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회장 최대열)는 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와 안전’을 주제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진=정한결 기자. |
“이제는 전기차 배터리 주행거리보다 안전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최웅철 국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와 안전’을 주제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배터리 화재를 미리 감지하기도 어렵고, 발생하면 진압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탈출 시간을 벌기조차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안전한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석주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부원장, 이광범 법무법인 세종 고문, 이후경 EVall 대표, 백창인 현대자동차 통합안전개발실장 상무, 김동연 한국개발연구원 전문연구원 등이 참여해 전기차 안전에 대해 논의했다.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총 40만여대지만 리콜 대수는 약 20만여대에 달한다. 안전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확실한 안전 제도 및 기준이 미흡하다. 당장 리콜만 해도 마찬가지다. 이광범 고문은 “전기차 배터리 화재 발생 시 여론에 이끌려 불완전한 리콜을 실시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일반적인 리콜은 결함 확인 후 한 번 정도 리콜을 실시하지만 고전압 배터리 리콜은 2~4회까지 반복해서 이뤄졌고, 그 내용과 시정 방법도 상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충전 화재 사고의 경우 관련 규정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충전 과정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29건으로 사고 원인 2위다. 그러나 주차장법에 별도의 안전 설비 규정이 없다. 소방청이 가이드라인만 마련한 상태다. 김동영 연구위원은 “급발진도 마찬가지”라며 “급발진 의심 201건 중 전기차는 20건으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드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안전성 검증을 위한 제도 구축은 아직 진행 중이다. 석주식 부원장은 “구동 축전지 사전 승인 및 이력 관리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가 현재 지속되고 있으며,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도 제도 개선에 대비한 연구 수행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열전이 지연 성능에 대한 평가 방법과 전기차 주행거리에 따른 성능 기준(SOH)도 신설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창인 현대차 통합안전개발실장은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와 관련해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모듈·시스템 단위의 단품 시험을 통해 배터리 화재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며 “주행 중 충격을 줄 수 있는 노면 위 장애물의 하부 충격 상황을 가정한, 전기차에 특화된 개발 기준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소비자 신뢰를 결국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후경 대표는 “전기차만의 별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정부와 제작사의 관심과 협조가 없으면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시장성 또한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지기 전에 관계자 모두가 합심해 체계적인 안전 정책 수립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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