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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리 오토모빌, 남들과 다르게 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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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리 오토모빌이 다듬어낸 자동차는 독특하다. 오브리의 대표 펙이 자동차 복원에 대한 고정관념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들려준다
사진 맥스 에델스톤(Max Edleston)

조지아 펙과 그녀의 불 테리어 뒤로 개조작업 중인 오브리 002가 보인다
조지아 펙과 그녀의 불 테리어 뒤로 개조작업 중인 오브리 002가 보인다

붐비는 A120 도로가 한 차선으로 좁혀지는 에식스주 콜체스터 외곽에서 몇 마일만 더 달려가면 느긋한 시골길로 접어드는 좌회전 구간이 나타난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이 좌회전 구간에 무사히 들어서면 이런 곳에서는 으레 그렇듯 쭉 늘어선 농가가 우리를 맞이한다. 그 중 한 건물 안에는 1988년형 메르세데스-벤츠 G-바겐이 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봐온 280 GE가 아니다. 이 차는 바로 오브리 오토모빌의 두 번째 복원품, 그들의 명칭에 따르면 오브리 002다. 대담하게 재조명한 1973년형 랜드로버 시리즈 3 109(오브리 001)의 뒤를 이어 선보인 ‘더 공감할 수 있는’ 후속작품이다. 오브리는 지난해 이 차를 내놓으면서 회사 위치도 함께 공개했다.

요즘 곳곳에서 클래식카 복원 및 개조작업을 하고 있으니, 이곳 또한 그리 특별할 것 없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브리는 다르다. 이는 설립자 조지아 펙(Georgia Peck)이 꼭 말하고 싶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른 복원회사들은 매우 마초적이에요.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제품은 매우 절제된 사치품이죠” 사실 이 회사를 돋보이게 하는 건 다름 아닌 그녀 자신이다. 올해 29세인 펙은 철저히 남성 중심이던 이 산업에 과감하게 도전해 젊은 여성들을 위한 선구자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펙은 아버지와 함께 클래식카를 만지작거리며 자랐고 모터스포츠 영웅인 헨리 오브리 펙의 비디오를 보면서 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키워왔다. “저는 텔레비전이 아니라 현실에서 슈퍼맨을 봤죠. 저의 슈퍼맨은 바로 할아버지였으니까요.” 그녀의 말이다.

19세 때, 펙은 그녀의 첫 번째 클래식 작품인 1992년형 미니 아크 드 트리옴프를 구입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애스턴 마틴 DB5만큼 희귀하고 가치 있는 클래식카를 찾아내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25세가 되었을 때 그녀는 ‘고급스러운 자동차 이벤트와 모험’을 이끄는 입장에서 오브리 펙을 설립했고, 곧이어 클래식카 복원과 개조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사업화하기로 결심했다.

“미니는 제게 영감을 줬어요. 애틋한 진심을 갖고 있는 한 자동차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게다가 그 일을 멋지게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줬거든요.” 그녀가 사업 초기를 떠올렸다.

4×4 전문인 오브리의 작업은 세계 각지 고객의 주문에 맞춘 특별 개조까지 아우르는 미세한 복원작업을 모두 수행한다. 불과 1년여 만에 이 회사는 이미 10건의 맞춤형 예약을 확보하는 등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그중 하나는 차양이 있고 가구가 잘 어울리는 ‘피크닉 테마’의 랜드로버다. 당연히 수납형 주방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작업은 단편적인 업무보다 훨씬 더 깊숙이 들어간다. 첫 작품인 오브리 001을 예로 들어보면, 너트 및 볼트 복원과 왼쪽 운전석으로 전환, 엔진 및 기어박스 개조, 새 서스펜션 적용, 새 브레이크 교체 및 아연도금 섀시 탑재 등 기술적 작업을 모두 일단락한다. 그러고 나서 목재 데크와 음료수 캐비닛, 코놀리 가죽 실내, 현대적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스위스 알프스에서의 새로운 일상을 위한 여덟 가지 구성의 루프 등을 모두 차에 맞춰 넣는다.

오브리의 눈길 끄는 사업은 시작과 함께 금세 입소문 났다. 오브리 설립 때부터 함께한 다섯 명의 전담팀과 디지털 망 구축을 담당한 펙의 동생 엘리엇(그가 없었더라면 작업결과를 미리 보여주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등 직원들은 모두 30세 미만이다.

그러나 모든 게 순탄치만은 않았다. 펙은 “처음 시작했을 때는 공정의 각 부분에 대한 모든 견적을 내곤 했습니다. 한 대의 작업을 하면서 인테리어에 대해서만 여섯 개의 견적을 받기도 했고, 때로는 1만 파운드(약 1674만 원)의 가격 차가 벌어지기도 했어요. 전체 작업을 위한 모든 부분에서 비용이 크게 올라갔습니다.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내가 나이 어린 여자이니까, 게다가 이 업계에 처음 들어온 신출내기이니까 다들 내가 정확한 비용을 잘 모를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녀가 사업 초기 클래식카를 찾아다니던 때에 이미 겪었던 일과 경험이 뒤따랐다.

오브리의 여정은 복원한 랜드로버와 함께 시작되었다
오브리의 여정은 복원한 랜드로버와 함께 시작되었다

펙은 “전화를 받는 두 가지 유형의 남자가 있었어요. 하나는 선심을 쓰는 척하면서 실상 저를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는 유형이었고, 다른 하나는 정말 친절하고 좋게 대해주면서 저를 도와주려 노력하는 남자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하나 같이 그 두 가지 유형 중 하나였어요. 그나마 두 번째 유형의 남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긴 하지만, 펙은 그래도 상황이 변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 업계에 뛰어들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조언을 구할 때면, 펙은 늘 “빨리 적응해야 해요. 그리고 과한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라고 말하곤 한다. “제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은, 그들이 당신에게 말하듯이 당신 역시 누군가와 얘기해야 한다는 겁니다.” 펙이 덧붙였다. “그냥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정말로 자신감을 갖고 쓰러지지 않아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아니라고 말하거나 누군가가 당신을 속이려 든다면, 그냥 거절해버리세요. 그리고 계속 나아가세요.”

펙은 더 많은 여성이 업계에 진출함에 따라 상황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곧 오브리 팀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울 수 있을 전망인데, 그런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모든 게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요. 이미 지난 몇 년 동안 저는 더 많은 여성들이 이 업계로 들어오는 걸 지켜보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21세의 여성을 채용하려 하고 있다는 저 스스로도 일종의 충격이에요.”

“어떤 일을 하는 여성들이 많을수록, 남성들은 그들을 더 존중할 겁니다. 그러면 점차 여성과 남성간의 차별 없이 평준화하기 시작하리라 기대할 수 있겠죠.”

오브리의 미래 계획은 무척 야심만만하다. 그것은 4×4 복원(“회사가 자리잡으려면 집중해야 해요”) 일변도에서 벗어나 회사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포츠카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맞춤형 작업 워크숍이 펙의 미래 계획에 올라와 있다. 사실 그녀의 스포츠카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다르다. 그녀가 매일 타고 다니는 차는 바로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다.

“저는 오브리가 랜드로버뿐 아니라 스포츠카와 클래식카, 럭셔리카를 두루 아우르며 새로운 영역 도전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자동차 제작 서비스 업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펙의 말이다. “그것이야 말로 저의 큰 꿈이죠.”

글·윌 리멜(Will Rimell)

오토카코리아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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