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재희 에디터
미래 PBV(목적기반모빌리티)는 다양한 활용도를 가진다. 특히 물류 배송 분야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비출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를 위해서는 실용성과 효율성 높은 적재함의 구조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최근 현대차는 실제 물류 배송 기사들의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바로 플러시 스윙-슬라이딩 도어가 그것이다.
현재 물류 배송 중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전달하는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Last mile delivery)’ 과정은 주로 1톤 트럭의 몫이다. 우리는 택배 트럭이 ‘샤시 캡(Chassis Cab)’ 적재함을 장착하고 거리를 누비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샤시 캡 적재함은 옆면에 미닫이문을 달아 물건을 비교적 편하게 넣고 꺼낼 수 있지만, 이 문으로 인해 공간이 좁아진다는 한계가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행 대부분 방식은 문 하나의 두께가 70mm로 가이드를 포함하면 적재 공간의 너비가 140mm 이상 줄어든다. 단차로 인해 부상 위험도 있었으며 일정 크기 이상의 물건을 하차하기 위해서는 후방 도어를 이용해야만 했다. 현대차가 단차 없는 스윙-슬라이딩 도어의 필요성을 느낀 이유이다.
현대차의 새로운 기술의 주요 특징은 단순하다. 적재함 측면부 도어를 여닫이와 미닫이 방식으로 모두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편리한 방식을 선택해 물건을 상·하차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방식을 모두 가능하게 한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적재함에 슬라이딩 기능을 위한 가이드 레일과 스윙 기능을 위한 힌지를 동시에 적용했다. 양쪽 문에는 가이드 레일과 힌지의 연결을 위한 홈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가이드 레일과 힌지에 결합, 해제 장치를 더했다.
이를 통해 스윙 손잡이를 위로 올리면 가이드레일과 도어 간 체결이 해제돼 문을 여닫이 방식으로 개폐할 수 있다. 스윙 손잡이가 수평인 상황에서 슬라이딩 손잡이를 당기면 스윙 힌지 부분의 체결부가 해제돼 가이드레일을 따라 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이 같은 플러시 슬라이딩-스윙 도어는 공간의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슬라이딩 방식으로 문을 열 때 고정된 옆문 바깥으로 겹치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카니발의 슬라이딩 문이 열릴 때와 비슷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단차 없는 평평한 형태의 전·후방 도어를 적용한 덕택에 차폐성 및 수밀성도 크게 개선했다.
실제로 현대차가 현직 배송기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배송기사가 탑차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상/하차 편의성’이었다. 기사들이 물건을 배송 순서에 맞춰 꺼낼 때 옆문의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개폐 방식 역시 중요도가 높았다. 그만큼 플러시 슬라이딩-스윙 도어의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물류 배송 분야에서 큰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한 샤시캡 적재함 도어 개폐 기술은 물류 배송기사들의 의견과 요구를 반영해 보다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차세대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미래 모빌리티 기반의 편의 기술 개발을 통해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특허출원을 완료했으며 내구성 및 성능 테스트를 거친 뒤 양산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 기술이 양산된다면 PBV 시대는 물론 지금의 소형 상용차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에겐 사소해 보일 수 있는 기술이다. 쉬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를 섬세하게 배려하고자 했다는 점에서만큼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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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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