중심지였고, 벤틀리 크루 공장은 전쟁 물자를 생산·운반하기에 최적이었다. 크루 공장의 지붕이 주변 주민이 사는 집의 지붕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이유도 독일의 영국 침공 당시 민간인 시설로 위장해 폭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현재는 태양광 발전을 위한 패널이 설치돼있다. 2019년 탄소중립 인증을 획득한 크루 공장은 공장에서 필요한 전기 모두 공장 내 태양광, 친환경 재생 에너지 발전을 통해 공급 받고 있다. 벤틀리는 공장 인근에 30만마리의 꿀벌을 키우고 있으며 향후 100만마리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 직원이 벤틀리 차량에 들어갈 스티어링 휠 가죽을 씌우고 있다/사진제공=벤틀리모터스
한 직원이 벤틀리 차량에 들어갈 스티어링 휠 가죽을 씌우고 있다/사진제공=벤틀리모터스

가장 먼저 벤틀리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벤테이가를 생산하는 공정에 들어갔다. 이 공정을 비롯해서 크루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 대부분은 다른 완성차 공장과 다르게 헬멧 등 두꺼운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는다. 그만큼 이곳 직원들은 가벼운 복장으로 자유롭게 일하고 있었다.

이런 풍경은 벤틀리 차량은 대부분 손으로 조립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전체 벤테이가 양산 공정에서 섀시·유리 접합 등 극히 일부만 중장비를 쓴다. 벤틀리 차량에 들어가는 와이어(전선)의 길이는 평균 12㎞인데 모두 최소 20년 이상 근무한 장인들이 직접 손으로 조립한다.

바늘 한 땀까지도 손으로 만들다보니 차량 핸들에 씌우는 가죽을 만드는데만 8시간이 걸린다. 8시간이면 자동화 공장에선 차를 여러대 완성시킬 수 있는 시간이다. 크루 공장에선 하루 50~70대의 차를 출고시키고 있다.

벤틀리모터스 영국 크루 공장/사진제공=벤틀리모터스
벤틀리모터스 영국 크루 공장/사진제공=벤틀리모터스

이곳 직원 대부분 10년 이상 같이 일한 스승과 제자가 함께 일하는 도제식으로 운영된다. 스승이 은퇴하거나 휴가를 가면 제자가 그 업무를 이어받는다.

직원들이 편안한 옷을 입고 근무하는 것처럼 견학을 온 방문객도 일상복을 입고 공장을 둘러볼 수 있다. 공장에 들어온 방문객은 단순히 멀리서 조립 공정을 바라만 보는 게 아니라 직접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져보거나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엔진을 차량 섀시에 결합하는 ‘엔진 메리지(Engine Marriage)’는 크루 공장을 방문한 고객이 꼭 체험해보는 공정 중 하나다.

버스를 타고 공장 내부를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정해진 녹색 선에 따라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공장을 살펴볼 수 있어 자신의 벤틀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보고 싶어하는 전 세계 고객이 크루를 찾는다. 이젠 일종의 연례행사가 돼 방문객을 위한 안내판이 공장 내부에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다.

21일 오전11시쯤 영국 크루에 위치한 벤틀리모터스 크루 공장에서 차량에 쓰이는 나무 원자재를 쌓아둔 창고. 방문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21일 오전11시쯤 영국 크루에 위치한 벤틀리모터스 크루 공장에서 차량에 쓰이는 나무 원자재를 쌓아둔 창고. 방문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내부 인테리어 공정엔 벤틀리 차량 안에 들어가는 나무 장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현장 직원 옆에 나란히 서서 볼 수 있다. 벤틀리는 아예 나무 원자재를 쌓아둔 방을 마련해 자유롭게 만져보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안상의 이유로 스마트폰을 아예 꺼내지도 못하게 하는 다른 공장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여성 직원의 비중도 높은 편이다. 벤틀리 내의 여성 직원 비중은 20% 정도인데 점차 늘고 있다.작은 손이 유리한 스티치(바늘땀) 공정 등에선 여성 직원의 비중은 80%에 달한다. 벤틀리모터스 관계자는 “다양성&포용 프로그램을 통해 벤틀리는 인종·성적지향성·국적 등에 무관하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을 고용한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차·테크] 랭킹 뉴스

  • [LA오토쇼]현대차그룹, 북미 시장서 대형 전동화·콘셉트카 70종 공개
  • 이정우, 최종전 승리 거머쥐며 2024 슈퍼 다이큐 시리즈 챔피언 등극!
  • 마카오 그랑프리를 더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 (1) - 더욱 화려하고 매력적인 호텔들
  • [프리뷰] "기본에 충실" 20년차 '테런' IP 수집형 RPG '테일즈 런너 RPG'
  • [게임브리핑] 슈퍼바이브, 국내 오픈 베타 테스트 첫선 외
  • 디자이너·개발자가 말한 ‘아이오닉 9’의 매력

[차·테크] 공감 뉴스

  • 현대차 ‘아이오닉9’ 첫 공개… 소개나선 무뇨스, CEO 공식 데뷔
  • EV9 사려다 “마음 바꿨다”… 무려 532km 주행 가능한 대형 전기 SUV
  • 위메이드 석훈 PD "레전드 오브 이미르 시즌은 이렇게 다르다"
  • "블루 아카 같네", "OST 기대 이상" '테일즈런너 RPG' OST 및 전투 화면 영상 반응
  • “레토나 감성인데 8천만 원대?”…더 강력해진 이 車, 대체 정체가 뭐길래
  • ‘7년 차’ 구광모의 2025년 인사 키워드는 ‘안정 속 ‘ABC’ 준비 속도’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담백한 국물과 쫄깃한 살코기,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닭곰탕 맛집 BEST5
  •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찬바람에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지금, 딱 좋은 감자탕 맛집 BEST5
  • 웰메이드 서스펜스 ‘보통의 가족’ 이제 안방에서 본다
  • 설경구 “충격적 사제지간” ..손석구 “편안해 살쪘다”
  • [리뷰: 포테이토 지수 72%] ‘위키드’ 중력을 거스르지 못한 완성도
  • ‘짝퉁 제왕’ 되는 김수현 “로맨스는 15%뿐”
//php echo do_shortcode('[yarpp]'); ?>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수면 장애 겪는 한국인 수↑: 잠 잘 자기 위해선 대체 어떤 하루를 보내야 할까?

    여행맛집 

  • 2
    "감히 내 애를 밀어? 좀 맞자"…대리기사에 '사커킥' 날린 불광동 부부 결국

    뉴스 

  • 3
    이태원 참사 유족 “비겁한 언론인 되지 않도록 사명감 가져 주길”

    뉴스 

  • 4
    “돈 고생…” 박원숙이 힘들때 들은 말: 서운했지만 먹먹한 깨달음은 뒤늦게 찾아왔다

    연예 

  • 5
    "공개 D-13…" 무려 '1억 5000만 뷰' 신화 쓴 인기 웹툰, OTT 드라마로 재탄생한다

    연예 

[차·테크] 인기 뉴스

  • [LA오토쇼]현대차그룹, 북미 시장서 대형 전동화·콘셉트카 70종 공개
  • 이정우, 최종전 승리 거머쥐며 2024 슈퍼 다이큐 시리즈 챔피언 등극!
  • 마카오 그랑프리를 더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 (1) - 더욱 화려하고 매력적인 호텔들
  • [프리뷰] "기본에 충실" 20년차 '테런' IP 수집형 RPG '테일즈 런너 RPG'
  • [게임브리핑] 슈퍼바이브, 국내 오픈 베타 테스트 첫선 외
  • 디자이너·개발자가 말한 ‘아이오닉 9’의 매력

지금 뜨는 뉴스

  • 1
    대표팀에서도 사고친 벤탄쿠르, A매치 출전 금지 징계는 끝…'우아한 축구' 우루과이 자찬

    스포츠&nbsp

  • 2
    '7연승 도전 막아냈다' 우리은행, 김단비 앞세워 연장 승부 끝 '신승'...BNK 썸, 개막 6연승 행진 마감

    스포츠&nbsp

  • 3
    세계테마기행 인도네시아 4부, 반둥 편

    연예&nbsp

  • 4
    ‘눈치 좀 그만봐’… 한국 축구 사령탑 홍명보, 이천수 주장에 단호히 반박했다

    스포츠&nbsp

  • 5
    대한항공, 한국전력 완파…선두 현대캐피탈과 승점 격차 해소

    스포츠&nbsp

[차·테크] 추천 뉴스

  • 현대차 ‘아이오닉9’ 첫 공개… 소개나선 무뇨스, CEO 공식 데뷔
  • EV9 사려다 “마음 바꿨다”… 무려 532km 주행 가능한 대형 전기 SUV
  • 위메이드 석훈 PD "레전드 오브 이미르 시즌은 이렇게 다르다"
  • "블루 아카 같네", "OST 기대 이상" '테일즈런너 RPG' OST 및 전투 화면 영상 반응
  • “레토나 감성인데 8천만 원대?”…더 강력해진 이 車, 대체 정체가 뭐길래
  • ‘7년 차’ 구광모의 2025년 인사 키워드는 ‘안정 속 ‘ABC’ 준비 속도’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담백한 국물과 쫄깃한 살코기,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닭곰탕 맛집 BEST5
  •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찬바람에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지금, 딱 좋은 감자탕 맛집 BEST5
  • 웰메이드 서스펜스 ‘보통의 가족’ 이제 안방에서 본다
  • 설경구 “충격적 사제지간” ..손석구 “편안해 살쪘다”
  • [리뷰: 포테이토 지수 72%] ‘위키드’ 중력을 거스르지 못한 완성도
  • ‘짝퉁 제왕’ 되는 김수현 “로맨스는 15%뿐”

추천 뉴스

  • 1
    수면 장애 겪는 한국인 수↑: 잠 잘 자기 위해선 대체 어떤 하루를 보내야 할까?

    여행맛집 

  • 2
    "감히 내 애를 밀어? 좀 맞자"…대리기사에 '사커킥' 날린 불광동 부부 결국

    뉴스 

  • 3
    이태원 참사 유족 “비겁한 언론인 되지 않도록 사명감 가져 주길”

    뉴스 

  • 4
    “돈 고생…” 박원숙이 힘들때 들은 말: 서운했지만 먹먹한 깨달음은 뒤늦게 찾아왔다

    연예 

  • 5
    "공개 D-13…" 무려 '1억 5000만 뷰' 신화 쓴 인기 웹툰, OTT 드라마로 재탄생한다

    연예 

지금 뜨는 뉴스

  • 1
    대표팀에서도 사고친 벤탄쿠르, A매치 출전 금지 징계는 끝…'우아한 축구' 우루과이 자찬

    스포츠 

  • 2
    '7연승 도전 막아냈다' 우리은행, 김단비 앞세워 연장 승부 끝 '신승'...BNK 썸, 개막 6연승 행진 마감

    스포츠 

  • 3
    세계테마기행 인도네시아 4부, 반둥 편

    연예 

  • 4
    ‘눈치 좀 그만봐’… 한국 축구 사령탑 홍명보, 이천수 주장에 단호히 반박했다

    스포츠 

  • 5
    대한항공, 한국전력 완파…선두 현대캐피탈과 승점 격차 해소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