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미국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를 받으려면 배터리의 핵심 광물을 조달해서는 안 되는 중국 기업을 명확히 정의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만 핵심 광물을 조달하도록 한 현재의 원산지 요건을 확대해 한국 기업이 주로 광물을 조달하며 비(非)FTA 국가인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을 추가해달라는 뜻도 밝혔다.
18일(현지 시간) 미 정부 관보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식 의견서를 최근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제출했다. IRA는 2025년부터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미국의 적대국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해외 우려 기업’으로부터 조달된 핵심 광물을 사용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는 보조금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소유 및 통제의 기준이 분명하지 않아 거의 모든 중국 기업이 포함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 기업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국내 생산할 때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점에 대한 이해도 촉구했다. 중국은 세계 양극재 및 음극재 원료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은 주로 이 원료를 수입해 양극재와 음극재를 만든다. IRA 규정은 2025년부터 이 경우에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배터리 공급망 특유의 복잡함과 글로벌 상호 의존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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