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배두열 기자] 첫날 젠지, 2일차 기블리, 그리고 마지막 날 다나와가 돋보였다. 하지만 사흘 내내 경기력을 유지한 팀은 없었다. 한국 팀들로서는 다시 한번 국제무대의 벽을 실감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도 타진한 대회였다. 중국의 17게이밍은 글로벌 대회에서의 무관의 한을 드디어 풀었다.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배틀 아레나 말레이시아’에서 진행된 크래프톤 주최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이스포츠 대회 PGS1 그랜드 파이널 3일차 경기에서 다나와와 기블리, 젠지는 각각 4, 7, 9위를 기록했다.
전날 세 팀 모두 1위와의 격차를 최대 34포인트 차로 유지하며 우승에 대한 희망을 살렸지만, 시종일관 순위포인트 적립에 집중한 17게이밍과의 격차는 매치를 거듭할 수록 멀어졌다.
이날 한국 팀 중 가장 분전한 팀은 다나와 e스포츠였다. 다나와는 첫 경기였던 매치13에서 데이트레이드 게이밍(DAY)과의 돌산 쪽 전투를 버티는 데 실패했지만, 6킬 9포인트를 따내며 2일차 마지막 경기에서 치킨을 뜯은 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또 ‘퐁당퐁당’ 경기력이었다. 다나와는 매치15와 매치17에서 TOP4경쟁을 펼치며 각 11포인트, 20포인트를 따냈지만, 매치14과 매치16은 총 10포인트만을 더하는 데 그쳤다. 매치17에서의 대활약으로 실낱같은 우승의 희망을 안고 시작했던 마지막 매치18 역시 4포인트에 만족해야 했다.
다나와는 앞선 그룹 스테이지와 승자 브래킷에서도 미라마와 에란겔에서 극과 극의 경기력을 보인 바 있었다. 그랜드 파이널에서는 맵만 바뀌었을 뿐 ‘퐁당퐁당’의 성적은 같았고, 결국 이 같은 기복으로 인해 4위의 성적에 만족해야만 했다.
2일차를 2위로 마치며 한국 팬들을 설레게 했던 기블리는 이날 두 경기에서나 0점 ‘광탈’을 기록하는 등 저조한 경기력으로 6경기에서 총 16점만을 얻으며 7위까지 미끄러지고 말았다.
또 첫날 두 마리의 치킨을 뜯으며 4위로 기세 좋게 출발했던 젠지 역시, 이틀 교전력에 강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최종 9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젠지가 2일차와 3일차 양일간 획득한 점수는 56포인트로, 이는 첫 날 기록한 43포인트보다 단 13점 많았을 뿐이었다.
한국 팀들로서는 국제 무대 우승을 위해 더 이상 개별 선수의 ‘원맨쇼’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즉, 과도한 스플릿 운영이나 교전 개입 과정에서의 의도치 않은 인원 손실을 최소화하고, 전반적으로 풀스쿼드 유지를 위한 운영 능력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승팀 17게이밍의 성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랜드마크 멸망전을 고집해 패자 브래킷까지 내려갔었던 17게이밍이 그랜드 파이널에서 157포인트라는 압도적 점수를 거둔 데는 75포인트의 순위점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2위 에이센드(ACE)는 17게이밍보다 킬포인트에서 1점 앞섰지만, 순위점수에서는 34점이나 뒤졌다. 다나와 역시 17게이밍과 같은 82킬을 기록했지만, 순위점수는 절반 수준인 37점이었다.
한편, 이번 대회 MVP에는 다나와의 ‘서울(seoul, 조기열)’ 선수가 선정됐다. 서울 선수는 그랜드 파이널에서 기블리의 헤븐(Heaven, 김태성)과 함께 가장 많은 34킬을 기록했고, 6053데미지로 케르베루스 이스포츠(CES)의 히마스(Himass, La Phuong Tien Dat)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또 팀이 얻은 포인트의 36.1%에 기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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