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픽셀폴드. /사진=구글 |
구글이 두 번째 폴더블폰 출시를 잠정 포기했다. 품질 및 기술적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경쟁사 제품을 능가할 만한 완성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향후 기술력을 높이고 최적화를 완성해 삼성 폴더블폰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1일 샘모바일, GSM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 하드웨어 디자인 담당자인 아이비 로스(Ivy Ross)는 최근 ‘메이드 바이 구글’ 팟캐스트에서 “당초 ‘픽셀폴드’ 외에 또 다른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품질, 완성도 문제로 출시를 포기했다”며 “경쟁사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 때까지 참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픽셀폴드는 지난달 11일 구글이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공개한 자사 첫 폴더블폰이다. 이달부터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에 공식 출시됐다. 로스가 언급한 ‘또 다른 폴더블폰’이 어떤 제품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가로축을 중심으로 접는 ‘클랩셸'(Clamshell, 조개껍데기)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과 동일한 폼팩터다.
업계에선 구글이 폴더블폰 출시를 포기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 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출시에 급급해 최적화가 안 된 상태에서 섣불리 제품을 출시하면 후폭풍 더 클 수도 있다”며 “아직 HW(하드웨어) 측면에선 기술력이 부족하고 폴더블폰 시장에 처음 뛰어드는 만큼, 신중한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IT 전문매체 샘모바일 역시 “삼성의 차기 폴더블폰 출시가 예고된 상황에서 두 개의 폴더블폰을 동시 출시하지 않은 구글의 결정은 의심할 여지 없이 환영할 일”이라며 “(지금은 중단했지만) 구글은 언젠가 새로운 폴더블을 출시할 것이고, 삼성은 이를 대비한 적절한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이 폴더블폰 출시를 취소하거나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구글은 2021년 말 폴더블폰 개발 과정에서 한 차례 출시를 중단한 바 있다. 비용 대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기술적 한계에 봉착했던 것이 이유였다. 중국 TCL도 2년 전부터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나 단가와 기술적 문제로 상용화를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업계에선 폴더블폰 자체가 상당한 기술력을 요하는 제품군이라 개발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디스플레이를 단순 접고 펴는 것을 넘어 벌어진 틈 사이에 이물질이 침투하지 않는 심리스(끊김없는)한 설계가 필요하다. 얇은 두께와 내구성을 위한 고도화된 힌지(경첩) 기술력도 갖춰야한다. 2014년부터 폴더블폰 개발에 착수한 삼성전자도 출시까지 5년이 걸렸다.
애플 역시 현재 폴더블폰을 준비 중이지만 최적화 등의 이유로 출시가 늦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5년 출시다. 이 전망이 맞다면 2019년 폴더블폰을 처음 출시한 삼성보다 최소 5년 뒤쳐지는 셈이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확장하며 삼성을 위협하고 있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선 삼성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구글, 애플 등 빅테크가 폴더블폰 출시에 어려움을 겪는 것 자체가 폴더블폰 개발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라며 “삼성은 10년 전부터 폴더블폰을 준비해왔고,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완성도를 이끌어냈다. 폴더블폰 기술력은 삼성이 (중국보다) 1~2년 앞선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은 45%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1분기는 삼성 폴더블폰에 비수기지만, 시장 초창기인 2020년(90% 육박)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어 오포(21%), 화웨이(15%)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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