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 워 공식 이미지. /사진=카카오게임즈 |
‘리니지2M’과 ‘아키에이지 워’ 놓고 표절 문제가 벌어진 엔씨소프트 (370,000원 ▼8,500 -2.25%)와 카카오게임즈 (40,950원 ▲1,000 +2.50%)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법적 대응에 나선 엔씨가 추가로 표절 사례까지 발표하며 공세를 더하자, 침묵하던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가 이틀 만에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서면서다. 업계는 과거 게임 저작권 소송 사례를 들어 양측 공방에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 내다봤다.
화면 구성에 텍스트까지 똑같다는 엔씨…대중적 방식이라 반박한 카겜
리니지2M과 아키에이지 워의 직업 시스템 비교. /사진=엔씨소프트 |
엔씨는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엔씨는 “3월21일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에서 당사의 대표작인 리니지2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장르적 유사성을 벗어나 엔씨의 지식재산권(IP)을 무단 도용하고 표절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법적 다툼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엔씨는 아키에이지 워의 UX·UI(사용자경험·환경)와 직업이나 합성, 컬렉션 등 주요 시스템이 리니지2M과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주무기와 부무기 등 2종 무기를 혼합하는 리니지2M의 고유 시스템이나 일반-고급-희귀-영웅-전설을 지급하는 클래스(직업) 획득 방법 등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엔씨는 특히 직업창 화면 구성이나 텍스트 내용 등이 똑같다고 강화 아이템의 명칭과 효과 등 UI도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소장 접수 이틀 만에 아키에이지 워의 반격이 시작됐다.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는 지난 7일 “엔씨 측의 아키에이지 워에 대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주장은 동종 장르의 게임에 일반적으로 사용돼 온 게임 내 요소 및 배치 방법에 대한 것”이라며 “관련 법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키에이지 워를) 대중적인 방식의 간결한 인터페이스와 조작 방식을 통한 캐릭터 성장 및 다양한 콘텐츠의 재미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며 표절 지적을 받는 UX·UI가 리니지2M만의 방식이 아니라고 봤다.
크래프톤과 약 6년, 웹젠과는 3년째 진행 중…5년 이상 이어질 소송
엔씨가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에 청구한 배상금은 11억원이다. 이는 2021년 R2M의 리니지M 저작권 침해 문제로 웹젠 (16,090원 ▼660 -3.94%)에 요구한 배상금과 동일한 규모다. 엔씨 관계자는 “소송가액을 보면 저희가 금전적인 배상을 받겠다기보다 게임 표절 기준을 보고 싶다는 의미가 크단 것을 알 수 있다”며 “음악은 8마디 이상 동일하면 표절 판결이 나듯 게임도 이라고 인정하는 기준이 있듯 게임에서도 기준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게임 표절 문제로 발생한 게임 표절 소송을 보면 엔씨와 카카오게임즈의 법정 공방은 최소 5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개발 중이던 리니지3 유출 문제로 엔씨가 2008년 8월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에 제기했던 민·형사 소송은 2014년 3월 대법원 판결까지 약 6년이 걸렸다.
리니지M 저작권 침해로 2021년 6월부터 시작한 웹젠과의 소송은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지 않았다. 해당 소송은 최근 재판부가 바뀌며 판결까지 시간이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린저씨 잡아라”…격화되는 게임업계 밥그릇 싸움
리니지2M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
막대한 소송비용과 시간을 쏟으면서 양측이 법정 공방에 나선 이유는 뭘까. 게임업계는 어려운 업계 상황에서 두 거대 게임사의 밥그릇 싸움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진 것이라 분석했다. 엑스엘게임즈는 2021년 출시한 ‘달빛조각사’가 초반 열풍을 이어가지 못한 상태에서 신작 공백까지 길어지며 영업 손실이 커졌다. 지난해 엑스엘게임즈의 매출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178억원,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두 배 늘어난 313억원이다.
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엑스엘게임즈가 매출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장되는 ‘리니지라이크’에 눈을 돌렸으리라 보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비판은 받지만,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은 늘 리니지라이크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리니지M·2M·W 등 리니지 3종은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의 약 60%를 차지했다.
엔씨로서도 예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엔씨의 리니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 엔씨의 매출은 몇 년째 7할 이상이 리니지 시리즈에서 나오고 있다. 웹젠과 3년째 리니지M 저작권 침해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라이언하트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오딘 : 발할라 라이징’까지 리니지라이크로 크게 인기를 끌자 엔씨는 카카오게임즈에 못내 불편한 감정을 가졌다. 여기에 지난해 출시된 넥슨의 ‘히트2’까지 리니지라이크로 성공하며 유저층을 잠식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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