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궁금해요? 궁금하면 오백…아니 오픈톡!”
[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익명으로 대화를 나누는 공간. ‘오픈톡’이 대세로 자리 잡으며 네이버(대표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 핵심 커뮤니티 전략으로 떠올랐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관심사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 ‘오픈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 이용자라면 누구나 관심 있는 주제나 키워드를 설정해 톡방을 개설할 수 있다. 이미 만들어진 오픈톡에 참여해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오픈톡은 서비스 개시 한 달 만에 스포츠 관련 톡만 약 2000개 개설되는 등 이용자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네이버는 특히 지난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오픈톡 가능성을 한 번 더 확인했다. 네이버는 월드컵 기간 조별 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생중계로 이용자가 소통할 수 있는 ‘응원톡’과 경기 도중이나 전후로 이야기를 나누고 응원할 수 있는 ‘오픈톡’을 운영했다. 카타르 현지에 나간 취재 기자들이 현장 사진·영상을 업로드하고 생생한 인터뷰를 전해주는 ‘카타르 현지 취재 기자단 오픈톡’도 개설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월드컵이 진행된 약 한 달간 월드컵 주제 공식 오픈톡을 방문한 이용자는 278만명 이상, 작성된 채팅 수는 약 51만개에 달한다.
이후 네이버는 MBTI, 여행, 취업 등 이용자들이 포털에서 많이 찾는 키워드를 주제로 오픈톡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 또 포털에 ‘일본 여행’이나 MBTI 16개 유형 중 하나를 검색하면 관련 오픈톡이 검색 결과로 뜨게 했다. 단순히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볍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한 것이다.
일본 여행과 관련된 오픈톡을 들어가 보면 익명의 참여자들이 ‘도쿄 저녁 날씨 어때요?’ ‘오사카 난바 근처 6인 가족이 머물기 좋은 숙소 추천 부탁드려요’ ‘지난주 후쿠오카 다녀왔는데 식당 대기가 길었으니 시간 맞춰 가세요’ 등과 같은 정보 공유를 하고 있다.
최근 오픈톡 생태계는 개별 드라마까지 확장됐다. 콘텐츠를 보면서 소통하고자 하는 사용자들 니즈를 공략하는 모습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총 22개 드라마 오픈톡이 운영됐다. 지난달 방영을 시작한 화제작 ‘낭만닥터 김사부3’ 오픈톡에는 현재까지 약 2만 6000명 이용자가 방문했다.
지난 17일 기준 개설된 오픈톡 개수는 총 3800개. 이용자 대부분이 2030세대로 젊은 층 유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프로야구 오픈톡에서 활동 중인 김가현(25)씨는 “오픈톡은 중계를 보면서 경기 흐름이나 감독 전략에 대해 구단 팬들과 얘기할 수 있다”면서 “현장에 못 갈 땐 오픈톡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알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고 익명으로 가볍게 소통하는 거라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향후 네이버는 오픈톡 서비스를 광고 및 커머스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모인 커뮤니티인 만큼 공통으로 관심 가질 만한 광고를 노출해 효과를 배가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최수연 대표는 지난 8일 진행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광고 ‘커뮤니케이션 애드’를 카페에 우선 도입한 바 있다”며 “오픈톡과 같이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AI 기반 맞춤형 광고를 확대 적용할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이런 형태의 맞춤형 광고가 네이버 콘텐츠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네이버 카페에 들어가 보면 광고 문구가 카페 게시글, 댓글 등과 동일한 형식을 취하고 있어 이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이용자가 작성한 글인지 광고인지 구분이 안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네이버 포털에 ‘네이버 카페 광고’를 치면 ‘네이버 카페 광고 댓글 차단하는 법’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다. AI 기반 맞춤형 광고 역시 이런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커뮤니케이션 애드는 출시 초기인 만큼 다양한 사용자 및 광고주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광고를 전달하는 형상이나 방식은 고도화할 예정”이라며 “사용자들 의견을 반영해 네이버 플랫폼에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오픈톡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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