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의 리얼타임 3D 제작 툴 ‘언리얼 엔진’이 게임을 넘어 영화, 드라마, 자동차 산업까지 분야를 넓히고 있다.
신광섭 에픽게임즈 코리아 본부장은 7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영화 및 TV 프로젝트 수는 전 세계적으로 550개 이상”이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오는 5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인 ‘택배기사’를 비롯해 ‘공조 2: 인터내셔널’, ‘한산’, ‘정이’ 등이 언리얼 엔진을 통해 제작됐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유미의 세포들’, ‘아머드 사우르스’ 등이 대표적이다.
영화 촬영에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면 촬영 준비 단계에서 촬영지를 드론으로 스캔해 언리얼 엔진에서 가상의 세트장을 제작하고 콘티 단계에서 장면을 미리 촬영해 볼 수 있다. ‘그린스크린’이 아닌 LED 월에 언리얼 엔진으로 렌더링 된 배경을 표시하는 ‘인카메라 VFX’ 기능을 통해 컴퓨터 그래픽(CG) 작업의 완성도도 높일 수 있다.
이같은 언리얼 엔진의 리얼타임 3D 기술은 게임, 영화뿐만 아니라 부산 항만 모니터링 시스템과 같이 ‘디지털 트윈’ 구현에 사용되거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항공 시뮬레이션 플랫폼 개발에 사용되는 등 분야를 넓히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의 리얼타임 레이 트레이싱을 이용한 자동차 렌더링 연구개발부터 현대자동차의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6’의 고퀄리티 마케팅 이미지, 기아자동차의 SUV 전기차 ‘EV9’의 웹기반 컨피규레이터까지 언리얼 엔진이 사용됐다.
기아자동차 홈페이지에서는 출시를 앞둔 EV9의 내·외장뿐만 아니라 도어 및 트렁크 개폐, 방향 지시등 작동 모습 등을 실시간으로 경험할 수 있다. 언리얼 엔진을 클라우드 서버에 작동시켜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해 사용자 컴퓨터 사양에 상관없이 고성능의 3D 이미지를 웹사이트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에픽게임즈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자동차 클러스터,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등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에도 언리얼 엔진이 사용되고 있다. 빠른 그래픽 처리 속도와 선명한 렌더링, 풍부한 색상 등으로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명하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소니혼다모빌리티가 개발 중인 전기차 ‘아필라’, 볼보의 차세대 전기차 ‘EX90’ 등 올해 1월 기준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한 HMI를 사용하는 자동차 수는 250% 증가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 2023에서 언리얼 엔진5의 차기 버전인 ‘언리얼 엔진 5.2’를 미리 경험할 수 있는 테크 데모 ‘일렉트릭 드림’을 공개했다.
미국 전기차 ‘리비안 R1T’의 주행을 담은 이 영상은 자동차가 자갈, 물웅덩이 등 장애물을 지날 때 타이어의 변형과 독립형 에어 서스펜션의 부드러움 등을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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