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원이 넘는 가격대 때문에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존재입니다만, 모델S와 모델X는 테슬라가 전기차 업계 거물로 비상할 수 있도록 기여한 중요한 모델입니다. 특히 모델S는 2012년 처음 데뷔하여 벌써 11년이 넘는 차가 되었습니다.
보통 내연기관차 제조사들이라면 그 11년 동안 풀 모델 체인지를 두번 쯤 했을텐데, 테슬라에서 최근 공개한 모델S, 모델X의 리프레시 신모델을 보면 외관상으론 10년 전 모델 대비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실물을 봤을 때 겉으로만 보고 별 기대를 안 가졌지만, 내부적으로 생각보다 큰 변화를 거쳤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눈매와 범퍼 하단 등화류 디자인이 조금 더 날렵해진 것 외엔 기존 모델S 1차 페이스리프트 사양 대비 큰 차이는 없어보입니다.
후면부 또한 전체적인 디자인 자체가 크게 바뀌진 않았으나, 테일램프 가장자리를 어둡게 스모크 처리하고, 점등 패턴 디자인을 사각형 모양으로 바꾸면서 변화의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번쩍이는 크롬으로 표현했던 도어 캐치, 윈도 라인 테두리, 테일램프 사이 장식 등을 모두 어둡게 처리하여, 요즘 유행하는 “크롬 죽이기” 데코레이션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되도록 준비했습니다.
외관과 달리 실내는 거의 새 차를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뜯어 고쳤습니다. 우선 대화면 센터 스크린이 기존 세로로 넓은 타입에서 가로로 넓은 17인치로 커진 점이 눈에 띕니다. 모델3과 비슷한 레이아웃인데, 모델S는 모니터 자체를 운전석 방향으로 살짝 꺾어서 사용 편의성을 개선했습니다.
어떻게 써야할 지 감도 안 오는 요크 스티어링 휠입니다. 보통의 원형 스티어링 휠과 달리, 윗부분을 과감하게 잘라낸 요크 스티어링 휠은 마치 게임기 조작계통을 연상케 합니다. 다행히 이 요크 스티어링 휠은 37만원짜리 옵션이고, 옵션 추가를 안 하면 보통의 원형 스티어링휠을 제공한다 합니다. 적응하기 어려운 저 같은 사람들은 옵션 추가를 안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진에서 암시할 수 있듯 스티어링 휠 뒤쪽에 아무런 컬럼 레버가 달려있지 않습니다. 턴시그널, 와이퍼 등 모든 조작은 스티어링 휠 터치 버튼 조작을 통해 이뤄지며, 심지어 기존 컬럼 시프터 타입으로 제공하던 전자식 변속레버 또한 삭제했습니다.
잘 보이실까 모르겠지만, 듀얼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 아래 아주 자그마한 비상등 주변으로 P, R, N, D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쪽에서의 터치 조작을 통해 변경하는 방식입니다. 현대차도 센터콘솔 쪽에 버튼식 변속시스템을 애용하다가 사용 상 불편함을 지적하는 여론이 너무 많아 최근부터 컬럼 시프터를 쓰고 있는데, 테슬라는 거꾸로 가는군요. 컬럼이 아예 없으니 보기에 깔끔하긴 한데, 사용 편의성에서 어떨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모델3, 모델Y에서 호평 받았던 넓은 센터콘솔 및 2단 커버 시스템은 모델S 리프레시에 그대로 표현되었습니다.
스티어링휠에서 시작된 터치버튼 사랑은 도어까지 이어집니다. 모델3와 모델Y의 도어 오픈을 버튼식으로 표현해 세간에 충격을 줬는데, 모델S와 모델X는 아예 터치버튼 타입으로 적용했습니다. 예전 모델S나 모델X를 보면 테슬라가 각종 버튼이나 레버를 벤츠나 타사 제품을 그대로 빌려쓰는 형태가 종종 보였는데, 이제 2차 리프레시를 통해 테슬라만의 독자적인 부속과 작동 방식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익숙하진 않지만, 적응되면 편할까요?
이젠 모델X입니다. 앞서 모델S 리프레시에서 표현된 소소한 외관 리터치가 비슷한 레퍼토리로 적용됐습니다. 보통 영문 알파벳으로 트림명을 표현하는 것과 달리, 테슬라는 플래드(Plaid) 트림에 대해 마치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빨려 들어가는듯한 형상의 그래픽을 별도의 엠블럼으로 고안해 적용했습니다.
모델X만의 독특한 “팰컨 윙 도어”입니다. 이름처럼 새가 위로 날개를 펼치듯 하는 모양으로 펼쳐져 올라가는데, 전동접이식 도어가 주변 차량이나 사물을 감지해 좁은 틈새에서도 안전하게 도어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다만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행사장에서 모델X를 전시할 때엔 수많은 관객들이 반복적으로 조작하는 과정 상에서의 안전이나 내구도 측면에서 걱정이 되는 것일지, 저 팰컨 윙 도어를 직접 열고 닫으며 조작해볼 수는 없게 하더군요. 이 차 역시 도어가 열린 채로만 구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열 실내 모습은 모델S와 거의 비슷합니다.
때문에 2열 공간에 대해서 바로 넘어가보면..
리어 공간에서의 놀라움은 센터콘솔 쪽에 배치한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요즘 내연기관 대형 고급차들도 이제 뒷좌석에 터치스크린을 통해 각종 편의사양들을 조작하게끔 마련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통크게 8인치 터치스크린을 암레스트 뒤쪽에 준비했습니다.
이 화면을 통해 공조 기능 뿐만 아니라, 유튜브, 테슬라 자체 내장 게임 등 앞좌석 대화면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편의 기능을 즐길 수 있습니다. 2열 시트 착좌 기준으로 저 스크린의 위치가 너무 아래쪽이라서 화면을 보려면 고개를 많이 낮춰야만 하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화면의 크기와 기능 집약도를 생각하면 테슬라의 혁신성에 대해 또 한번 놀라게 됩니다.
3열 2인승 시트까지 하면 총 6명이 앉을 수 있는 구성이지만, 3열 시트의 레그룸이 너무 제한적이기에 사실상 접어두고 4인승으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플랫폼 구조상 앞/뒤 트렁크 공간을 말도 안 되게 넓게 뽑을 수 있다는 점 또한 테슬라의 여전한장기입니다.
테슬라 모델S 및 모델X의 국내 판매 사양은 일반 듀얼모터 트림과, 고성능 플래드 트림 두가지로 정리했습니다. 플래드 트림은 특히 1,020마력 트라이모터를 통해 0-100km/h 모델S 2.1초, 모델X 2.6초의 어마어마한 성능을 뽑아내며, 국내 인증 주행거리 또한 복합 474km(모델S), 439km(모델X)를 달성했습니다.
물론 1억 3~5천만원 수준의 높은 가격을 생각하면 만만치 않지만, 4자리수 출력과 심장 멎을듯한 동력성능을 내연기관 고성능차로 생각하면 마땅히 떠오르는 대안이 없기도 하죠. 공도를 다닐 5도어 승용차 내지 SUV로썬 너무 과한 스펙이긴 하지만, 테슬라의 기술력 과시와 팬덤 로열티 강화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존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V라운지 파트너 필진 아방가르드 evloun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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