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브컬처 게임 중 최대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 받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사진=카카오게임즈 |
주류문화에 비해 하위문화(서브컬처)로 여겨지던 일본 애니메이션 그림체 기반 만화·게임 등 콘텐츠를 선호하던 ‘오타쿠’가 게임 산업계의 주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소비 패턴과 콘텐츠 몰입도에 주목, ‘오타쿠’를 타겟으로 한 장르의 게임을 속속 내놓고 있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일색이던 국내 게임업계에 새 트렌드가 더해진 셈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서브컬처 게임 장르의 첫 ‘대박’ 장르는 지난해 론칭한 카카오게임즈 (34,750원 ▼400 -1.14%)의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다. 일본에서 이미 서비스를 시작해 성공을 보장 받은 콘텐츠지만, 국내 흥행은 미지수였다. 국내 출시 초반 미숙한 서비스에 따른 잡음에도 불구, 이를 딛고 서브컬처 게임이 국내 시장에서도 먹힌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
서브컬처 게임은 우마무스메 전에도 국내 시장에 끊임 없이 도전을 해왔다. 2012년 액토즈소프트가 서비스하던 ‘확산성 밀리언아서’부터 2017년 넷마블 (51,900원 ▼600 -1.14%)이 내놓은 ‘페이트/그랜드오더’까지 모두 서브컬처로 분류된다. 2020년 중국 호요버스가 출시한 글로벌 흥행작 ‘원신’도 서브컬처 요소가 다분하다. 2021년 출시한 넥슨게임즈 (24,250원 ▼650 -2.61%)의 ‘블루아카이브’ 역시 서브컬처 게임이다.
우마무스메는 서브컬처 이용자 층도 상당한 수준의 과금을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기존 여타 서브컬처 게임과 차별화됐다. 우마무스메는 지난해 출시 직후 양대 앱마켓 1위를 차지하고, 한때 일간 매출 150억원 가량을 기록하며 카카오게임즈에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별도의 안정적 먹거리를 안겨줬다. 최근에도 6월 업데이트를 통해 매출 순위가 역주행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이에 힘입어 올해 초 수집형 RPG ‘에버소울’을 출시하며 서브컬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승리의 여신: 니케. /사진=시프트업 |
서브컬처 게임의 대중성이 확인되며 게임사들도 앞다퉈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승리의 여신 니케’를 출시한 시프트업은 흥행을 바탕으로 IPO(기업공개)까지 준비하고 있다. 호요버스는 지난 4월 ‘붕괴: 스타레일’을 출시하며 국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5월 국내 출시한 스마일게이트의 ‘아우터플레인’은 이달 중 글로벌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달 컴투스홀딩스 (43,500원 ▲150 +0.35%)가 출시하는 MMORPG ‘제노니아’ 역시 그래픽에 서브컬처 요소를 담았다. 라이오하트스튜디오가 준비 중인 신작 중 ‘프로젝트 C’도 서브컬처 장르다.
이 같은 서브컬처 바람은 MMORPG 위주로 편중된 국내 게임 시장을 다양하게 만드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우마무스메 등 대부분의 게임이 여전히 국산 MMORPG와 같은 ‘뽑기템'(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에 의존하고 있기에 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며 그간 주류 문화에 가려졌던 서브컬처 마니아층이 과거보다 더 공개적으로 활동하기에 용이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우마무스메를 통해 서브컬처 팬덤의 구매력 및 상업성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도 새로운 서브컬처 게임들이 속속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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