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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도로에 나서자, 비로소 진가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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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주행에 특화한  ‘올 뉴 디펜더 130’ 차체모습. 랜드로버 제공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한 ‘올 뉴 디펜더 130’ 차체모습. 랜드로버 제공

“어우, 길다.”

‘올 뉴 디펜더 130’은 랜드로버를 대표하는 오프로드(험로주행) 차량 디펜더의 롱 보디 모델이다. 4도어 모델인 디펜더 110의 트렁크 공간을 늘린 모델이다. 3열을 장착해 8명이 탈 수 있는 크기를 갖췄다. 전장(앞뒤 길이)은 5358mm이며, 뒤에 붙은 예비용 타이어를 제거하면 5098mm다. 높이도 1970mm에 이르다 보니 도로 주행 시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모델이다.

디펜더 130의 강점은 공간이다. 성인이 3열에 앉아도 레그룸(발이 움직이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3열 시트가 펼쳐진 상태에서도 트렁크 적재 공간은 389L에 이른다. 다만 3열을 접었을 때 바닥이 평평하게 펼쳐지지 않고 턱이 생긴다는 점은 아쉬웠다. 이 때문에 넓은 실내 공간을 갖고도 ‘차박’(차량 숙박)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차체가 높아 도심을 주행할 때 ‘편안하다’란 인상을 받기는 어려웠다. 가뜩이나 기다란 차체 탓에 도로 폭이 좁은 서울 도심이나 아파트 주차장을 운전할 때는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비포장도로로 나서자 디펜더 130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높은 경사 구간에서도 차량은 밀리는 느낌 없이 힘차게 나갔다. 4단계로 높이를 조정하는 에어 서스펜션은 오프로드에 진입하면 지상고를 75mm 높여주고, 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추가로 70mm를 늘려 최대 145mm까지 차체를 높일 수 있다. 도강(渡江) 높이는 900mm다. 안전띠를 풀면 하차를 돕기 위해 에어 서스펜션이 자동으로 높이를 50mm 낮춰준다.

중앙에 위치한 11.4인치 스크린, LG전자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피비 프로’와 티맵모빌리티의 내비게이션 ‘T맵’ 등은 조작 시 편의성을 높여줬다. 가격은 휘발유(P400 X 다이내믹) 모델 1억4217만 원, 경유(D300 X 다이내믹) 모델 1억3707만 원이다. 연비는 휘발유 모델이 L당 7.2km, 경유 모델은 L당 9.9k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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