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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3D 카메라로 졸음운전 방지…현대차도 주목한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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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송 딥인사이트 대표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오은송 딥인사이트 대표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1
교통사고, 그중에서도 사망사고의 가장 빈번한 원인은 졸음운전이다. 운전자가 운전을 중단하거나 스스로 졸음을 참지 않으면 특별한 해결책이 없다. 많이들 경험했듯, 졸음을 쫓기 위해 애쓰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깜빡’하는 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졸음운전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3D 센싱 솔루션 전문 기업 ㈜딥인사이트(Deep In Sight)다. 운전자의 얼굴이 전방을 향하고 있는지, 눈동자만 다른 곳을 보고 있지는 않은지 등 운전자의 상태를 감지하는 AI(인공지능) 기반 3D 센싱 카메라 기술을 개발한 회사다.

딥인사이트의 ‘ICMS'(In-Cabin Monitoring System, 차량 실내 운전자 및 탑승자 모니터링 시스템) 솔루션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3D 차량 실내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의 AI 기술과 초소형 스마트 3D 카메라를 결합했다. 3D 센싱 카메라가 포착한 운전자의 안면 상태가 이상한 형태로 일정 시간 지속되면 AI가 그것을 졸음의 전조 증세로 판단해 알람을 주거나 운전 환경을 바꿔준다. 저조도 환경이나 운전자의 안경 착용 상태에서도 정확하게 안면 인식을 할 수 있다.

동승자가 운전자를 방해하지 않는지, 어린 자녀나 반려동물을 차에 두고 내리지 않았는지 등 운전자를 중심으로 주변 상황까지도 모니터링한다. 차량 스피커 소리를 키우거나 공기를 환기시켜 운전자의 집중력을 높이는 등 모니터링 결과를 연동시키는 솔루션도 개발 단계에 있다. 탑승자들의 감정까지 감지하는 수준으로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목표다.

딥인사이트의 ICMS 솔루션 자료 사진 /사진제공=딥인사이트
딥인사이트의 ICMS 솔루션 자료 사진 /사진제공=딥인사이트

#2
딥인사이트의 솔루션은 오인식과 오작동이 빈번해 운전자가 오히려 혼란스러웠던 기존 3D 센싱 카메라보다 정확성, 호환성, 안정성이 강화됐다. 머니투데이가 만난 오은송 대표는 딥인사이트의 기술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저희 기술은 운전자가 정상적으로 운전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졸고 있는지, 음주를 했는지, 옆사람과 얘기하고 있는지 등을 감지해 정상 상태가 아닐 경우 이를 빠르게 판단해 운전자에게 알려줍니다. AI로 운전자의 눈··입 등 안면 상태 감지, 시선 추적 등을 하는 것이 딥인사이트의 핵심기술입니다.”

3D 센싱 카메라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인텔 같은 글로벌 기업이 기술과 시장을 이끌고 있다. 반면 딥인사이트는 AI를 3D 센싱 카메라에 최적화해 적용하는 기술을 차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3D 센싱 카메라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처리하는 기술을 AI 반도체에 최적화시켜 넣는다.

“저희는 운전자 상태 감지 애플리케이션을 위해선 카메라 모듈에 어떤 AI 기술을 탑재해야 최적화된 성능을 낼 수 있을지 등 애플리케이션마다 필요한 내용들을 AI 기술을 융합해 해결합니다. 3D 센싱 카메라, AI, 반도체 각각의 분야만을 하는 기업들은 따라하지 못할 기술입니다. 저희는 3D 센싱 카메라, AI, 반도체 모두 경험과 노하우가 있습니다. 이 니치 마켓(Niche Market, 틈새시장)에선 우리가 제일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딥인사이트는 13:1의 경쟁률을 뚫고 국가가 선정한 10대 신산업 분야 중 로봇 분야의 '초격차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사진제공=딥인사이트
딥인사이트는 13:1의 경쟁률을 뚫고 국가가 선정한 10대 신산업 분야 중 로봇 분야의 ‘초격차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사진제공=딥인사이트

#3
오 대표는 천문우주학 박사다. 별을 보는 카메라인 천체망원경을 만드는 것이 세부 전공이다. 학업을 마친 뒤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인공위성인 천리안위성에 탑재된 카메라를 만들었다. 인공위성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카메라였다.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에서도 일했다. 지구를 보는 탑재식 카메라를 만들었다.

“하늘을 보는 눈도, 지구를 보는 눈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로봇이 보는 눈’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인간이 눈으로 보고 뇌로 인지하듯 로봇도 마찬가집니다. 로봇의 눈과 뇌를 다루는 기술들이 진정한 미래기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핵심기술이 ‘3D 센싱 카메라'(눈)와 ‘비전 AI'(뇌)입니다. 이 두 기술을 최적화하는 솔루션이 미래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확신해 딥인사이트를 창업했습니다.”

오 대표가 30대 후반이던 2020년에 창업한 딥인사이트는 ‘카메라'(Sight)에 ‘딥러닝 AI 기술'(Deep)을 ‘탑재'(In) 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비전 기술에 AI를 최적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래서 3D 센싱 카메라에 AI 기술을 융합했다. 가장 먼저 차량 운전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ICMS를 아이템으로 잡았다.

“창업 당시 이 시장이 형성돼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업계에선 자율주행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보고, 운전자를 모니터링하는 것을 별로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율주행 시대가 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빨라도 2030년은 지나야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율주행 시대가 되기 전에 모빌리티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니, 차량 내부 환경을 어떻게 컨트롤할 것인지, 즉 ICMS가 관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딥인사이트는 5월 열린 제6회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 2023)에서 ICMS 솔루션을 선보였다. /사진제공=딥인사이트
딥인사이트는 5월 열린 제6회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 2023)에서 ICMS 솔루션을 선보였다. /사진제공=딥인사이트

#4
실제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현재 수요 전망도 긍정적이다. 유럽은 2025년부터 운전자의 졸음운전을 판단할 수 있는 모니터링 솔루션을 차량에 탑재하도록 법제화했다. 단 한번의 사고도 예방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기 때문에 미국 등 다른 선진국들도 이런 경향을 따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다. 일단 현대자동차·기아는 유럽시장 수출 차량엔 2025년부터 이 기능을 넣어야 한다.

“모빌리티 산업 구조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제조업(HW)에서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안전에 대한 법제화 이슈가 확산되고 있으며 운행 효율성 향상을 추구하는 등의 시장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장 요구에 발맞춰 운전자에게 실질직인 편의를 제공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도록 기술 및 솔루션 고도화에 계속 힘쓸 것입니다.”

딥인사이트는 운전자의 상태 뿐 아니라 행동과 감정을 분석해 차량 내부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경보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안전 확보가 목적인 솔루션이지만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information·정보와 entertainment·오락의 합성어) 시스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일례로 향후 자율주행 시대가 와서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탑승자가 피곤한 것으로 파악되면 차량 내부를 환기시키는 방향제가 나오거나 분위기를 바꿔줄 영상과 음악이 재생되거나 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를 타고 있는 탑승객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킬 경우 이를 건강 이상 행동으로 감지해 구급차를 부르거나 응급실로 향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사람의 상태를 모니터링한다는 것은 이처럼 헬스케어 분야에 연관될 수 있습니다. 딥인사이트의 솔루션은 모빌리티 분야 외에도 건설이나 교육 분야로도 확장될 수 있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안전모를 안쓴 인부를 감지할 수 있고, 장시간 인터넷 강의를 듣던 학생이 심한 피로를 느낄 경우 휴식을 권유할 수도 있습니다.”

AI 기반 3D 카메라로 졸음운전 방지…현대차도 주목한 스타트업

#5
최근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비전 분야 AI 기술 역시 매우 빠르게 발전 중이다. 기존 기술은 이미 확보된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지만 앞으로는 데이터 자체도 생성 형태로 재구성되고 AI가 자체적으로 학습·추론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오 대표는 전망했다.

현재까진 운전자의 상태를 안전운전 또는 졸음운전, 2가지 상태로만 구분한다면 생성형 AI는 ‘현 상태에서 10분 후에 존다’는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ICMS가 운전자의 전조 증상을 감지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는 것이다.

“생성형 AI 발달로 모니터링 형태의 AI 모델이 진단형 AI 모델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AI가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추론하면서 분석, 분류, 판독 등을 하게 되면 3D 센싱 카메라 모듈이 AI 기술을 얼마나 잘 적용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 부분에선 앞으로도 저희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것입니다.”

딥인사이트는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린 완성차 기업 현대자동차와 부품업체 만도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K-스타트업으로 기대된다. 모빌리티 뿐 아니라 로보틱스,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분야로 솔루션을 확장해 나갈 준비도 마쳤다.

“AI라는 차별적인 기술을 통해 차세대 3D 센싱 산업을 이끄는 국내 최고의 기업이 될 것입니다. 진일보한 ICMS 솔루션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것입니다. AI 기술과 비전 기술을 융합한 미래기술을 개발하고 시장 혁신을 선도하는데 기여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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