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 주행거리 500㎞ 이상이 목표입니다.”(조병철 기아 국내상품실장·상무)
기아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기아 EV9’의 세부 사항을 29일 공개하면서 2분기(4∼6월) 중 사전계약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대폭 늘림으로써 전기차 운전 시 충전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기아는 이날 EV9의 세부 정보와 실내외 디자인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EV9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다섯 번째 차량이다.
가장 눈길을 모으는 부분은 주행거리다. EV9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99.8kWh(킬로와트시)의 용량을 갖췄다. 현대차그룹 다른 전기차인 ‘아이오닉6’(최대 77.4kWh)나 기아 ‘EV6 GT’(77.4kWh)보다 30% 가까이 크다. 이를 통해 국내 환경부 인증 기준 50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EV9의 공기 저항 계수는 0.26으로, 통상 0.3 이상인 다른 SUV들보다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거대한 크기도 눈길을 끈다. 기아 자체 측정 기준으로 전장(길이) 5010㎜, 전폭(너비) 1980㎜, 전고(높이) 1755㎜, 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 거리) 3100㎜다. 기아 카니발(5155㎜)보다는 작지만, 대형 SUV 모하비(전장 4930㎜)보다 크다. 추후 선보일 EV9의 GT라인은 전장 5015㎜, 전고 1780㎜로 약간 더 크게 제작될 예정이다. EV9은 이륜과 사륜구동 모델, GT라인 모델, 고성능 GT 모델 등 총 4가지 모델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 중 이륜과 사륜 모델에 대해 2분기 중 사전 계약에 돌입한다.
EV9 GT라인부터는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다. 레벨2 기술은 자율주행 중에도 운전자가 운전대에 손을 올려놓아야 한다. 레벨3에서는 최대 시속 80㎞까지는 운전자가 운전대에 손을 대지 않아도 경고음 없이 자동차가 자율주행을 진행하게 된다. 차량 구매 이후에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 내비게이션 등 각종 기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OTA(무선 업데이트) 등도 적용된다.
가격은 미정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합리적인 가격과 상품 구성을 통해 EV9 구매 시 최대한 많은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간 약 10만 대 규모로 생산하고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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