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BMW는 이탈리아의 이소라는 브랜드를 통해 초소형 자동차에 대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동그랗게 생긴 디자인이 특징이며, 탑승을 위해 차 전면부를 여는 독특한 형태를 취했다. 이 차는 도심 내 시민들이 저렴하게 타고 다니도록 하기 위한 보급형 모델로, 자동차 엔진대신 오토바이 엔진을 탑재했다. 덕분에 독일에서는 오토바이 라이선스를 취득해도 운전할 수 있었다. 60년대 초, BMW 이차를 단종시켰는데, 그동안 약 16만대의 이세타가 생산됐다. 그런데 최근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 이세타와 매우 흡사한 디자인의 초소형 전기차가 공개돼 화제다. 과연 이 차는 어디에서 만든것일까?
[글] 이안 에디터
이세타와 비슷한 디자인을 가진 이 차는 ‘마이크로리노’라 부른다. 이번에 전시된 모델은 최상위 트림인 ‘파이오니어’로, 글로벌 999대 한정 판매됐다. 스위스 스타트업인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스템(MMS)이 만든 모델이다. 예상했듯 BMW 이세타에서 영감을 받았다. MMS는 이 차를 개발한 이유로 도심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소형차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차 앞부분은 일자형 DRL과 사이드미러에 달린 전조등이 전부다. 기능을 떠나 디자인이라 부를만한 건 이게 전부다. 하지만 차가 매우 작다보니 이런 구성이 오히려 미래지향적인 감성으로 다가온다. 탑승은 차 앞을 여는 방식이다. 이세타에서 영감을 얻은 만큼 주요 포인트가 될 요소도 반영한 것이다. 차 좌우로 다른 차들이 바짝 붙어 주차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어도 앞으로 내리면 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다.
파이오니어 트림 기준, 시트 소재는 벤츠 AMG 라인에도 사용되는 극세사 소재, 디나미카와 비건 마리노 가죽이 적용된다. 대시보드 구성을 보면 주행 정보를 보여주는 작은 클러스터와 바 형태의 센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단촐한 구성이지만 꼭 필요한 요소만 추가해, 매우 실용적이다.
이 차의 크기는 상당히 작다. 길이 2519mm, 너비 1473mm, 높이 1501mm로 길이만 놓고 보면 경차의 2/3 사이즈다. 초소형이라 부를만 하다. 일반 주차공간에 최대 3대까지 넣을 수 있을 만큼 아담하다. 놀랍게도 트렁크 공간이 따로 있어, 230리터 까지 들어간다. 차박은 불가능하지만 쇼핑정도는 거뜬하다. 사이즈만 봐도 성능은 상당히 초라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체급 대비 우수한 제원을 갖춰, 보는이로 하여금 ‘집에 이런 세컨카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배터리는 10.5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주행거리는 최대 177km로 상당히 길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230km까지도 주행가능하다. 모터스펙은 12.5kW(16.9PS) – 89Nm(9.07 kgm)으로 최고속도는 90km/h이며 0-50km/h까지 4.9초정도 소요된다. 차 무게가 515kg밖에 안 돼, 낮은 출력으로도 충분히 주행가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충전속도는 일반 가정용 콘센트 기준 4시간, 완속 충전기 기준 3시간에 불과하다.
마이크로리노는 일반 모델 기준 글로벌 3만5000대 이상 주문이 접수된 상태다.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며, 현지 가격은 17,990유로(약 2,530만원)부터다. 지금은 스위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 주요국가에서만 판매중이지만 우리나라에도 판매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2025년으로 2년이나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개성에 준수한 주행거리까지, 여러모로 기대되는 만큼 충분이 인내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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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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