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시스] 김선웅 기자 = 3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테슬라 부스에 모델X 등 각종 차량이 전시돼있다. 2023.03.30. |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테슬라의 판매량이 연이은 차량 가격 인하에도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가 밝혔던 목표치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머스크는 올해 전년 대비 50% 이상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19일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등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 1분기 인도량(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6.4% 증가한 42만2875대로 예측된다. 직전 분기 대비 40만5278대에 비해선 4.3% 늘었다. 테슬라는 오는 20일(한국시간)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조사기관 콕스 오토모티브는 올 1분기 테슬라의 미국 판매량을 16만1630대로 내다봤다. 전년 대비 약 25% 오른 수준이다. 테슬라는 미국 시장 판매량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증권가에선 테슬라가 모델Y 이후 별다른 새 차종을 공개하지 않았는데도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건 공격적인 가격 인하와 더불어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통한 대대적인 정부 지원을 받기 때문이라고 본다.
테슬라는 이달 초에 주요 판매 모델인 전기 세단 모델3와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모델Y 가격을 1000달러(약 132만원) 이상 내렸다.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Y 롱레인지의 경우 2000달러(약 264만원)을 내려 5만4630(약 7214만원)까지 내렸다. 지난해 대비 현재까지 미국 시장의 인하 폭이 모델3는 11%, 모델Y는 20%에 이른다.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미국 정부의 7500달러(약 1000만원)의 IRA 보조금 지원도 받았다. 미 국세청(IRS)에 따르면 모델Y 사륜·롱레인지·퍼포먼스 모두 7500달러 보조금을 받고, 모델3의 경우 퍼포먼스 트림은 7500달러, 후륜 구동 모델은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해 3750달러(약 500만원)만 받는다.
다만 이같은 공격적인 할인에도 머스크 CEO가 제시했던 목표 판매량보다 적다. 지난해 투자자의날(인베스터데이) 등을 통해 올해 전기차 판매량을 50%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테슬라를 지탱했던 전기차 마진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증권가에선 테슬라의 올 1분기 마진율을 23%로 예측했다. 작년 대비 10%p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테슬라는 자동차 뼈대를 한 번에 찍어내는 기가프레스 등을 도입해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높은 마진율을 유지했다. 타 완성차 브랜드보다 전기차 가격을 더 과감하게 내릴 수 있던 배경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테슬라의 전기차 대당 순이익은 9574달러(약 1268만원)로 GM(제너럴모터스)의 2150달러, 중국 BYD의 1550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토요타(1197달러), 2위 폭스바겐그룹의 폭스바겐(973달러), 3위 현대차그룹의 현대차(927달러)를 압도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마진율 20%대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완성차 업계에선 마진율 20%가 넘어서기 힘든 마의 구간이었는데, 테슬라는 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월 “마진율이 20%미만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완성차 업계 기준 매우 건전한 수준”이라고 했다.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연구원도 “비즈니스 모델의 이익을 내는 구조가 중요하다”며 “마진율 20%를 상회했다는 게 결국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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