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현대자동차그룹이 3년 후 수익성과 영업이익에서 세계 1위로 뛰어오르고, 판매량 1위를 넘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기차를 포함해 현대차그룹이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로보틱스 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사업은 향후 3년간 양적, 질적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현대차·기아의 2026년 글로벌 판매 실적을 920만 대로 예상했다. 지난해 684만5000대에서 올해 750만 대로 증가한 뒤, 3년 만에 판매량이 약 23%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반면 일본 도요타는 같은 기간 1010만 대에서 890만 대로, 독일 폭스바겐은 850만 대에서 770만 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도요타와 폭스바겐이 전기차 중심으로 바뀐 중국 시장에서 부진할 가능성이 크지만, 현대차그룹은 중국 비중이 낮고 미국과 인도에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판매량보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등 질적 지표가 먼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1분기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6조4667억 원으로 10조2000억 원으로 추정되는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아의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12.1%로 지난해 13.6%였던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은 극복할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기아의 모든 친환경 차량은 IRA 세부 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됐다.
현대차그룹의 성장은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등 신사업에의 투자 여력을 높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로보틱스 전문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방문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우수한 제조 역량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파트너십이 가져올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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