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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현대차 싫어하나?” 한국 배터리 3사는 통과됐는데,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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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재희 에디터

최근 IRA 세부 지침이 공개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국산 전기차는 모두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에게는 유리한 규정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된 IRA 세부규정에 따르면 배터리 업체는 전기차 배터리 제작 시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부품을 50%(2029년까지 100%로 단계적 상승) 이상 사용할 경우 최대 3750달러(약 500만원)의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또 리튬·니켈·망간·코발트 등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2027년까지 80%로 단계적 상승)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에서 채굴 및 가공할 경우 나머지 3750달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IRA 세부규정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게 유리하게 설정됐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중국을 제외하면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들은 대부분 한국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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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세부규정은 양극판·음극판·분리막·전해질·셀·모듈 등을 배터리 부품에 포함시키는 대신 양극 활물질 등의 재료는 부품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구성 재료를 굳이 북미에서 제조 및 조립하지 않아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구성 재료를 생산하고 이를 활용해 미국에서 양극판·음극판 등의 부품을 만드는 현 생산 공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핵심 광물 관련해서도 혜택이 있을 전망이다. 핵심 광물을 추출하거나 가공하는 과정에서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미국이나 미국과의 FTA 체결국에서 창출하면 세금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기존 국내 업체들이 핵심 광물을 조달 받았던 중국·아르헨티나·인도네시아 등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였다. 하지만 이곳에서 추출한 광물도 국내에서 가공 처리를 거치면 IRA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에선 50% 이상의 비중으로 가공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조건을 무난히 충족시킬 수 있다.     

미국 IRA 관련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 모델 22개 가운데 17개는 국내 업체들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그중 LG에너지솔루션이 11개로 가장 많고, 삼성SDI가 4개, SK온이 2개다. 

LG엔솔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대표 차량은 캐딜락 ‘리릭’과 쉐보레 ‘볼트’·‘볼트 EUV’·‘이퀴녹스’·‘실버라도’·’블레이저’,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이 있다. 삼성SDI는 포드의 ‘이스케이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지프 ‘그랜드 체로키 PHEV 4xe’·‘랭글러 PHEV 4xe’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고, SK온은 포드 ‘F-150 라이트닝’을 책임지고 있다.

IRA 세부 규정을 통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이 반영된다면 판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 전기차의 수요가 늘어나면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선 호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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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주목할 점은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제정된 IRA에 정작 LFP 기술에 대한 규제가 담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은 중국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미중 패권 경쟁의 불확실성과 낮은 에너지 밀도로 LFP는 한계가 뚜렷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IRA 세부지침 공개와 더불어 최대 강점인 ‘가격’ 덕분에 미국 현지 자동차 업체마저 잇달아 LFP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LFP 배터리는 니켈 기반 배터리에 비해 생산 비용이 30% 저렴하고 완성품은 15배가량 저렴하다. 높은 안정성과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하지만 에너지밀도가 삼원계(NCM) 배터리의 60% 수준에 불과하고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감소한다는 단점 탓에 저가형 배터리라는 인식이 강했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핵심 요소로 배터리 가격 인하가 절실해지면서 LFP 배터리는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 포드, 현대차 등 주요 제조사들은 완성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미 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거나 고려 중에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도 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LFP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출시하고, 2025년까지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지난달 인터배터리 2023 행사에서 LFP 배터리 시제품을 최초 공개하기도 했으며 삼성SDI역시 LFP 배터리에 관심 있는 고객사와 LFP에 들어가는 소재와 화학구성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IRA에 따라 전기차 업체뿐만 아니라 배터리 업계까지도 치열해지며 다변화되고 있다. 이번 세부 규정은 K-배터리에게 호재라는 평가를 받지만 또 현실에 안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제재 요건은 나날이 강화될 것이고 무엇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LFP 배터리 시장의 중국 독주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과연 국내 배터리 업계가 끝까지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이 현대차 싫어하나?” 한국 배터리 3사는 통과됐는데,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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