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이 12.7%로 한 해 전보다 낮아졌다. 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전체 임금 노동자 가운데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9160원(2022년 기준)을 받지 못하는 비율로 최저임금이 시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빨리 오를 때 주로 미만율이 높아진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통계청 원자료를 분석해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 국내외 비교자료를 2일 내놨다.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 노동시장에서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9160원을 받지 못하는 이는 275만6000명이다.
앞서 2001년 57만7000명 수준이던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는 이후 꾸준히 늘어 2019년 338만명을 넘겼다. 미만율 역시 2019년이 16.5%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듬해부터 다소 줄면서 미만율 역시 소폭 하락, 2015년(11.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경총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높아 우리 최저임금제도와 시장의 현실 사이에 여전히 괴리가 크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경총은 미만율이 높은 원인으로 최근 수년간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사용자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상승폭이 빠르단 얘기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최근 5년간 41.6% 정도 올라 우리와 직접 경쟁관계인 주요 7개국(G7)보다 최대 5.6배 높은 수준이다.
오르는 속도 말고도 최저임금 수준 자체가 높다고도 지적했다. 경총이 OECD와 각 나라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우리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2% 수준이다. 중위임금은 전체 임금 노동자를 순위를 매겼을 때 가운데 수준을 뜻한다.
이러한 수치는 최저임금제도가 있는 OECD 30개 나라 가운데 8번째로 높다. G7 나라와 비교하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보다 높은 나라 역시 콜롬비아·튀르키예·코스타리카·칠레·뉴질랜드·포르투갈·멕시코 등 우리와 직접 경쟁하는 나라는 아니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의 미만율이 36.6%, 숙박·음식점업이 31.2%로 높았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이 2.8%로 낮은 편이다. 회사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사업장이 29.6%로 높은 편이었다.
OECD에서 직접 조사하는 ‘최저임금 이하를 받는 근로자 비율’ 자료에선 우리나라가 19.8%로 OECD 25개 나라 가운데 멕시코(2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평균치 7.4%와 비교하면 2.7배 높은 수준이다.
하상우 경총 본부장은 “최근 우리 최저임금이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게 오르면서 일부 업종에서 30%가 넘는 미만율을 보이는 등 노동시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최저임금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상당 기간 최저임금을 안정시키고 업종에 따라 격차가 심한 경영환경을 감안해 최저임금도 구분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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