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맡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글로벌 주요 업체들을 제치고 나홀로 성장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20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모바일 AP 출하량은 1910만대로 전년 동기(1630만대
) 대비 15% 증가했다.글로벌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 미디어텍의 출하량은 1억440만대로 지난해 1분기(1억
3660만대) 대비 31% 줄었다. 미디어텍의 제품은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된다.주요 모바일 AP 업체인 퀄컴의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8780만대를 기록했다. 애플은 4850만대서 4590만대로
6% 감소했다. 중국 UNISOC(쯔광잔루이)의 출하량은 74% 급감했다.삼성전자가 글로벌 주요 모바일 AP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선전이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엑시노스 1280’은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A53’과 ‘갤럭시
A33’, ‘갤럭시M33’ 등에 탑재됐다. 특히 갤럭시A53 모델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1위를 기록한 바 있다.삼성이 2021년 출시한 ‘엑시노스850’의 경우 현재까지 갤럭시A13 등 8개 스마트폰에 탑재됐다. 갤럭시
A13은 작년 한 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2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출하량이 2분기에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1분기에 새롭게 출시한 보급형 라인업 엑시노스 1380과
1330 때문”이라며 올 2분기 19% 증가한 208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반면, 대만 미디어텍과 UNISOC은 지난해 2분기 대비 각각 18%, 40% 감소, 애플도 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 퀄컴의 경우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그간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미약했다. 2019년엔 점유율 14%를 기록하며 애플을 앞섰지만, 2020년 2분기부터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2021년 말엔
4%까지 줄면서 시장 순위 5위로 밀려났다.삼성전자가 매년 갤럭시S 시리즈에 엑시노스를 우선적으로 채용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엑시노스의 발열과 수율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갤럭시S22 시리즈부터는 엑시노스 대비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우선 채용하면서 엑시노스의 점유율이 줄어든 것이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대신 전량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을 채택했다
.대신 삼성전자는 중저가의 보급형 제품에 엑시노스를 탑재하며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엑시노스 850과 1080, 1280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들이 탑재되는 중저가 모델 ‘갤럭시A’ 시리즈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이 높은 모델이기 때문에
AP 출하량 확대에도 도움을 준다.지난 2월에는 보급형 모바일 AP 모델인 엑시노스 1380과 1330을 공개했다. 이들은 갤럭시A54와
A34 탑재를 계획 중이다. 특히 엑시노스 1380 제품은 중저가 모델임에도 성능이 플래그십 수준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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