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최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대량보유 논란 와중에 ‘위믹스 이익공동체의 P2E게임 입법로비’ 의혹을 제기한 한국게임학회와 게임업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형사고소까지 동반한 이번 갈등은 단순히 위믹스를 둘러싼 진실공방을 넘어서, 그간 게임학회가 업계에 가해왔던 행태에 대한 불만이 누적돼 폭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외 80개 게임사 한 목소리 “위정현은 업계 모욕 멈춰라”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위메이드 (45,900원 ▼650 -1.40%)가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교수를 형사고소한 직후 한국게임산업협회 역시 위메이드의 입장을 지지하는 공식입장문을 내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당시 입장문은 발표 전 전체 회원사의 공람 및 동의 절차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산업협회에는 엔씨소프트 (388,500원 ▲500 +0.13%), 넷마블 (59,700원 ▼300 -0.50%), 넥슨, 크래프톤 (199,300원 ▼1,200 -0.60%). 카카오게임즈 (39,450원 0.00%) 등 국내 주요 게임사부터 라이엇게임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등 해외 대형업체까지 80개 회원사가 가입해 있다. 게임산업협회의 입장문이 사실상 전체 게임업계의 의견을 대변한다는 뜻이다.
당시 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게임학회를 비판하면서 “위정현 교수는 한국게임학회장의 지위를 이용해 연일 실체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게임산업 전반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고 있다”며 “개인의 추측 및 견해에 불과하거나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적으로 퍼트려 게임산업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김남국 사태는 계기일 뿐…터질 게 터졌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 /사진=뉴스1 |
위정현 학회장에 대한 위메이드의 형사고소와 게임업계의 지원사격은 단순히 위믹스 사태만으로 나온 게 아니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업계는 과거에도 위정현 교수와 한국게임학회가 확률형아이템, P2E게임 등 업계 현안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면서 업계로부터 후원금 등을 요구하는 ‘영업’을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위메이드 역시 게임학회가 주장한 ‘위믹스 이익공동체’와 ‘P2E 입법로비’를 부인하면서 “학술대회 후원 등의 명목으로 한국게임학회가 2020년부터 5차례에 걸쳐 2800만원을 후원 받았다”고 밝혔다. ‘위믹스 이익공동체’ 성명을 내기 직전인 이달 8일에도 500만원의 후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학회에서 게임업체들에게 관련 연구용역을 맡겠다며 지원을 하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관련된 결과물을 받아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그런 불만들에 더해 대안도 없이 일방적으로 업계를 비판하는 데 대한 피로감이 쌓여가던 와중에 김남국 코인 논란 관련 갈등이 불거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집단화 된 게임학회, 문체부는 뭐하나”
/사진=문화체육관광부 |
게임업계와의 갈등 과정에서 학회의 입장으로 발표된 입장문은 위정현 교수 등 일부 임원진의 독단으로 작성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게임학회 회원인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저는 게임학회에 종신회비를 납부한 구성원”이라며 “성명서라면 구성원에게 최소한의 동의나 알림이 있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밝혔다.
이에 게임학회는 “성명서 내용 구성과 작성, 발표에 앞서 40명의 임원진을 중심으로 충분한 사전토론 과정을 거쳐 의견을 종합한 뒤 발표한다”며 “김정태 교수는 휴면회원”이라고일축했다.
그러나 학계 한 관계자는 “김정태 교수는 학회 내 논문 심사와 투고를 이어가는 등 학회 활동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안다”며 “학회가 성명서 내용을 논의한다는 40여명의 임원진 중에 몇 명이나 김 교수보다 더 열심히 활동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학회가 본연의 목적이나 학술단체의 성격보다는, 시민단체나 정치적 성격의 집단으로 보인다”며 “게임학회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사단법인인 만큼 학회장의 독단 운영이나 게임사들로부터 받은 후원금의 출처와 사용내역 등에 대한 문체부의 보다 면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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