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던 ‘블루 아카이브’의 1.5주년 페스티벌’이 20일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됐다. 티켓링크 예약 전쟁을 시작으로 행사의 내용들이 공개되며 행사가 시작되는 날까지 여러 이슈가 있었으나, 현장에는 예매에 성공한 약 7천 명 정도의 ‘블루 아카이브’ 이용자들이 방문했다.
이번 행사는 ‘블루 아카이브’라는 한 가지 IP만으로 진행되는 이른바 온리전을, 넥슨이라는 대기업이 일산 킨텍스에서 꽤 큰 규모로 개최했기에 한국 서브컬처 업계에 있어서도 큰 획을 그은 행사라고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행사도 걱정이 기우였다는 듯, 현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처럼 ‘블루 아카이브’의 1.5주년 페스티벌’은 이용자들에게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아쉽게도 그렇지 못한 부분도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이 보여준 장점과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장점은 외부 대기열 관리와 공연 프로그램
■ 준비했다는 것이 확실히 체감된 외부 대기열 관리
‘블루 아카이브’는 대기열과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은 편이다. 작년 7월에 있던 서울 코믹월드, 각종 컬래버 매장 등에서의 대기열 문제가 있었기에, 이번 ‘1.5주년 페스티벌’의 입장 및 대기열에 많은 이용자들의 시선이 주목됐다. 게다가 이번에는 예약제였고, 타 행사들과 다르게 정말 ‘블루 아카이브’를 즐기는 이용자가 방문할 예정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렇기에 기자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대기열을 담당하는 관계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했는데 “대기하시는 분들이 순서에 맞춰서 입장할 수 있도록 인력 및 시스템적으로도 준비를 해놨다. 이 밖에도 현장에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였다”는 대답을 받았다
넥슨 관계자도 “이용자들의 안전과 입장 순서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혹시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구급시설과 비상연락망도 준비했다”며 관련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그래서 실제로도 행사장에서 입장 관련 시스템과 많은 스태프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외부 대기열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도 취재한 본 결과, 입장 예상 시간이 조금은 늦어졌으나, 외부부터 시작해서 내부 입장까지의 관리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는 평을 들을 수 있었다.
또 떠도는 소문으로 번호순으로 입장을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와 관련된 내용을 취재하기 위해 이용자들을 찾던 중, A열의 1번 이용자와 외부와 내부 총 두 번에 만나서 짧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A열 1번 이용자는 “어쩌다 보니 운 좋게 1번으로 예약할 수 있어 A열의 가장 앞에 대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입장이 시작됐을 때도 실제로 가장 먼저 입장했고, 그렇기에 원하는 굿즈들을 구매할 수 있었다”라는 대답을 받았다.
외부 대기열 부분에서는 준비한 것이 확실히 체감됐고, 현장 이용자들도 이에 대해 나쁘지 않았다는 평을 주로 내렸다.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이번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의 입장 대기열 관련 부분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 ‘5,000원짜리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서 극찬 받은 현장 프로그램 무대
이번 1.5주년 페스티벌의 상세 안내가 공개됐을 때 긍정적인 의견보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무대의 프로그램들이 밴드 공연, 퀴즈 이벤트의 반복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반복 무대만 있는 행사가 될 것 같다”는 의견을 커뮤니티에서 꽤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걱정이 기우였다. 1회차의 밴드, 디제잉 공연이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자 사람들이 점점 무대로 모이기 시작했고 이후에 진행된 사운드 아카이브와 1.5주년 OST가 공개될 때, 무대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사운드 아카이브 무대의 마지막쯤 가수 윤하가 무대에 올라 1.5주년 신규 OST를 부르며 이용자들에게 여운을 남겼고, 이른바 키보드좌라 불린 연주자가 Unwelcome School로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끌어내며 전체적인 행사가 마무리됐다.
현장 프로그램에 대해 이용자들에게 물어보자 “5,000원짜리의 최고 가성비 음악회다”, “윤하가 나와서 정말 깜짝 놀랐다”, “서브컬처 게임을 좋아한다면 윤하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데, 너무 섭외를 잘했다”는 등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SMS 문자 발송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퀴즈 이벤트, 포토존, 다양한 현장 참여 이벤트들도 전반적으로 이용자들에게 나쁘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다.
이 정도로 현장 음악 무대에서 뜨거운 반응과 호평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소녀전선’과 ‘마비노기’ 음악회 이후로 정말 간만이였다. 무대의 연주자들도 다 선생님들이었기에, 현장 이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적은 프로그램 수를 고퀄리티 연주로 완벽하게 채워낸 현장 무대는 ‘극찬’할 수밖에 없었던 행사 간 최고의 프로그램이었다.
■ 암표와 리셀러를 막기 어려운 예매제 행사
이번 행사가 예매를 통해 진행된다는 말을 듣자마자 모두가 걱정한 부분 중 하나다.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도 암표 문제를 피해 갈 수 없었다. ‘블루 아카이브’ 이용자들 간의 선의의 경쟁이 되야 하는 경쟁에 암표상, 리셀러 등이 끼어들며 판이 망가져 버렸다.
공식적인 자료에서 매진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7분이었지만 체감상으로는 약 1~3분 이내로 마감되며, 이용자들이 우스갯소리로 “1.5주년 페스티벌 예약에 성공하면 상위 10%, 플래티넘급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엄청난 경쟁이 있었다.
그러나 예매가 끝나자마자 중고거래 사이트에 특정 열의 티켓을 판다는 글을 시작으로, 굿즈 대리 구매를 진행한다는 내용까지 바로 볼 수 있어, 많은 ‘블루 아카이브’ 이용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심지어 이날 행사가 끝나갈 때 이른바 노쇼로 남아있는 티켓의 사진이 커뮤니티에 올라와 암표상과 리셀러에 대한 악감정이 극에 달했다.
티켓 예매제의 단점이 극단적으로 보인 경우인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큰 해답을 내기가 어렵다. 티켓 구매과정에서 게임 내 레벨 인증 등을 해서 예매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는 사실상 조금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장 이용자들에게 물어보자 “아무리 행사가 좋아도 암표상에게 표를 사서 올 바에는 오지 않겠다”, “암표상은 힘들어도, 되팔이를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지 않나? 표를 받을 때 계정 인증 등을 진행해서 걸렀으면 좋겠다”는 등 예매에 있어 부정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온라인 예매로 진행하는 순간 위와 같은 문제는 나올 수밖에 없다. 행사에서 완벽한 정답을 보여주기에는 어렵겠으나 현장표와 예약표를 나누거나, 아예 오프라인 대기열에 집중하는 등 이용자들이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관련 방안이 다음 행사에서는 확실히 준비되어야 한다.
■ 게헨나 무법지대가 되어버린 2차 창작 부스
대부분의 후기글에서 2차창작 부스의 관리가 잘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볼 수 있었다. 행사 참가의 주 이유에 굿즈 구매가 있을만큼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기에 굉장히 신경써야 되는 부분이었는데 너무나도 아쉬운 사례를 남기고 말았다.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근본적인 계기가 무엇일까?
특정 작가들이 가진 영향력에 대한 이해 부족과 ㅁ자 부스구조가 이번 행사 내부 대기열 문제의 주 원인으로 보인다. 중간에 태블릿 PC 예약이 멈춘 문제도 있었지만, 위의 두 문제가 더 영향력이 컸다.
특정 작가들의 경우 서울코믹월드 등의 기타 서브컬처 행사에서도 미친듯한 대기열을 보여주고 있는데, 순환하기 어려운 ㅁ자 구조를 선택해 회전율이 더 내려가게 되었다. 일반인들의 부스이기 때문에 카드결제가 당연히 되지않고, 판매의 경우도 대기업 팝업스토어처럼 운영되는 것이 아니기에 결제에 시간이 걸리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
학교 컨셉에 맞춰 기획한 것은 칭찬할 수 있으나, 행사 방문의 주 목적에 2차 창작 부스 굿즈 구매도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했어야 했다. 이른 아침 시간부터 외부에서 대기한 이용자들이 내부 부스에서도 장시간 대기를 다시 해야한다면 당연히 좋은 경험으로 남을 수 없다. 결국 2차창작 부스에 대기열은 길어지기 시작했고, 그 중 게헨나 부스가 대기로 인해 이른바 컨셉을 지키며 폭파됐다.
‘원신’의 과거 행사나 ‘메이플 스토리 20주년’에서 보였던 선례들을 참고했어야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준비가 조금은 아쉬웠다. 이 스노우볼 결국 2차창작, 샬레스토어, 현장 프로그램으로 굴러가며 현장의 금손 선생님과 이용자 모두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 갇혀버린 금손선생님들과 너무 비쌌던 팝업스토어
대기열 관련 문제로 부스를 취재하던 중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2차창작 부스로 온 금손 선생님들은 판매를 제외하고 어떤 이벤트도 참여할 수 없다는 놀라운 이야기였다. 그래서 몇몇 부스에 문의해 관련 내용을 취재해본 결과, 위 내용은 사실로 밝혀졌다.
금손 선생님의 경우 이른 시간부터 입장해서 굿즈 선구매를 할 수도 있기에, 이러한 패널티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행사가 끝나는 모든 시간까지 통제를 거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예를들면 샬레 팝업 스토어를 8순번 이후부터 이용할 수 있게 하거나, 아니면 특정 시간 이후부터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게 했어야 됐다.
금손 선생님들도 ‘블루 아카이브’를 사랑하기에 이런 행사에 노력을 기울여 참여한 것인데, 특정 부분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너무 심한 차별을 받은 것 같았다. 현장 입장 기본 세트도 받지 못했기에 더욱 그랬다.
현장에서도 “예매를 하지 않아도 올 수 있기에 어느정도 특례는 받았다고 생각하나, 조금은 풀어줄 수 있지 않나 싶다”, “입장할 때 받는 기본적인 쇼핑백도 받지 못했고 정말 부스에만 있었다. 식사도 따로 제공 받은게 없다”, “괜히 행동한 것에 트집잡혀서 추후에 있을 행사에 불이익을 받고 싶지 않다”는 등의 의견을 익명으로 조심스럽게 받을 수 있었다. 이날 행사를 빛나게 한 이유 중에 금손 선생님들도 있었는데, 이에 대한 대우가 조금은 아쉽다고 느껴졌다.
샬레 팝업 스토어도 공개됐을 당시부터 큰 논란이 있었다. 티켓 번호 순으로 굿즈를 구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굿즈 가격이 너무나도 비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행사전부터 팝업 스토어는 ‘폭리전’이냐는 말을 들을만큼 이용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된 현장 문제들과 섞이며 샬레 스토어는 현장 이용자들에게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이용자들은 “팝업 스토어와 2차 창작 부스의 선택을 강요받는 느낌이 들었다”, “무대 프로그램을 준비하면 뭐하냐? 결국 스토어 이용하게 되면 무대는 못보게 된다”, “한 2차창작 부스의 모든 굿즈를 샀는데 아리우스 점퍼보다 저렴하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주로 표출했다.
잘 만든 굿즈들도 있었으나, 평균적으로 높은 공식 굿즈의 가격대와 대기열 문제들로 인해 결국 공식 팝업 스토어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팝업 스토어의 굿즈가 생각보다 오래 남아 입장 번호대가 낮은 이용자들도 구매할 수 있었다고는 하나 현장에서 보인 평가를 뒤집기에는 부족했다.
행사가 끝난 시간인 오후 8시, 현장에 끝까지 남아 이용자들과 사진을 찍으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는 김용하 총괄 PD와 박병림 PD를 만날 수 있었다. 두 PD 모두 이번 행사의 부족한 점에 대해서 다양한 방면으로 피드백을 듣고 있었고, 게헨나 대기열 등 문제가 생겼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었다.
김용하 PD는 “늦은 시간까지도 남아있는 선생님들을 보며 감동과 함께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선생님들의 보여주는 사랑에 비하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꼭 2일짜리 행사를 선보일 수 있게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박병림 PD도 “매번 말씀드리는 내용이지만 ‘블루 아카이브’를 사랑해주는 이용자들을 볼때마다 정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행사에 있어 열심히 준비했지만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아쉬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기에, 이번 행사를 토대로 다음 행사에는 선생님들이 더 만족하실만한 행사를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정말 많은 이용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행사에 ‘블루 아카이브’를 주로 하는 이용자들이 방문했기에 더 솔직한 의견을 전해줬다.
전반적으로 만족했다는 의견을 보인 이용자들도 있었지만,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이용자들이 비율이 조금 더 많았다. 그들은 위에서 언급된 내용들 말고 아쉬웠던 내용으로 늦게 공개된 행사 세부 사항, 공식 작가 사인회 등의 문제에 대해 말했다.
한 이용자는 “행사 프로그램은 걱정을 괜히 했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그러나 예약제로 했음에도 외부 대기에 이어 내부에서도 툭하면 긴 대기가 이어졌다. 방문한 사람들에게 최대한 편의성을 주기 위해 예매 방식을 선택한 것 아닌가? 편의성이 없다면 차라리 더 많은 선생님들이 올 수 있게 해야 했다”고 말하며 이번 행사의 예매 및 대기에 대한 문제점을 크게 꼬집었다.
‘파란색 코딩뭉치’가 지금의 ‘블루 아카이브’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김용하 PD를 비롯한 많은 개발자들의 수정과 노력도 있었지만, 그들을 믿고 기다린 이용자들도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행사도 이와 마찬가지이며, 이용자들의 조언과 노력으로 충분히 개선해 나갈 수 있다.
대표적으로 둥둥섬을 시작으로 좋지 않았던 호요버스의 오프라인 행사들의 평이 조금씩 좋아지게 된 것도,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수용하는 모습과 함께 행사마다 개선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블루 아카이브’는 이번 행사에서 자신이 확실한 팬덤을 가진 IP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렇기에 넥슨과 ‘블루 아카이브’라는 이름에 맞는 행사 운영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김용하 PD가 남아서 문제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며 다음을 더 기대하게 만든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 현장에서 들은 대답처럼, 개선된 모습의 2일짜리 ‘블루 아카이브’만의 밝고 건전한 행사를 빨리 만나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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