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올해 1분기 전기차 배터리 등 에너지부문 성장세에 힘입어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에너지부문은 북미지역에 아직 가동 중인 공장이 없는 상황 속에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 없이 순전히 자체 실력으로 수익성까지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 매출이 5조3548억 원, 영업이익은 3754억 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하면서 3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 5조 원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2% 늘었고 영업이익은 16.5% 증가에 그쳤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IT 수요 둔화로 전자재료부문이 부진하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에너지부문이 높은 성장세로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에너지부문 실적은 매출 4조7978억 원, 영업이익 31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에 비해 매출은 4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1.7% 성장했다.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 성장률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 배터리는 주요 고객사 신차 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늘고 수익성도 개선됐다고 한다. 삼성SDI는 주력 제품인 P5 배터리를 탑재한 신모델 출시로 배터리 출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았지만 전력용 제품 판매 증가로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소형 배터리는 비수기 영향으로 다소 부진했다. 원형 배터리는 전동공구 수요 둔화 영향이 있었지만 주요 고객사와 전략적 협의를 통해 실적 감소폭을 최소화했다고 한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매출이 증가했다.
전자재료부문은 매출 5570억 원, 영업이익 591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에 비해 각각 23.7%, 62.4% 감소한 실적이다. IT 수요 둔화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OLED와 반도체 공정 소재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편광필름은 고객사 다변화 등을 통해 지난 분기 수준 매출 실적을 유지했다고 한다.
향후 전망의 경우 자동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실적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배터리는 신차 효과가 유지되면서 스텔란티스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과 합작법인(JV) 설립 추진 등으로 미국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원형 46파이와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라인 가동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도 순항 중이라고 한다. ESS 배터리는 전력용과 UPS용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형 배터리는 점진적인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소형 원형 배터리는 전략 고객과 파트너십을 활용하고 OPE(Outdoor Power Equipment)용 확판을 통해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형 파우치형 배터리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자재료부문은 전방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편광필름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2분기 판매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OLED와 반도체 공정 소재는 IT 전방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여건 속에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신규 수주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 확보를 통해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톱티어(Top Tier)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속가능경영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RE100에 가입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지속가능한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GBA(Global Battery Alliance)에도 가입했다. 파트너사들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협력을 위한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서플라이 체인에도 합류하는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를 통한 ESG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밸류체인의 경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적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Scope3)를 산정하고 2분기 내 지속가능성보고서를 통해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관련 과제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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