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의 위치와 서비스는 독보적이다. 인증 중고차 역시 마찬가지다. 신뢰성을 무기로 지역별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05년 국내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인증 중고차를 선보인 BMW는 현재 서울과 경기 지역을 담당하는 도이치 모터스를 비롯해 지역별로 별도의 딜러(전국 7개 딜러, 20개 인증 중고차 매장)가 운영 중이다. 지역에 따른 딜러들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서비스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판매량이 높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만큼 인증 중고차 시스템도 매우 체계적이다. 서울, 경기 지역을 담당하는 도이치 모터스가 운영 중인 BMW 프리미엄 셀력션(BPS) 가양을 방문해 인증 중고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봤다. 현재 도이치 모터스는 BPS 가양, BPS 양재, BPS 도이치 오토월드 등 세 곳의 인증 중고차 전문점을 운영 중이며 연간 약 3300대 가량을 판매하고 있다.
경험과 노하우 집중한 상품 선별
BPS 가양에서 한 달에 거래되는 대수는 약 50여 대. 도이치 모터스 전체는 한 달에 약 270여 대가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 BPS에서 매입 기준은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은데 출고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km가 기준이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이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외 연식이 오래된 차라도 상태에 따라 상품화가 가능하다. 이런 차들을 위한 별도 보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일반적으로 BPS에서 출고된 차는 1년에 2만km 보증이(M,I 제외, 800만 원 이내) 제공된다.
매입이 결정되면 BMW 360도 서라운드 점검을 진행한다. 전체적인 외관의 상태나 재도색, 사고 유무, 손상 등을 먼저 파악한다. 그 후 타이어의 마모상태, 누유, 차내 흡연 여부, 엔진, 변속기 등을 먼저 확인하고 수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며 BMW 퀵서비스를 통해 모든 수리를 마친다. 이 과정에서 보험 이력을 포함한 서비스센터 입고 이력, 기존 히스토리를 확인하는데 성능상 보이지 않는 부분에 집중한다. 또한 옵션에 따라 가격대가 달라지는데 한국 내 판매량이 많다 보니 다른 인증 중고차에 비해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BPS 가양의 손영창 지점장은 “이 부분이 다른 브랜드의 상품화 과정과 가장 다른 부분입니다. 스캐너나 정비 이력을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죠. 그런데 저희는 10년 이상 근무한 전문 인력이 보이지 않는 곳, 주행거리에 따른 문제점이 쉽게 나타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점검합니다. 이런 꼼꼼한 점검이 가능한 이유는 도이치 모터스에 근무하는 인원들의 근속 연수가 평균 10년 정도 되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쌓인 인적 자원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한다고 보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상품화 과정은 생각보다 매우 꼼꼼하다. 매입한 차들의 상태가 전부 다르고 운용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이 역시 BMW의 기준 외에 전문 인력들의 경험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BPS 자체가 맨파워 중심 운영,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분위기다 보니 중고차라 할지라도 그 품질에 있어서는 완벽을 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차 판매량과 밀접한 관계의 인증 중고차
BPS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차종은 신차 판매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 3 시리즈와 5 시리즈 같은 베스트셀러는 인증 중고차에서도 꾸준히 인기 있는 차종이다. 신차의 경우 프로모션과 여러 가지 외부 요인에 크고 작은 영향을 받지만 인증 중고차는 외부 요인에서 대해서는 자유로운 편이다. 도이치 모터스는 미니도 함께 취급하고 있어서 BMW만큼 미니에 대한 수요도 꾸준하다. 반면 전기차인 i 시리즈는 판매회전이 빠른 편은 아니다. 아직 중고차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될 시기는 아니지만 최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인기 차종 외에도 최근에는 4기통 디젤엔진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BMW 디젤엔진 모델의 경제성이야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디젤게이트와 디젤엔진 화제, 디젤 가격 상승으로 한때 주춤했다가 최근에 다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대해 손영창 지점장은 “연비를 생각해 디젤엔진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예전에 큰 사건이 있었지만 BMW는 현재도 디젤엔진에 관한 사후관리가 매우 철저합니다. 그만큼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다는 증거이며, EGR 관련 문제는 지금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도 믿고 구입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BPS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인 파이낸스 서비스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인증 중고차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대부분이 취득·등록세 7%를 절약할 수 있는 BMW 파이낸스 서비스의 리스 승계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며 판매 다음날 바로 승계 가능하다. 또한 매도비와 알선수수료 같은 일반 중고차매장의 수수료 역시 BPS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일반 중고차 사이트나 매매상을 이용하는 것보다 BPS를 이용하면 가격 측면과 사후관리에 있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판매 대수가 많다는 얘기는 그만큼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증거다. 특히 국내 수입차 중 최초로 지난 2006년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BMW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쌓은 노하우를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여담이긴 하지만 BPS의 상품 가격이 시장의 기준 가격이 되는 경우도 많다.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수 있고 새 차를 구매했을 때와 같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고, 사후관리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중고차 구입 시의 불안감을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BMW 중고차의 가격은 같은 연식, 비슷한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인증 중고차가 약간 비싼 편이다. 인증 중고차에서 제공하는 각종 보증과 서비스, 할인 프로그램 등을 생각하면 그만한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고 할 수 있다. BPS 가양 손영창 지점장은 “중고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도이치 모터스가 인증 중고차를 통해 조금씩 바꾸어 가는 중”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BMW 인증 중고차는 BMW 공식 홈페이지(www.bmw.co.kr)와 도이치 모터스 공식 홈페이지(https://www.deutschmoto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황욱익(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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