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엔씨소프트 직원들은 시각장애 아동을 위해 80여권의 점자 동화책을 제작해 경기도 내 도서관에 기부했다. /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차별 없는 게임 세상”…엔씨, 장애인 접근성 제고 ‘눈길’
[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국내 게임 산업은 2021년 기준 그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국민의 74% 이상이 여가 활동으로 게임을 이용할 정도다.
게임 시장 발전과 함께 모든 이용자가 장벽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해 커지고 있다.
콘진원에서 발표한 ‘장애인 게임 접근성 제고 방안 기초 연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장애인 게임 이용자 327명 중 다수가 여가활동(84.3%)과 스트레스 해소(63.9%)로 게임을 이용하며 게임 이용을 통해 삶의 질 향상(69.1%)과 심리적 건강 증진(68.3%)을 기대하고 있다.
이렇듯 게임 업계에 ‘배리어프리(Barrier-Free)’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장애인 게임 접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닫기김택진기사 모아보기)의 장애인 게임 접근성 제고 노력이 눈에 띈다. 기부나 지원에서 더 나아가 인게임 접근성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산하 조직 ‘게임 디자인 랩’을 통해 접근성 옵션 표준항목을 정의하고 항목별로 상세 구현 방법을 정리한 ‘접근성 옵션 개발 가이드 라인’을 마련했다.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동시 활용 가능한 9가지 분류 하에서 접근성 옵션 개발 가이드를 전사 개발팀에 공유, 실무 개발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측은 “비디오, 오디오, 컨트롤, 인터페이스 등 접근성 옵션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가이드라인은 향후 출시될 신작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베타테스트를 진행한 신작 ‘TL’은 환경 설정에 ‘색약 보정’과 ‘광과민성’ 옵션을 추가했다. / 사진=TL 게임 플레이 화면 갈무리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 베타테스트를 진행한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에 ‘색약 보정’과 ‘광과민성’ 옵션을 추가하는 등 접근성 옵션을 선보였다.
색약 보정은 색맹이나 녹색맹 등 색각 이상이 있는 이용자가 게임 화면 속 차이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기능이다. 광과민성 옵션은 빠르게 점멸하는 불빛에 노출되면 발작을 일으키는 광과민성 발작 증후군이 있는 이용자를 배려해 게임 속 조명 효과 강도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직 개발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베타 테스트 때 선보인 색약 보정과 광과민성 옵션 외에도 여러 옵션을 고민 중”이라며 “출시 때까지 고민을 거듭해 발전된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고객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 엔씨서비스와 장애인 고용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마련하고 실무 훈련 프로그램을 통한 장애인 고용과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NC문화재단에서는 구어 소통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의사소통 불편함을 해소하고 의사소통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모바일 앱 ‘나의 ACC(보완대체 의사소통)’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지난해에는 기존 서비스 기능 개선 및 강화를 위해 개편 작업을 진행했는데, NC AI 기술부서와 협업해 자연스러운 AI 음성을 탑재하고 특수교육 전문가와 필요 어휘 수를 늘리는 등 기능을 추가했다. 2022년 ‘나의 ACC’ 신규 다운로드 수는 약 1만 7000건으로 2021년 대비 14.3%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게임 콘텐츠 개발 기준 마련에서 더 나아가 게임 개발 단계부터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해 소통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는 아직 나아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접근성 개선 차원에서 더 나아가 콘텐츠 자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접근성 옵션이 추가된 게임 수가 적다는 것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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