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9의 사전계약이 시작됐다. 하루 전날인 2일에 기아는 이 차의 주요 정보와 함께 사전계약 시작일을 예고한 바 있다. 이번 사전계약에서 EV9은 기본 모델(에어ㆍ어스 트림)과 GT-line으로 진행된다. 한편 사전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관심을 모았던 출시과 관련해 기아 관계자는 “고객분들의 계약 후 인도받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드리고자 양산 및 국내 정부 주요 부처 인증이 완료되는 모델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V9은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기 SUV다. 99.8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501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19인치 휠 2WD 모델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
이 밖에도 EV9은 플래그십 전기차답게 주행거리 확보를 위한 여러 기능이 탑재되었다. 살펴보면 350kW 급 충전기로 24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400V/800V 멀티 초고속 충전 시스템’, 충전소 도착 시점 배터리 온도 제어로 충전 속도를 최적화하는 ‘배터리 컨디셔닝’, 후석 냉난방 독립 제어로 소모전 력을 줄여주는 ‘3존 독립 제어 풀 오토 에어컨’ 등이 적용했다.
[글] 배영대 에디터
EV9 출시가 본격화된 이후, 이 차의 가격은 줄곧 화제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기차 자체가 일반 엔진차에 비해 비싼 데다, EV9의 차급과 사양들을 고려했을 때 결코 저렴하게는 나오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 차의 가격은 얼마일까? 다행히 사전계약 소식 자료에 언급이 됐는데, 공개된 가격은 트림별로 에어 2WD는 7671만 원이며, GT 라인은 8781만 원이다. 그런데 이 가격은 개별소비세 3.5%만 적용되었을 뿐,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혜택은 적용이 되지 않은 가격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다수의 국산 전기차는 실구매 시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 완료 후 세제 혜택’ 가격이 적용된다. 기아는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가 완료되면 EV9의 가격은 전기차 보조금 50%를 지급받을 수 있는 가격대로 에어 2WD 7337만 원, GT 라인 8379만 원(개별소비세 3.5% 기준)이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차량 가격이 8500만 원 미만이기 때문에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절반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떤 차를 사지?’라는 고민 못지않게, 옵션을 선택하는 것은 많은 신중함이 필요하다. 옵션에 따라 차량 가격이 적지 않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EV9은 과연 어떨까? 우선 기아는 EV9 GT 라인에 다양한 선택 사양을 마련했다.
외부에는 무광 색상(아이보리 매트 실버, 오션 매트 블루)을 더하고 싶으면 50만 원을 내야 한다. 참고로 유광 색상 중 유일한 선택 사양인 ‘스노우 화이트 펄’ 색상 가격은 10만 원이다. GT 라인의 시그니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을 적용시키려면 70만 원 상당의 ‘스타일’ 패키지를 넣어야 한다.
실내는 6인승 스위블 시트의 가격은 100만 원, 6인승 릴렉션시트는 200만 원, 듀얼 선루프는 120만 원,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구현 기능이 포함된 ‘빌트인 캠 2’ 가격은 60만 원이다.
여기에 줄곧 주목받아왔던 EV9 GT 라인 트림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선택사양 가격은 750만 원이다. 가만 보면 이 기능의 가격이 유독 비싼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에 대해 기아는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진 2개의 라이다(LiDAR) 장치가 추가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EV9의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 가격은 120만 원, 디지털 사이드미러 등이 구현되는 하이테크 패키지는 200만 원이다.
이것저것 담다 보면 웬만한 수입차 가격 못지않게 나올 것 같은 상황.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 완료 후 세제 혜택’이 적용된 EV9 GT 라인의 유광 컬러 기준 풀옵션 가격은 1억 17만 원(스노우 화이트 펄 색상 추가 시 1억 27만 원)이 된다.
아직 발표되진 않았지만, 여기서 보조금이 더해지면 가격이 조금 내려갈 수는 있다. 만약 서울 기준으로 GT 라인과 가격대가 비슷한 제네시스 G80 전기차(8375만 원부터)와 똑같은 426만 원(정부 국고보조금 337만 원+서울시 보조금 89만 원)이 된다면, 모든 선택 사양이 더해진 EV9 GT 라인 유광 컬러 풀옵션 서울 기준 실구매가는 9591만 원(스노우 화이트 펄 선택 시 9601만 원)까지 될 수 있다. (무광 컬러 풀옵션가의 경우 이와 같은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9553만 원이 된다(취등록세 별도))
EV9이 국산차로는 전에 없던 대형 SUV에 전기차라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부분이다. 하지만 옵션을 최소화한다 해도 웬만한 수입 인기차 못지않은 가격대라는 점은 이 차가 흥행으로 이어지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겠다. 과연 사전계약으로 출시에 한 발짝 더 다가선 EV9은 이러한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대박이라 할만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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