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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단통법’…’폐지’보다는 ‘보완’으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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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스마트폰 구매시 통신사로부터 지원받는 공시지원금에 더해지는 '추가 공시지원금' 한도가 15%에서 30%로 늘어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단말기유통법(단통법) 및 지원금 공시 및 게시 방법에 관한 세부기준(고시)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먼저 단통법 제 4조5항 개정을 통해 유통점에서 지급하는 추가 공시지원금 한도는 현행 '공시지원금의 15%'에서 '공시지원금의 30%'로 2배 상향하기로 했다.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판매대리점. 2021.5.287/뉴스1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스마트폰 구매시 통신사로부터 지원받는 공시지원금에 더해지는 ‘추가 공시지원금’ 한도가 15%에서 30%로 늘어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단말기유통법(단통법) 및 지원금 공시 및 게시 방법에 관한 세부기준(고시)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먼저 단통법 제 4조5항 개정을 통해 유통점에서 지급하는 추가 공시지원금 한도는 현행 ‘공시지원금의 15%’에서 ‘공시지원금의 30%’로 2배 상향하기로 했다.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판매대리점. 2021.5.287/뉴스1

2014년 제정돼 10년차를 맞이한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존속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정부가 이달 하순 발표할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에 단통법 규제를 완화하는 개선책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단 일각에서 주장하는 ‘단통법 폐지’는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단통법 폐지에 적극적인 이해관계자는 중소 단말기 유통망이다. 염규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DMA)회장은 1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통법은 가계통신비 상승의 주범”이라며 단통법 폐지를 요구했다. 그는 “단통법으로 인해 통신 산업의 핵심축인 소상공 유통은 붕괴됐고 소비자 가계통신비는 계속 증가한다”며 “단통법의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에서도 단통법 폐지를 논의 중이다. 앞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단통법 시행으로 지원금이 축소되는 등 오히려 이용자 후생이 저하됐다며, 단통법을 폐지하고 이용자 후생 증진과 직접 관련된 조항들만 전기통신사업법에 반영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단통법은 단말기 구입시 불투명한 지원금 살포 등 혼탁해진 이통시장의 유통 구조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시행됐다. 신규·번호이동·기기변경 등 가입 유형을 선택하든, 어느 유통망에서 휴대폰을 구입하든 동일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통3사는 공시금액을 초과하는 지원금을 줄 수 없고, 대리점이 줄 수 있는 추가 보조금의 상한을 뒀다.

효과는 있었다. 과거에는 휴대폰을 구입할 때마다 ‘싸게 산 게 맞나’ ‘호갱(호구+고객)이 되지 않았나’ 찜찜함을 떨치지 못했지만, 단통법 시행으로 고객은 한결 불안감을 덜었다. 물론 온라인에서 음성적으로 활동하는 이른바 ‘성지’ 등은 횡행했지만, 비교적 제한적인 사례일 뿐 과거처럼 드러내놓고 차별적 보조금을 뿌려대는 사례는 줄어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단통법으로 가계통신비가 안정화될 것이란 여론의 기대는 충족시키지 못했다. 우선 이통3사 간 ‘가입자 빼앗기’ 경쟁이 사라지면서 보조금의 원천인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이 감소했다. 실제로 연간 번호이동은 단통법 시행 전인 2013년 1116만건에서 작년 453만건으로 60% 이상 감소했다. 휴대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며, 마케팅 비용을 덜 쓰게 된 이통3사는 내심 단통법을 반기는 표정이다.

특히 단말기 가격의 상승도 단통법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이었다. 2021년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7대3 시장으로 재편됐다. 양사 과점 체제에서 단말기 가격은 지속 상승했다.

2014년 갤럭시S4 모델의 출고가는 86만6800원이었는데, 올해 갤럭시S23(256GB 기준)의 출고가는 115만5000원으로 33.2%가 올랐다. 최고 인기 모델인 ‘갤럭시S23 울트라'(159만9400원), 갤럭시Z플립4(135만3000원)와 비교하면 인상 폭은 더 커졌다. 가계통신비의 상당 부분을 단말기 가격이 차지하고, 그간 보조금에 단말기 제조사도 기여해 왔던 점을 고려하면 고객 주머니 부담이 커졌다. 최근 ‘단통법 무용론’이 제기된 이유다.

소비자도 ‘스마트’해졌다. 단통법 이전에는 오프라인 휴대폰 유통망에 의존해야 했던 탓에 ‘깜깜이 보조금’에 휘둘리곤 했지만, 현재는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통 플랫폼 등을 통한 가격 비교·공유가 가능해졌다.더는 ‘동일한 혜택’에 소비자들이 구속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의 근거다.

그럼에도 단통법 완전 폐지는 쉽지 않다.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모두 관여하는 법안인 만큼, 어느 한 갈래로 입장이 모아지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섣불리 풀었다 다시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단통법이 10년 정도 된 만큼 어떤 역할이 바람직한지 종합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폐지 또는 유지를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방통위의 경우, 이용자 간 차별적 보조금 행태가 재발할 가능성을 우려해 단통법 폐지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방통위는 유통점의 추가지원금 한도 기존의 15%에서 30%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단통법이 현재 휴대폰 이용자들이 널리 이용하는 ‘선택약정 요금 할인제도와 맞물려 있어 폐지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선택약정요금 할인이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제도라 폐지하기 어렵다”며 “결국 폐지보다는 대리점 보조금 차등 제한 조항을 없애거나 가입자 유형별 보조금 차별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보완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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