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박을 즐기는 사람들도 섣불리 차박을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는 실외에서 전기를 마음껏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핸드폰 충전기부터 시작해서 커피포트, 조명, 헤어드라이어, 전기담요, 각종 캠핑 장비 등 캠핑 도중에 사용하고 싶은 전자기기가 많아도 밖에서 갑자기 콘센트를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출처 : 현대자동차
그런데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쓰는 ‘V2L(Vehicle-to-Load) 기술’이 있다면 차 안에서도 언제든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대 아이오닉5의 V2L 기능은 최대 3.6kW의 전력을 공급합니다. 차량 외부 충전구에 커넥터를 연결하면 주차 중에도 차량 외부에서 전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파워뱅크 등의 장비가 필요 없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또 ‘유틸리티 모드’를 활용한다면 내연기관차처럼 공회전하지 않아도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오랜 시간 냉난방이 가능합니다. 전기차를 유틸리티 모드로 설정하면 밤새도록 조용한 차 안에서 에어컨이나 히터를 이용할 수 있고 스피커로 노래를 켜둘 수도 있습니다.
출처 : 테슬라 공식 유튜브
테슬라에는 아예 캠핑 모드라는 기능이 있는데 차량 내부를 최적 온도로 유지하는 기능입니다. 또 조명을 사용할 수도 있고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음악을 틀거나 인터넷, 게임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실내를 따뜻하게 유지하며 전자기기를 활용해 자유롭게 요리도 하고 은은하게 노래도 켜둘 수 있다면 ‘캠핑은 불편해서 싫다’는 아내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호텔이 아닌 차박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이 있습니다. 선루프 등 자동차의 지붕을 개방하여 외부의 풍경을 차 안에서 볼 수 있는 옵션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오닉5에는 비전루프, 테슬라에는 글래스루프라는 옵션이 있는데 천장이 큰 유리 패널로 되어 탁월한 개방감을 선사합니다. 하늘에 아름답게 수놓아진 별을 밖에 나가지 않고 차내에 누워 구경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편안한 좌석에 기대어 별자리를 찾아보는 경험은 어린 자녀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입니다.
출처 : 현대자동차
차 안이 좁다면 루프탑 텐트 설치로 전통적인 캠핑의 맛도 살리고 추가 수면 공간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비싼 가격의 캠핑카를 구매하지 않아도 차를 타고 숙소 없이 자유롭게 떠나는 낭만 여행이 가능합니다.
물론 전기차 차박이 마냥 자유롭고 낭만적인 것은 아닙니다. 잊지 말고 신경 써야 할 점들도 있습니다. 일단 장거리를 가야 한다면 주행거리를 고려해 가며 여행 중간에 들를 충전소를 찾아놓는 것이 좋습니다. 고속도로 충전기 현황도 찾아봐야 하며, 연휴 기간처럼 차가 많이 밀리고 충전소에 사람이 넘치는 시기에는 더 고려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전자기기를 사용하거나 캠핑 모드 등을 틀어 놓는다면 배터리가 더 빨리 소모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캠핑할 장소를 찾을 때도 아예 충전소가 있는 캠핑장을 찾는 것을 추천합니다.
EV라운지 에디터 evlounge@donga.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