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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기차, 과연 안전한가?

글로벌오토뉴스 조회수  


전기차의 보급이 증가하면서 안전에 관한 이슈가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에는 배터리 화재로 인한 피해에 집중된 상황이다. 전기차의 화재 발생 비율이 내연기관차보다 적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보급 초기 사용자는 충전 인프라와 차량 가격 다음으로 구매를 꺼리는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자동차의 안전은 1960년대 초 미국의 소비자 운동가 랄프 네이더의 ‘어떤 속도에서도 안전하지 않다.’라는 책을 통해 관심을 두게 됐고 GM CEO의 사과로까지 이어진 데 이어 1966년 존슨 대통령 때 고속도로 안전법과 교통안전법이 만들어졌다. 이때부터 모든 자동차에 안전벨트 장착이 의무화됐으며 다양한 안전장비 장착 의무화가 나라별로 이루어졌다. 대표적으로 ABS와 ESC 등이 있다.. 지금은 ADAS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자동긴급 제동장치가 2022년을 전후로 많은 나라에서 의무화되기도 했다. 여기에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배터리 문제가 부상했고 그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전기차의 안전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해 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전기차의 안전 관련 이슈는 배터리 화재가 가장 우선 순위에 있고 관련해 감전의 위험, 날씨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 자율주행 관련 위험성, 저소음으로 인한 다른 도로 사용자와의 사고 발생 위험 등으로 크게 요약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웹사이트를 통해 전기차 관련 안전에 관한 내용을 크게 날씨와 사고, 전기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다. 우선 기상 조건에 따라 물과 습기로부터 보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비가 올 때 충전기에 물이 감지되지 않을 때 전기가 흐르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웅덩이를 지날 때나 세차할 때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이어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낮은 무게중심으로 전복의 위험을 낮추고 8점식 배터리 마운팅을 통해 충격을 흡수해 승객을 보호한다는 설명도 하고 있다. 휘발유나 경유를 사용하지 않아 폭발을 일으킬 수 있지만 전기차의 배터리는 연소 속도가 느려 충돌 연장을 떠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더불어 고전압 배터리는 사고가 발생하면 밀리초 내에 다른 고전압 부품 및 케이블에서 자동으로 분리된다.
 
그 외에도 낮은 전자파로 인해 인체에의 피해가 적고 충전 중에는 케이블을 제거할 수 없게 하는 등의 안전장치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접한 전기차의 사고관련 뉴스는 그동안의 내연기관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2021년 4월 17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외곽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S 차량의 충돌 후 화재 당시 소방관들은 진화에 애를 먹었다. 불이 꺼진 듯하다가도 검게 그을린 차체의 바닥 부분에서 계속 불꽃이 튀면서 화염이 번졌기 때문이다.
 
소방관 8명이 전기차의 불을 끄는 데만 7시간이 걸렸고 2만 8,000갤런의 물을 쏟아부어야 했다. 일반 내연기관차의 불을 끄는데 보통 300갤런의 물이 소요되는데,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약 100배에 달하는 물은 쓴 셈이다. 이곳 소방서 전체가 한 달에 사용하는 양과 같고 미국 평균적인 가정의 2년 치 사용량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차가 출동해도 주변으로의 화재 전이를 막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의미이다.
 
이 외에도 비슷한 형태의 전기차 배터리 화재 관련 사고가 발생했지만, 현재로서는 신속하게 진압할 방법이 없다. 그냥 상식적으로 외부에서 산소 공급을 중단하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된다. 더불어 리튬 자체에 산소가 포함되어 있어 원천적인 산소 차단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서는 배터리회사나 자동차회사들도 많은 기술이 개발되거나 연구 중이어서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수준의 답을 하고 있다.
 
그중 충돌시험 관련에서는 고전원 전기장치의 충돌시험 기준이 있는데 충돌 시 화재 및 폭발이 발생하지 않을 것과 자동차의 정지 순간부터 30분 동안 구동 충전지 전해액 누출량이 전체 용량의 7% 이하일 것 등 소비자들에게 고전압 배터리의 전기로 인한 피해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충돌 사고 시 도로의 다른 사용자의 피해 더 커”

그러나 지난 1월 미국 교통안전위원회는 미국 도로에서 무거운 전기차로 인한 심각한 부상과 사망 위험 증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충돌 피해에 대해서는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 이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통상 약 400~600kg 더 무거운 전기차의 충돌사고는 모든 도로 사용자의 안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사고를 낸 자동차는 충격 흡수 기술 등으로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겠지만 도로 위의 더 많은 사용자의 사망자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직 이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배터리 업체는 물론이고 자동차회사와 자동차안전연구원 등 관계자들에게 질문했지만, 아직 뚜렷한 답을 듣지 못했다.
 
이와 관련 미국 교통안전위원회가 지난 1월 의미 있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미국 차량이 평균적으로 계속 커지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SUV와 트럭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평균 차량 중량과 출력이 2021년에 신기록을 달성했으며 2021년에는 평균 차량 중량이 4,289파운드에 달하고 둘 다 2022년에 신기록을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1년에 10.5% 증가한 4만 2,915명으로 2020년 7% 증가한 후 2005년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했으며 2022년 첫 9개월 동안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NHTSA는 무거운 차량이 더 큰 사망률에 기여하는 정도에 대해 매우 우려할 수준이라고 밝혔다.


 
간단하게 생각해도 움직이는 중량물의 충돌 에너지는 그 무게가 증가할수록 커진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이는 지금도 발표되고 있는 소위 각국의 NCAP 충돌시험의 데이터가 곧 전기차 안전의 척도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전기차 관련 리콜은 소프트웨어가 많아

지난 5월 2일, 제10회 제주전기차엑스포에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개최한 전기차 안전 관련 세미나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제시됐지만 위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세미나에서 거론된 내용을 정리하자면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석주식 부원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열 충격시험을 비롯해 연소시험, 단락시험, 낙하시험 등 전기차 관련 12개 항목이 있다. 그중 침수시험의 경우 한국에서는 시행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아직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 국제적으로 통일된 안전 기준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기차 안전 관련 교육 전문업체 EVall의 이후경 대표는 중국에서는 2019년에 이미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기차 안전 가이드를 발표하고 시행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에서는 아직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고전압 배터리가 적용된 전기차에서의 안전사고는 이전의 내연기관 차량의 사고와는 다르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별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정부를 비롯한 제작사의 관심과 협조가 없으면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중될 것이고, 시장성 또한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사고에 대한 유형을 정확히 파악하고 조치 가능한 것들은 교육이나 홍보 등을 통해 미연에 방지하고, 단기에 조치가 불가한 사항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와 미래차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지기 전에 관계자 모두가 합심해 체계적인 안전 정책 수립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피력하기도 했다.
 
또 하나 의미 있는 것은 국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발생 리콜 현황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과 2022년 사이 130건 중 43건으로 소프트웨어 관련 내용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고전압 배터리 항목이었다. 소프트웨어 관련이라고 분류되지만, 그것도 내연기관에서의 현상과 차이가 없어 전기차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법무법인 세종의 이광범 고문은 분석했다.


 
다만 2018년에 3건이던 전기차 리콜은 2022년에 67건으로 증가했다며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 리콜은 화재 사고로 이어진 경우, 여론에 이끌려 불완전한 리콜을 실시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SOC(배터리 충전 상태)가 100%로 돼 있는 지하 충전시설의 완속 충전기를 100% 이하로 제한해 화재 발생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 통합안전개발실 백창인 상무는 전기차 충돌안전 기준 정립 및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해서 배터리 충돌안전과 차량 충돌안전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2023년 3월 28일 전기차 특성을 고려한 충돌안전 평가에 관한 지침 마련을 위한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기차의 보급 못지않게 안전 가이드 마련이 더 중요

전기차의 보급 확대는 이제 피할 수 없게 됐다. 그것이 탄소중립이라는 인류의 절체절명의 과제로 인한 것이든 국가별 산업 주도권을 장학하기 위한 수단이든 이미 방아쇠는 당겨졌다. 그런데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은 2035년 내연기관 승용차 판매금지법을 최종 통과시켰고 미국은 2032년 67%의 전기 판매를 강제할 수 있는 배기가스 규제안을 마련했다. 중국은 다른 지역보다 일찍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선언해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고 이제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전기차를 사용할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숙지해야 한다. 호주 디킨대학교의 과학자들은 난연성 리튬 금속 배터리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있고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대한 뉴스도 자주 등장하지만, 상용화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의 환경 및 비용 이점을 기꺼이 공유하면서 리튬 이온 배터리의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기차의 가격을 계속 상승시킬 숨겨진 비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코발트 등 다양한 원자재로 인한 것이라고 알고 있을 뿐이지 설득력 있는 데이터는 아직 없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고 갈수록 높은 상품성과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가 등장하면 소비자들도 자세가 바뀔 것이다. 그 전에 리튬 이온 배터리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가벼우면서도 상당한 충전량을 유지하여 배터리가 쉽게 손상되지 않는다. 다만 고온에 장시간 노출하거나 과충전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배터리가 손상되어 폭발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사용자는 배터리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급속 충전을 자제해야 한다. 지금 자동차회사들이 30분 만에 80%를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가정에서 충전할 때도 100%를 충전하지 않을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배터리 전기차는 분명 일반적으로 자동차 바닥에 위치한 배터리 팩의 배치 때문에 무게중심이 낮다. 이는 안정적인 주행성을 제공하며 고속 충돌에서도 전복되거나 전복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낮은 무게 중심으로 핸들링과 성능도 향상해 준다. 그만큼 차량의 통제력을 잃을 위험을 줄여 안전성을 높여 준다. 그것은 승차감의 향상으로도 이어진다.
 
내연기관차보다 빠른 가속 성능은 위험한 운전 상황을 회피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전기차는 가속 성능을 강조해 스포티한 주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특정한 모델의 장점이 아니라 전기모터가 보통 2만 rpm 정도의 초기 회전수를 감속기를 사용해 낮추어 사용한다는 특성 때문이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급가속하고 고속 운전을 한다면 의미가 없어진다.
 
또한 초기와 달리 회생 제동 기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선 브레이크 고장이나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전기 모터는 자동차 속도를 늦추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브레이크 시스템의 마모를 줄여 브레이크 수명을 연장하고 과열 또는 고장을 방지할 수 있다.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해 줄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부드러운 주행을 가능하게도 해 준다. 메이커마다 회생 제동 모드를 1단계 또는 3단계로 설정하고 있으며 수년 전 초기와는 달리 울컥거림은 거의 없다. 다만 차종에 따라 뒷좌석 탑승자는 불쾌한 느낌을 준다는 불평이 있다.
 
또한 갈수록 채용이 증가하는 ADAS 기능을 위해서는 12볼트 배터리만을 탑재한 내연기관차보다는 배터리 전기차가 더 좋다. 오늘날 채용이 의무화된 자동 비상 제동은 물론이고 차선 이탈 경고,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및 사각지대 모니터링과 같은 기능의 채용이 증가하며 적극적인 안전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로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실제로 휘발유보다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적다. 2021년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화재사고 발생 비율이 내연기관차가 0.018%, 전기차 0.010%로 전기차가 더 낮다. 배터리 셀의 발화 시간은 3초이고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팩 전체에 불이 붙는 시간은 10초가량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폭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당장에는 차량 전체가 전소될 때까지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인명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더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금은 배터리업체와 자동차업체는 협력을 통해 사고 발생을 줄이고 사고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규제 당국과 업체는 협력해 전기차 관련 안전 가이드를 만들어 소비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지금은 업체들이 단발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전기차의 보급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전 예방조치부터 사전 예방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조치와 사전 예방이 불가능한 것에 대한 교육도 동원되어야 한다.

글로벌오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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