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분의 1′ 초저농도 이산화질소도 측정 가능…1만번 이상 구부려도 센서 성능 유지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폐를 본떠 초저농도의 ‘이산화질소'(NO2)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산화질소는 미세먼지 주범 중 하나로 심혈관 질환과 퇴행성 뇌 질환을 유발하는 기체다.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는 구부려도 에너지 효율과 성능을 유지해 향후 헬스케어 기기에 적용이 기대된다.
13일 과학계에 따르면 권혁준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대기 중 이산화질소를 측정·관리하려면 센서 개발이 중요하다. 센서 성능은 저농도 기체를 신속히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이산화질소 모니터링 센서는 기체가 만드는 빛을 감지하는 화학적 방식을 활용했다.
하지만 화학적 방식은 부피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들뿐더러 측정 범위가 한정적인 문제를 지닌다. 이를 극복하고 반도체식 센서를 고안했지만, 저농도 기체를 검출하는 데 한계가 있고 높은 작동 온도를 요구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DGIST 연구팀은 ‘레이저 유도 그래핀'(LIG·Laser-Induced Graphene)을 통해 고감도 이산화질소 측정 선세 개발에 나섰다. 그래핀은 잘 휘어지면서도 강도가 강철보다 200배 높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물질이다. 특히 사람의 폐에서 착안한 계층적 기공(氣孔·숨구멍) 구조를 고안하는 데 집중했다.
연구팀은 그래핀을 활용해 ‘나노-다공성’을 갖는 금속유기구조체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사람 폐와 유사하면서도 초저농도 이산화질소를 모니터링하는 센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기존 이산화질소 센서와 새로 개발한 센서 성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초저농도인 0.168 ppb(1ppb는 10억분의 1)를 15초만에 측정했다. 이 센서는 레이저 공정을 이용해 진공 장비와 같은 복잡한 기반 시설 없이도 간편하게 전극을 형성할 수 있었다. 또 최대 1만번 이상 구부려도 가스 센서의 성능을 유지했다.
권혁준 교수는 “대기오염을 효과적으로 측정·관리하기 위해 사람의 폐를 착안해 센서를 제작했다”며 “이 센서를 향후 고성능 웨어러블(Wearable·구부리는) 기기 등에 적용해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임형태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박사생이 제1저자로, 권혁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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