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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과 감성의 벤츠, 메르세데스 EQE SUV 350+/500 4매틱 포르투갈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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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일곱 번째 배터리 전기차 EQE SUV를 시승했다. EVA2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는 모델로는 네 번째다. 600 km가 넘는 주행거리와 3열 시트 7인승이면서 EQS SUV와는 달리 크로스오버의 성격이 강하다. 쿠페라이크한 루프라인, 짧은 앞뒤 오버행으로 이 차의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포르투갈 리스본 일대에서 메르세데스 EQE SUV 350+/500 4매틱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기차 시대에도 그들만의 럭셔리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려 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 시작이 EQS였고 지금은 EQE와 함께 SUV 버전을 라인업해 탑다운 방식으로 라인업 세분화를 진행하고 있다. 세분화는 프리미엄 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라인업 방식이다. 소품종 다량 생산이 아니라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사용자에게 선택받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전략이다.

내연기관 시대와 다른 점은 쿠페나 카브리올레, 왜건이 아니라 SUV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배터리 탑재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세단과 SUV 라인업을 구분했던 것과는 달리 대형차부터 시작해 하위 등급의 모델로 넓혀 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차의 EVA2 플랫폼은 C세그먼트 모델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추가될 모델이 어떨지 상상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메르세데스 벤츠가 하는 것은 상급 모델을 통한 브랜드의 독창성 구축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독창성 외에도 혁신성과 성능이 독보적이어야 하고 희소성도 중요한 요소다. 20세기 말 60만대 규모에서 지금은 200만대를 넘는 양산 메이커 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그것을 차별화할 수 있었던 것이 세분화를 통한 희소성이었다. 전기차 시대에도 희소성을 중시하는 전략은 바뀌지 않아 보인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BMW, 아우디와 함께 프리미엄 시장을 비약적으로 성장시켜온 그들은 지금 같은 형태의 포트폴리오와 파워트레인 전략을 구사해왔던 그동안의 내연기관 시대와는 달리 각기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추구하는 전략은 다르다. 그러나 전후 사정이 어쨌든 전기차 부문에서는 선두주자가 아닌 추격하는 처지에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어떤 식으로 그들의 입지를 구축할지가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메르세데스 벤츠는 EQE SUV의 국제 시승회를 통해 전기차 시대 무엇이 필요한지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제시했다. 재생 에너지와 효율성을 화두로 내 세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메르세데스 벤츠만의 독창성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저 배터리를 탑재하고 엔진 대신 전기모터로 바꾼 것이 아니라 차 구석구석 가능한 모든 요소에 대해 효율성 제고를 위한 차만들기를 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더불어 재활용을 통한 부품 만들기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설명해 보였다. 

물론 이것은 공장에서의 생산과정과 유통과정, 그리고 폐기 단계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원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니까 전기차가 아니라 탄소중립이 목표이고 그것이 기후재앙을 극복하는 길이라는 것을 제품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브랜드는 좋은 제품만으로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사용자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지속가능성을 통해 미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그저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충성도를 높여 판매 대수만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 생물체의 멸종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시대다. 그것을 어떻게 추구하는지에 대한 진정성을 제품을 통해 입증해 보여야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EQS를 시작으로 하는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매번 그들이 개발한 새로운 지속가능성 있는 요소를 적용하고 있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재료의 90%를 탄소중립 제품을,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70% 이상, 2040년까지 승용차의 40%에 재활용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폐타이어를 이용해 도어 핸들을 만들고 페트병과 폐기된 그물을 이용해 카펫을 만드는 것 등이 그것이다. 

EQE SUV는 먼저 데뷔한 EQS와는 물론이고 EQE보다도 진화한 차만들기를 하는 것이다. 내연기관 시대에도 모델체인지와 관계없이 신기술을 채용해왔던 그들의 자세가 전기차에도 드러나 있다. 

물론 그것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금 내놓고 있는 모델들에 대해 시장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 전기차 시대 초기인 현시점에서 적어도 소비자로서는 무엇이 독창성이 될지 아직 시장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시대에 기존 내연기관 시대의 문법은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라고 하는 것이 말 그대로 전자장비를 통한 편의성과 엔터테인먼트의 다양성일지 아니면 그 이상의 감성적인 것까지 포함할지,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별도의 수익원으로 삼을지에 대해서는 시장이 답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전자장비는 시간이 지나면 평준화될 것이다. 스마트폰에서는 마케팅 전략과 보안성의 차이로 아이폰이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자동차에서는 무엇을 중시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어쩌면 3D 텔레비전처럼 용두사미가 될 수도 있다.

Exterior 

EQE SUV는 크로스오버다. 박스형인 EQS SUV와 분명히 다른 성격을 추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전기차에서도 브랜드 고유의 아이콘을 통해 통일성 있는 얼굴을 만들어가고 있다. 블랙 패널과 보닛 선단에 각각 세 꼭지 별이 삽입되어 있다. 패널 안에는 289개의 세 꼭지별이 적용되어 있다. 이는 두 개의 발광 다이오드가 있는 3차원 홀로그램을 생성하는 것으로 마이바흐 S클래스를 통해 선보였다. S클래스를 통해 선보였던 디지털 라이트 헤드램프도 채용됐다. 좌우로 연결된 헤드램프를 통해 의사전달을 할 수도 있는 시대가 됐다. 그것만으로도 브랜드의 정체성이 표현된다.

하지만 그런 외관상의 특징과는 별개로 각 구석에 효율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어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주행거리를 늘려 배터리 소모를 줄여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앞 얼굴에서는 범퍼 아래쪽 좌우 에어 인테이크 그래픽이 그레이드에 따라 다른데 그 부분에 립 스포일러와 에어 커튼 등을 설계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했다. 여기까지는 내연기관 모델에서도 보았다. EQE SUV에서는 언더 커버 부분에 골프공에서 볼 수 있는 원형 디자인으로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있다. 리어 휠 하우스 앞쪽에 에어로 파츠를 설계해 휠 부분의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처음 본 것이다. 립 스포일러를 통해서는 12km, 언더커버로는 3km, 리어 스포일러를 통해서는 5km의 주행거리를 늘렸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달성한 것이 Cd치 0.25라는 세단 수준의 성능이다. 

보닛 안에 프렁크는 없다. 대신 헤파 필터가 있다. 사용자는 보닛을 열 수 없고 정비 전문가들만 오픈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사고방식도 메이커에 따라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서 최적의 조건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측면에서는 쿠페라이크한 루프라인이 도드라진 실루엣에서 크로스오버의 성격이 극명히 드러나 있다. D필러의 경사도 그에 일조한다. 그만큼 리어 시트의 머리 공간과 화물 적재용량이 불리할 수 있다. 앞뒤 오버행이 짧은 것은 세단과 다르지 않다.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의 특징으로 인한 캡 포워드 프로포션은 세단과 다르지 않다. 그 이야기는 보닛도 짧다는 것이다. 스포티함이 강조된 세단과 비슷한 성격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드 미러 부분에도 에어로 기능을 적용해 우천시 빗물이 윈도우에 번져 시야를 가리는 것을 방지한 것도 새로운 시도다. 200m늘리기 위해 도어 핸들을 팝업 타입으로 했다는 것이 효율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다만 사이드 스탭은 전용 오프로더 장비라는 점에서 옵션으로 설정하고 있다. 왼쪽 앞 펜더 위에 워셔액 주입구가 있다. 

뒤쪽에서는 치켜 올라간 트렁크 리드와 일체형 스포일러로 스포티함이 우선 강조되어 있다. 그것은 공기의 흐름과도 관계가 있다. 좌우로 연결된 테일램프의 그래픽은 다른 도로 사용자에게 의사전달을 하는 기능도 하게 될 것이다. 

EQE SUV는 휠 베이스는 3미터가 넘지만, 전장은 4,863m다. 그것은 외부의 치수보다 실내 공간이 길고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 루프라인으로 인해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이 침해됐지만, 실제 적재용량은 내연기관 모델과 다르지 않을 만큼 넓다. 목적지향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배경이다. 

Interior

인테리어는 12.3인치 계기반과 22cm 높이의 세로로 긴 12.8인치 OLED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기본이다. 상위 그레이드에는 약 1,000만 원 상당의 MBUX 하이퍼스크린이 옵션으로 설정된다. 기본은 기능상으로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크게 다르지 않다. 여덟 개의 CPU 코어와 24 GB 램을 탑재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소프트웨어의 작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처음에는 너무 예민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실제 골목길 등에서 운전해 보면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MBUX는 데뷔 이후 새 차가 등장할 때마다 진화하고 있다. 

하이퍼 스크린이 지배하는 전체 대시보드는 고해상도 화면을 매끄럽게 통합하는 단일 유리 화면으로 구성된다. 승객이 인식하고 경험할 수 있는 영역에는 가장 중요한 애플리케이션(내비게이션, 라디오/미디어 및 전화 통신)을 항상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브라운 음영에서 그레이 및 블루, 블랙까지 5가지 엠비언트 컬러로 빛이 이 시대 중요한 디자인 소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센터패시아의 디스플레이 모니터는 아래쪽에 에어컨과 오디오 컨트롤 패널이 배치되어 있다. 센터 스택 부분에는 EQS와 달리 별도의 컨트롤 패널이 없다. 동승석 앞의 디스플레이 창으로는 게임 등 원하는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시승 도중 운전자가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운전석 계기판 위쪽에 있는 카메라가 감지해 작동이 중지됐다는 메시지가 뜬다. 매번 정확하게 작동되지는 않았지만 음성 인식 기능 등과 마찬가지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3 스포크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도 다르고 좌우 스포크상 리모콘 버튼의 그래픽도 다르다. 기능은 기본적으로 같지만, 디자인으로 차별화되어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태블릿 PC 개념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스티어링 스포크상의 햅틱 스위치를 통해 원형 클러스터 등 원하는 그래픽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이 압권이다. 모든 시트에서 극장에서처럼 음장감이 느껴진다. 내연기관차에서도 사운드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져왔지만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음악 애호가라면 이것만으로도 바이어스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공기청정기와 향기를 뿜어 주는 에어 밸런스 캐피지도 있다.

시트는 5인승. 시트는 기본적으로 천연가죽을 사용하지 않고 인조 가죽과 재활용 재료를 이용한 패브릭 등을 적용했다. 가능한 모든 곳에서 탄소중립을 구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운전석 시트에 앉으면 A필러의 경사로 인해 전방 시야가 약간이지만 방해받는다. 물론 좌우 폭이 넓어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앞좌석 좌우 모두 마사지 기능이 있다. 다양한 모드가 있지만 결국은 혈액순환을 염두에 둔 장비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룸 미러를 통한 후방 시야도 차체 스타일로 인해 크지 않다. 메르세데스 측은 파워 손실을 고려해 디지털 미러를 채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리어 시트는 40 : 20 : 40분할 접이식. 무릎 공간은 넓고 좌우도 충분하지만, 머리공간이 루프라인으로 인해 E클래스 세단이 아니라 쿠페와 같은 정도다. 트렁크 용량은 520~1,675리터. 플로어 커버를 들어 올리면 다양한 모양의 수납공간이 보인다..

Powertrain & Impression

배터리는 축전용량 90.56kWh의 리튬 이온으로 1회 충전거리는 그레이드에 따라 460~596km(WLTP기준)이다. 배터리는 최대 170kW 충전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으며 80%를 30분 안에 충전할 수 있다. 전기모터가 뒤 차축에만 탑재되는 뒷바퀴 굴림방식의 300과 350+ 와 앞뒤 차축에 모두 탑재되는 네 바퀴 굴림방식의 350 4매틱과 500 4매틱이 있다. 시승차인 350+는 최대출력 290ps, 최대토크 565NMm, 500 4매틱은 각각 402ps, 858Nm. 

이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히트 펌프와 DCU(Disconnect Unit)가 채용됐다. 히트펌프를 통해 배터리 관리는 물론 주행 도중 발생하는 열을 실내로 유입해 난방한다. 여기에 4매틱의 경우 세 가지 회생 제동 모드 중 인텔리전트 모드를 선택하면 상황에 따라 앞 차축의 동력 전달이 자동으로 제어된다. 그로 인해 주행거리가 10% 정도 향상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 엔지니어는 세 가지 모드 중 가장 강한 D-보다 D+가 더 효율적이라는 데이터를 얻었다고 했다. 

EQE SUV는 회생제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인텔리전트 모드로 해 DCU가 알아서 제어하는 것이 좋은 듯하다. 약한 회생제동모드는 구배가 많은 도로에서는 주행안정성 측면에서도 도움을 준다. 회생제동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내리막길 등에서는 회생 제동이 작동이 된다. 전기차를 자주 시승하는 입장이라서 그럴 수 있겠지만 지금은 대부분 울컥거림으로 인한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운전할 수 있다. 결국은 환경으로 인해 시작한 전기차라면 사용자도 그에 대한 인식을 갖고 운전을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만 자동차회사들이 그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등장하는 전기차들은 매번 등장할 때마다 더 매끄러워진다. 토크가 높은 전기모터의 특성상 초기에는 위화감이 있었다. 회생제동에 대한 사고방식도 아직은 여러가지 방식이 존재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엔진 브레이크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와인딩 로드에서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도 있다. 한 단계만 설정한 경우도 있고 EQE SUV처럼 세 단계를 설정한 예도 있다. 어떤 경우든 울컥거림이 싫은 사용자들을 배려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도로로 나서면서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은 소음이다. 전기차라해도 지하 주차장에는 무음으로 주행할 수 있지만 정속 주행을 하면 노면 소음 등 각종 소음으로 인해 전체적인 데시벨은 가솔린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EQE SUV는 EQE보다 한 단계 진화한 차음 수준을 보여 준다. 이 때 효과를 보는 것이 돌비 애트머스 사운드 시스템이다. 다만 초고속역으로 올라가면 좌우에서 약간의 풍절음이 발생한다. 

그러나 그것보다 차체가 더 낮아지는 듯한 거동을 보이며 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상쇄된다. 중저속에서는 배터리의 무게가 미세하게 느껴졌으나 고속에서는 오히려 가벼워진 듯하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2톤이 넘는 차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내연기관차와 달리 3톤에 육박하는 전기차라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고속역에서 체감되는 것은 리어 액슬 스티어링, 즉 AWS의 효과다. 10도의 동위상으로 코너를 선회할 때 특히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이나 어깨에 거의 힘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로 라인을 따라가준다. 에어매틱이 채용된 500 4매틱은 승차감이 찰지다고 하는 표현을 쓸 정도로 세련되어 있다. 

이럴 경우에는 EQE보다는 EQE SUV를 더 선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당연히 배터리의 부피 때문에 SUV가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마이바흐가 EQS가 아니라 EQS SUV를 먼저 선 보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EQE SUV가 올 라운더라고 주장하는 것이 맞느냐 하는 점이다. 오프로더로써의 성격을 강조한다면 사이드 스텝을 아예 품목에서 제외해야 한다. 그런데 시승차 모두에 장착되어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길을 잘못 들어 산 하나를 넘은 임도를 주행하게 되면서 본격 오프로더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험로를 주파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프로드 모드로 하면 차고가 25mm 높아진다. 이는 50km/h 이하의 속도에서 작동하며 70km/h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대부분의 임도가 그렇듯이 바퀴 자국을 따라 움푹 페인 도로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동승자의 수신호로 도움 받으며 큰 어려움없이 주파한 것이다. 차의 스타일링상 이런 주행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진흙탕 길을 만난다면 사이드 스탭은 방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QE SUV는 EVA2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는 모델로 800볼트를 채용한 모델들과는 다르다. 그것이 충전기 자체가 완전히 정격 용량을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핸디캡일 수도 있다. 

ADAS는 350개의 센서가 제어한다. 라이다와 초음파 센서, 카메라 센서 등 7세대 S클래스의 진화형이 채용되어 있다. 이 시대 가능한 모든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ACC인 디스트로닉을 ON 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10초 후에 스티어링 휠 모양의 경고 메시지가 뜨고 다시 10초 후에 경고음이 동반된다. 그래도 잡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10초 또는 20초 후에 자동 제동 기능이 작동하며 시트벨트의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그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을 다시 잡아도 활성화되지 않는다. 차로 중앙유지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 어지간한 코너에서는 정확히 중앙을 지키며 전진한다. 원격 주차 패키지로 스마트폰으로 주차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메르세데스 EQ의 라인업은 새로운 모델이 추가될 때 마다 진화한 기술이 채용된다. 큰 틀에서의 목표를 바탕으로 미세한 부분에서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아이덴티티를 살리기 위한 차만들기도 병행하고 있다. 더불어 2035년 내연기관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e퓨얼이 예외조항으로 추가됐지만 메르세데스 벤츠의 완전 전기화 로드맵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Ambition 2039라는 당초의 목표를 위해 그들만의 길을 가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EQE SUV를 통해 다시 한 번 그들의 방향성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해 보였다. 

지금은 트위터로 한 두 마디 던져 팬덤들이 주식 투자의 이익을 노리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업체와 그들이 하는 일을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충성도를 높이는 업체의 차이가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지에 대한 시험대라고 할 수 있는 시기이다. 이렇게 표현하고 있지만 어느 것이 시장을 주도할지는 지금으로써는 예단할 수 없다. 이 과도기에 필요한 것은 옳고 그름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으로 승부해야 한다.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소비자 중심의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 

주요 제원 메르세데스 EQE 350+/500 4매틱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63 X 1,940 X 1,686mm
휠 베이스 : 3,030mm
트레드 : —mm공차중량 : —kg배터리&전기모터

배터리 
축전 용량 : 90kWh 리튬이온

전기모터 
최대출력 : 290ps, 402ps(500 4 매틱)
최대토크 “ 565NMm, 858Nm(500 4매틱)

트랜스미션
형식 : 1단 감속기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멀티링크/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V.디스크
타이어 앞//뒤 : 255/55R22//255/55R22
구동방식 : 뒷바퀴 굴림방식(네바퀴 굴림방식 500 4매틱)

성능
0-100km/h : 6.7 초(4.9초 500 4매틱)
최고속도 : 210km/h전비(복합) : —
1회 충전 주행거리 : 460~596km(WLTP기준)
CO2 배출량 : 0g/km
 
시판 가격 : 미정
 
(작성 일자 2023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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