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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싼데” 택시요금 인상 후 2달 지났더니… 결국 예상했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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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택시 업계는 허덕이고 있다. 물가 고공행진 속에 서민들 부담이 가중되면서 택시 이용을 꺼리게 된 탓이다. 

서울시는 올해 2월 중형 택시 기본요금을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하면서 주행 시 적용되는 거리당 요금과 시간당 요금도 인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심야 할증 적용 시간을 오후 10시부터로 2시간 앞당기는 한편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할증률을 40%로 높여 적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가 요금 인상을 시행한 지 두 달 정도 지난 현재 시민들의 택시 수요는 급감했으며, 버스와 지하철 막차 시간 전에 약속 자리를 마무리하는 ‘택시 통금’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버스와 지하철 이용 빈도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11월 셋째 주 1만 3천여 명 수준이던 심야버스 하루 탑승객은 석 달 뒤 지난 2월에는 1만 6천여 명으로 20% 넘게 늘었고, 밤 10시 이후 서울 지하철 하루 이용객 수도 지난해 11월엔 47만여 명이었는데, 지난 2월엔 3만 명 넘게 늘었다. 

[글] 박재희 에디터        

개인택시는 상황이 그나마 낫지만 법인 택시 업계는 최악의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월을 기점으로 카카오T의 월간 사용자 수 1000만명대가 깨졌으며,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법인택시 회사 중 2곳은 전체 휴업을 시행하기도 했다.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분 100%를 보유한 ‘티제이파트너스’ 산하 진화 택시와 KM2 두 곳이 경영난으로 인해 전체 휴업을 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택시회사들이 운행을 중단하게 되면서 택시 수요는 더욱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나아가 사정이 어려운 법인택시회사들이 폐업 대신 휴업을 선택하면서 기사들이 다른 회사에서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어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택시 면허 가격이 2~3년 전 대당 7000만원 수준에서 현재 3000만원 이하로 떨어지다 보니 회사들이 휴업을 걸어놓고 택시면허 가격 인상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택시총량제에 따라 면허의 개수는 정해져 있는데, 택시를 한 대도 운영하지 않는 회사들이 면허를 내려놓지 않으니, 이보다 경영사정이 나은 회사들이 추가로 면허를 취득할 수 없어지면서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편, 여야가 추진 중인 ‘택시 목적지 미표시제’가 국회 처리를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안은 택시 중개 플랫폼이 승객의 목적지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카오T택시, 티맵 택시와 같은 플랫폼 중개 업체가 이를 어기면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다. 국토부는 이용객의 개인정보보호와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등을 이유로 미표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택시 기사는 승객을 태우기 전까지 목적지를 알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택시 기사는 단거리와 장거리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호출을 수락해야 하며, 승객 가려 받기가 어려워진다. 현재 미표시제는 호출료를 추가로 내는 카카오T블루 등 일부 플랫폼 중개 업체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무료 호출의 경우 단거리 승객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사가 호출을 받지 않아 택시 이용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국토위 관계자는 법안 추진에 대해 “여야 의원 모두 미표시제 전면 도입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있다”며 “소비자 편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시각 때문”이라고 밝혔다.

소비자편에 선 누리꾼들 역시 “누구든지 택시를 호출하면 탈 수 있어야 한다. 택시 기사들이 목적지를 보고 거부해선 안 된다”며 찬성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번 법안이 택시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거세다.

또 미표시제 도입 취지와는 달리 소비자가 되레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미표시제가 시행되면 택시 기사들이 앱을 꺼놓고 길거리에서 직접 승객을 받는 ‘배회영업’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는 택시 기사들이 특정 지역에 몰려 승객 가려 받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유료 호출에 대해서는 미표시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무료 호출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상태다. 이용객 편의를 고려하되 산업 파급력을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업계의 우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안을 다듬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과적으로 손님과 기사 모두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택시 요금을 인상했지만 이용률이 줄어 업계의 주머니 사정은 오히려 안 좋아졌고, 법인 회사의 휴업에 따른 운용 가능한 택시 수가 줄어 일자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여기서 나아가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는 미표시제는 ‘가려받기’를 되레 늘린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한다. 택시 업계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승객과 택시업계의 적절한 합의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너무 비싼데” 택시요금 인상 후 2달 지났더니… 결국 예상했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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