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대신 고성능을 앞세워 중국 사업 재건을 모색한다. 경쟁 글로벌 기업은 물론 기아와도 다른 전략을 선택해 주목된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18~19일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하는 2023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서 고성능 브랜드 ‘N’ 중국 진출을 본격 선언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엘란트라(아반떼)N 7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것을 포함해, 양산차(투싼 N라인·라페스타 N라인)와 경주차·콘셉트카 등 고성능N 모델 총 8대를 출품했다. 이밖에도 중국 전략형 준중형급 가솔린SUV 무사파도 세계 최초 공개한다.
현대차의 이번 라인업에 의아한 점은 글로벌 1위 시장인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는 2년 전인 2021 상하이 모터쇼에서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를 공개했지만 현재까지 현지에서 판매하지 않았다. 올해 전시하는 아이오닉6도 작년 중국 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 데뷔했지만 아직 출시하지 않았다.
현대차·기아는 2016년 한때 중국 점유율이 10%를 넘었으나, 지난해 1.7%로 급감했다.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내 반한 감정으로 비롯했으나, 최근 부진은 전기차로 전환되는 산업 트렌드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중국 사업 정상화를 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중국 철수설을 일축했다. 다만 그는 지난달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중국 전략을 묻는 질문에 “가장 어려운 시장이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 2023년 1월 3일 현대차그룹 시무식. 사진제공=현대차.
이와 달리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신형 전기차를 통해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와 형제기업인 기아는 중국 전기차 전략을 선포하고, EV5·EV9 등 전용전기차를 공개한다. 특히 EV5는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준중형급 전용 전기SUV다. 오는 11월 기아의 중국 옌청공장에서 생산해 출시할 예정이다. 전용전기차로서는 처음으로 현지 생산이 결정됐다.
GM과 상하이차의 중국 합작사 상하이GM은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하이파이(HiPhi) 세번째 모델인 ‘하이파이y’를 공개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플래그십 전기세단 ‘ID.7’ 공개를 예고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대형 전기SUV ‘EQS SUV’를 선보인다. 중국 지리그룹이 인수한 스웨덴 폴스타는 쿠페형SUV ‘폴스타4’를 이번 행사에서 첫 공개한다.
일본차 브랜드도 중국 공략에 속도를 낸다. 토요타는 내년 현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전기차 시리즈 ‘bZ’ 신모델 2종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는 전기차 브랜드 ‘e:N’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닛산은 전기 컨버터블 ‘맥스아웃’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중국 기업중에서는 현지 1위 전기차 기업으로 떠오른 비야디(BYD)의 럭셔리 브랜드 양왕이 전기 스포츠카 ‘U9’과 전기SUV ‘U8’ 등을 공개한다.
BYD 양왕 ‘U9’.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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