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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보조금 없이 채찍으로 이끄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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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열린 G7 회담이 끝난 2023년 5월 21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의 정찰 풍선을 언급하며 “매우 이른 시일 내에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상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2021년과 2022년 코로나 이후 주춤했던 미국의 대중국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두 나라는 겉으로는 전쟁하며 그 피해를 다른 나라에 넘기며 그들은 실익을 챙기고 있다. 2022년 8월 IRA의 발표 이후 많은 미디어가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의 극이라고 비판했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애매한 조항들이 숨어 있었고 결국은 아직은 선거가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미국 내 경제 상황을 고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것은 앞으로 또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이다. 특히 내년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은 더욱 소위 우방국들과의 관계가 약화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세계 시장을 서서히 장악하고 있다. 그 내용을 정리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최근 들어 중국 자동차시장의 변화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전 세계 전기차 판매의 69%를 점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보조금을 폐지하고 NEV 규제라는 채찍을 동원한 상황에서 이룩한 것이다. 2022년 전 세계 배터리 전기차 판매 대수는 802만대로 전체 신차 판매 대수 8,063만 대의 9.9%를 점했다. 배터리 전기차는 중국이 86.1% 증가한 507만 5,286대로 63.3%를 차지하며 절대 우위를 점했다. 참고로 신에너지차로 확대하면 전년 대비 95.6% 증가한 689만 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의 비중은 25.6%에 달했다. 중국 정부가 설정한 신에너지차 보급 목표(2025년까지 신차 판매량 중 신에너지차 비중을 20% 도달)를 2년 앞당겨 초과 달성한 것이다.

이어서 유럽이 20.2% 증가한 162만 2,895대로 20.2%, 미국이 58.9% 증가한 80만 2,653대로 10%, 한국이 61.2% 증가한 16만 2,987대로 2.0%의 점유율을 보였다. 중국과 미국, 유럽이 세계 전기차 시장의 93.3%로 아직은 전기차의 세계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데이터이기도 하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급부상

그 못지않게 수출 대수의 증가와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점유율 증가도 주목을 끈다. 중국의 2023년 1분기 자동차 수출 대수가 전년 대비 70.6% 증가한 99만 4,000대로 증가했다.  95만 4,000대를 수출한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다. 중국은 2022년 311만대로 독일에 이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부상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

또 하나는 올해 들어 2월까지 중국 자동차 시장은 15.2% 감소한 363만 대였는데 그 중 중국 자체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52.3%로 50%를 넘었다. 2023상하이오토쇼장에서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존재감이 약해졌고 그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차지했다. 그것을 반영하듯이 BMW의 CEO 올리버 집세는 BMW 차량의 대부분의 기능은 중국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고 폭스바겐의 CEO 올리버 블루메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트렌드 세터라고 말했다. 이는 Made in China, Created in China가 현실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수치가 증명하고 있다. 독일 업체의 중국 점유율은 2015년 19.9%에서 2019년 24.6%로 상승했지만 이후 19.1%로 떨어졌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점유율도 한 때 25%를 넘었으나 2022년에는 19%로 하락했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시장 점유율의 변화도 마찬가지이다. 2021년에는 유럽업체들의 점유율이 27.6%, 일본이 27.2%, 중국이 15.8%, 미국 18.4%, 한국 7.7%였다. 그러던 것이 2022년에는 각각 28.8%로 유럽업체의 점유율은 높아졌지만, 일본은 2.53%, 미국은 18.3%, 한국은 7.3%로 낮아졌다.

이 수치 못지않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은 보조금이 없이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2009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실시했고 당초 계획보다 미뤄지기는 했지만, 2021년까지 보조금 제도는 종료됐고 구매세만 2022년 말까지로 연기했다가 올해까지 시행되고 있다.

그보다 시선을 끄는 것은 NEV(신에너지차: (BEV+PHEV+FCEV)규제다. 보조금이라는 당근을 거두어들이고 규제라는 채찍을 동원하고 있다. 2019년부터 중국에서는 NEV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당초 2018년부터 시행하기로 했으나 업계의 반발로 미뤄졌다. 대신 2018년의 8%의 비율을 건너뛰어 2019년 10%, 2020년 12%로 강화해 가고 있다.

NEV 규제란 미국의 ZEV와 비슷한 것으로 생산 대수에 따라 일정 비율의 전동화차를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회 충전 주행거리 250~300km의 배터리 전기차에는 4점이 부여되며 EV모드 주행거리 50km 이상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2점, 1회 충전 250km 이상의 연료전지 전기차는 4점이 부여 된다. 크레딧 상한치는 5점으로 350km 이상의 연료전지 전기차가 해당한다. 2019년의 10%를 충족하려면 연간 100만 대 생산을 기준으로 했을 때 배터리 전기차와 연료전지 전기차는 2만 5천 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일 경우는 5만 대를 생산해야 한다.

중국은 NEV 규제와 함께 유럽과 비슷한 수준의 평균 연비 규제(2021년 108g/km, 2025년 92g/km)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배터리 전기차를 전문으로 하는 BYD를 제외하면 중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2025년까지 2019년 대비 30~40%의 연비 성능을 개선해야만 한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가 전동화를 통해 이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모든 자동차업체가 중국 시장의 전동화에 많은 투자를 하는 배경이다.

지금 코로나 팬데믹이 실질적으로 끝난 올 초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에서 중국은 유일하게 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자동차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2023년 중국 자동차 판매량을 전년 대비 3% 증가한 2,760만 대로 전망했다. 이 중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2022년 689만 대보다 35% 증가한 900만 대를 돌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P글로벌이 전 세계 배터리 전기차 판매 대수 가 1,000만 대에 이르리라 전망한 것도 사실은 중국 시장의 전망을 근거로 한 것이다. 중국승용차협회는 신에너지차 시장 호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중국 승용차 판매량이 2,350만 대(이 중 신에너지 승용차 850만 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2022년 미국 시장 신차 판매 대수는 7.5% 감소한 1,438만대로 2016년 1,760만 대를 정점으로 지속해 하락하고 있다. 유럽 시장(EU+EFTA+영국 등 30개국 모두)은 4.1% 감소한 1,128만대로 2000년 유럽 18개국의 1,474만 대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그에 반해 중국은 판매가 2.1% 증가한 2,686만 대, 생산량도 3.4% 증가한 2,702만 대였다. 승용차 판매량은 2,356만 대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2015년부터 8년 연속 2,000만 대를 웃돌고 있으며 전체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2017년의 2,972만 대 생산, 2,888만 대 판매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지만, 이 역시 머지않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제 주도의 중국 자동차산업의 힘

중국 자동차시장의 성장세는 다분히 중국 정부가 이끌어 왔다. 중국은 지금 제조 강국 2025라는 프로젝트에 따라 자동차 기술 자립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04년에는 자동차산업 신발전정책을 발표했다. 13장 78조로 구성된 내용의 요지는 생산과 기술 개발, 에너지정책, 시장변화에의 대응, 부품산업의 육성, 소비자 대응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 것이었다.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지속적인 완성과 WTO 가입 이후의 국내외 자동차 산업 발전의 신 추세 적응 및 자동차 산업 구조 조정과 업그레이드, 자동차산업 전방위의 국제 경쟁력 제고, 자동차 제품에 대한 소비자 지속증대 수요 만족, 자동차 산업 건전한 발전추진을 위해 본 자동차 산업 발전정책을 제정한다. 본 정책의 실행을 통해 2010년까지 자동차 산업을 국민 경제의 지주 산업으로 육성하며 “샤오캉(小)사회(중산층 사회)” 실현에 더욱더 크게 기여하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리고 7년 만인 2011년 시작된 12차 5개년 계획에서 그동안과는 또 다른 차원의 정책이 수립됐다. 중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성장 전략을 생산에서 소비로, 굴뚝에서 녹색으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중국 정부는 그것을 포용성 성장이라고 표현한다. 빈부격차와 도농격차, 노령화 문제 등 수없이 많은 모순을 소득 재분배와 복지 정책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 포용성 성장의 핵심이다.

’12차 5개년 계획 전략연구서’의 핵심은 7대 신성장 산업이었다.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 정보기술, 바이오, 신소재, 첨단장비 제조, 신재생 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7대 성장산업을 지정했다. 7개의 신성장 산업을 선정하게 된 배경은 우선 세계표준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 어느 나라도 확실한 주도권을 갖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이고 최대 투자국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7대 신성장 산업 중 선도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는 분야가 신에너지와 전기차, 신소재 등이다. 물론 비중을 두는 것은 신에너지와 전기자동차,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약산업이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중국으로서는 당연하였다. 신에너지 부문에서 중국은 세계 최대의 태양광 장비 공급국이고 풍력발전설비 투자 세계 1위 국가이기도 하다.

나아가 2017년에는 2025년을 목표로 하는 자동차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의 개요를 발표했다. 이는 10년 내 자동차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배터리와 모터 등의 기반 부품을 국산화하고 세계 톱 10의 신에너지차 메이커를 육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내연기관 자동차로서는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아 신에너지차를 통해 중국시장의 점유율을 높일 뿐 아니라 수출까지도 염두에 둔 정책이다.

그런 국가적 차원의 정책을 바탕으로 중국은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했다. 이어서 2013년에는 2,187만 대가 팔려 처음으로 2,000만 대를 돌파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09년과 2010년의 빅뱅 때에도 중국의 성장에 대해 애써 평가절하했던 서구의 투자은행을 비롯한 경제전문가들은 비로소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구매력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인 빈곤층도 큰 폭으로 줄었다. 2015년 기준 하루 소득 1.25달러 미만인 절대 빈곤 인구가 3,597만 명으로 30년 전의 2억 5,000만 명에서 86%가 감소했다. 이는 전체 인구의 2.6%에 불과하다. 그런 부의 증가는 중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 증가로 나타났다. 2014년 2,349만 대, 2015년 2,459만대로 200만 대, 100만 대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승용차 판매만으로 2,000만 대를 돌파했다.

그러면서도 환경 문제에 대한 대책도 동시에 강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이징시에서는 자동차를 구매하려면 번호판을 먼저 취득해야 하는데, 연간 판매 대수가 한정되어 있다. 추첨을 통해 구입하고 그 가격도 비싸다. 보통 3년 이상 기다려도 취득이 어렵기 때문에 경매를 통해 사들이기도 한다. 가격은 9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500만 원이 넘는다.

신에너지차도 다르지 않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신에너지차도 번호판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일반 승용차의 경우 2018년 6만대로 신청자가 23만 명이 넘어 이 역시 어려움이 많다. 2017년에는 번호판 바탕에 녹색을 삽입한 신에너지차 전용 번호판을 도입했다. 그러면서 연간 허용 차량 증가 대수를 24만 대에서 15만 대로 줄였고 지금은 10만대로 줄었다. 당시 베이징시는 2017년 말까지 600만 대, 2020년까지는 630만 대 이하로 자동차 보유 대수를 제한키로 했었다. 이는 독 스모그로 인한 베이징의 대기환경 문제의 해결을 위한 조처이기도 했다.

CATL과 BYD 가 주도하는 전기차 시장

그러면서 눈길을 돌린 것이 배터리 전기차의 육성이었다. 중국 정부는 2011년부터 10년 동안 1천억 위안(약 152억 달러)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연간 판매 대수를 500만 대로 잡았다.

그때 동원한 것이 자국산업보호 정책이었다. 여기에서 등장한 것이 전기차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 문제다. 자동차용 이차 전지는 리튬 이온이 주류이며 그때까지는 일본의 파나소식과 한국의 LG화학, 삼성SDI 등이 시장을 장악해 왔다. 그런데 중국의 신에너지차 정책에 의해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중국의 배터리업체 CATL이다.

당시 중국에서 신에너지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중국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업체로부터 구입한 배터리를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인증을 받은 업체는 CATL을 비롯해 모두 중국 업체였다. 세계적인 배터리 생산 업체인 LG화학 및 삼성 SDI, SK이노베이션, 일본의 파나소닉 등 해외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정책이 다시 한번 CATL에 힘을 실어 주었다. 2016년 초 LG화학과 삼성SDI가 중국 정부로부터 배터리 공급업체 리스트에서 제외된 것이다. 그때까지 두 회사는 중국 내에서 메이저 배터리 공급업체였다. 중국 정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사드 문제로 인한 정치적인 배경이 있다는 것이 통설이다. 정치가 산업을 망친 것이다.

2020년을 마지막으로 이 보조금이 폐지됐지만 그사이 CATL은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가 됐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이 세계의 질서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것이다. 중국과 같은 거대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시기에 적절한 제품만 생산한다면 빠른 속도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 중국 CATL이 바로 그에 속한다.

1999년 설립된 CATL은 2010년까지 별로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모바일 폰 배터리업체였다. 하지만 2011년 배터리 전기차를 위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생산하면서 상황은 변했다. 2016년 연간 배터리 수출량이 6.8GWh에 달하면서 CATL은 BYD와 일본의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EV 배터리 공급업체로 부상했다. 짧은 기간에 이처럼 급성장한 것은 중국 정부의 정책 덕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2019년의 118GWh, 2020년 142.8GWh, 2021년 296.8GWh, 2022년 517.9GWh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3년 배터리 사용량은 약 749GWh 수준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 대수는 각각 177만 5,828대, 222만 356대, 477만 8,317대, 802만 555대였다.

2022년 실적 기준 업체별로 점유율이 높은 것은 중국 CATL이 270GWh로 39.1%, 다음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103GWh로 13.6%, BYD 84GWh로 13.6%, 파나소닉 49GWh로 7.3%, SK온 44GWh로 5.4%, 삼성 SDI 36GWh로 4.7%, CALB 3.9%, 구오슈안 2.7%, 선우다 1.8%, 패러시스 1.4% 등이었다. 국가별로는 중국업체가 60.4%, 한국이 23.7, 일본이 7.3%, 기타 8.6% 등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CATL과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폭발적인 성장세다. CATL은 테슬라, BYD는 자사 모델의 폭발적인 성장, 패러시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EQ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2022년 폭발적인 성장을 하였으며 2023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CATL은 배터리와 전기차를 동시에 생산하는 BYD와 함께 당분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더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테슬라와 폭스바겐이 예고한 2만 5,000달러보다 훨씬 낮은 8,000달러짜리 전기차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여전히 규모의 경제가 지배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바이든이 이번에 백기를 든 것은 이런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IRA에는 그야말로 애매한 규정의 광물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테슬라와 포드가 CATL과 합작으로 미국에 배터리 공정을 건설하기로 한 것과 테슬라 모델에 탑재된 CATL제 배터리의 광물을 테슬라가 공급했다는 이유로 보조금 대상에 포함한 것에서 이미 그런 징조가 나타났다. 그런 애매한 조항을 따져 가며 한국의 이익을 챙기지 못한 것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리튬 유통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없이는 전기차를 만들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바이든 정부가 인정했다는 점이다. 리튬 이온은 물론이고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리튬 인산철 배터리에도 사용되는 리튬은 생산과 유통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고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환경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선진국들이 포기한 것을 리튬의 생산을 중국이 그들의 경제발전을 위해 붙잡고 있었던 것이 지금은 무기가 되고 있다. 계속 변하고 있지만 전 세계 탄산리튬 매장량은 9,800만 톤, 채굴할 수 있는 것은 2,600만 톤이라는 통계가 있다. 탄산리튬의 경우 1톤 생산하는데 15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리튬은 여전히 중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을 위한 패널 생산에도 이런 논리가 적용되어 중국이 재생 에너지 관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20세기 자유무역이라는 구호로 경제성장을 이룩했던 미국이 그 힘을 잃게 되자 보호 무역주의를 들고나왔는데 이는 필연코 세력 분할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제조업이 몰락한 상황에서 중국과 다른 나라로부터의 상품 수입이 없이 미국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때문에 세계화가 끝났다고 단언하지만, 과연 그럴까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중요한 것은 3억의 미국보다는 14억의 중국 시장을 중시하는 나라들의 행보가 미국 주도 시대와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국가 부도위기설까지 나온 미국의 약화와 그에 따른 대응책 마련은 필요해 보인다.

글로벌오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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